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나의 일기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아침에 집을 나서며 지난밤 체온으로 따뜻하게 데워놓은 이불자리가 생각났다.
요즘 '내가 왜 아직까지 사회적 성공을 하지 못했을까'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머리?
경쟁력 없는 외모?
누군가를 앞서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성질머리?(누군가는 열정이라고 말하는 그거)
없다. 없다. 없다.
있었다면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원동력이 되었을 테지만 아쉽게도 이생에선 이런 방면에는 꽝을 뽑으며 태어난 듯했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신 분이라 이런 것만 주시지 않은 게 아니라 큰 욕심도 큰 열등감도 주시지 않아 그럭저럭 퉁치며 살아가는 인생이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하지 못 한) 가장 큰 이유는 하기 싫은 것을 하면서 까지 얻고 싶은 게 없어서였을 것이다. 가지지 못한 게 나쁜 결과만 가져온 건 아니었다.
버릴 수 없는 것들을 꼭 쥐고 살아갔더니 주변 사람들에게 '좀 특이한 애'로 저평가인지 고평가인지는 모르겠는 말들을 종종 듣지만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이내 들곤 했다.
아마도 시대가 바뀌지 않으면 성공이라는 걸 하지 못할 것 같다.
꼭 쥐고 있는 걸 버리고 다른 걸 손에 잡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으니깐.
(그렇다고 불행하다는 건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