사계절만 살아보면
처음 제주에 집을 구하러 왔던 지난겨울,
잠에서 깨어 날씨 어플의 20도를 웃도는 숫자를 보고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했던 지난날.
믿을 수 없는 기온은 한 해를 살아보면서
‘그럴 수 도 있겠구나!’ 하는 체험을 하게 해 주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믿을 수 있는 일로 변하기까지 일 년의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빈말 술자리 안주처럼 오고 갔던 ‘제주에서 일 년 살이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말이 현실이 된 것처럼.
뚜렷하게 변한 건 주변의 환경이었다.
천천히 흘러가는 하루였지만 빠르게 사계절이 바뀌어 있었다. 생각해 보니 모든 게 그렇게 천천히 나도 모르는 사이 순식간에 변했다.
살아가면서 조금 더 제주스러운 날들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고, 일 년이 끝나가는 시점에 나의 목표는 조금 더 나은 삶. 딱 한 뼘 정도만 성장하는 삶을 살자라는 마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미 그 생각이 변한 만큼 성장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올해는 보낼 것 같은 느낌이다.
제주의 날씨만큼 변화무쌍한 나의 제주였다.
12월에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