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나의 일기
옆집 콘크리트 벽과 누워 있는 침대 창문 틈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청명했다. 근래 주말에 보기 어려운 제주 하늘이어서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뭐든 한다.
궷물오름으로 향했고 혼자 산을 올라가는 두려움은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다.
‘세상 부지런한 사람들!’
벌들은 피터팬 옆의 팅커벨처럼 하산할 때까지 따라다녔고, 한 마리인 줄 알았던 노루도 만났고, 한 박자만 빨랐다면 뱀이 찌부가 됐든 119를 불렀든 둘 중의 한 가지 상황은 일어났을 오늘이었다.
뭐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