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결핍이 필요하단 말을 어른이 된 지금 경험으로 배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직장동료와 집(기숙사)을 셰어하며 지낸 지 10개월이 되었다.
입주한 초반에는 잘 지내볼까?라는 마음이 분명 있었다.
거실에서 혼자만 인사하는 투명인간 취급을 몇 차례 겪기 전까진 말이다.
본디 참을성이 없고 아량도 없어 큰 그릇되기엔 진즉에 글렀으니 '잘'의 마음도 오래가진 않았다.
그래서 일 년의 마지막 달에 올해의 봄과 여름과 가을, 겨울(진행형)을 회상하면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다.
10개월이 지나니 처음의 마음은 발화되어 흔적 없이 휘발되고 말았다.
불편함
'그만해... 요즘 애들은 불편한 게 싫은 거야.'
내가 요즘 애들로 분류되었을 때 직장 상사들이 나를 뒤에 두고 나누던 말이었다.
나는 올해 초부터 주거지의 결핍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중이다.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싫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찾아 제거해야 마땅했지만 세련된 지식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어른은 일곱 살 마냥 내 감정대로 행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느다란 이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성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 끊어지지 않으므로 자주 집을 나갔고 늦게 들어가는 시간들을 보냈다.
집은 있지만 내 집은 없는 상태, 주거지의 결핍은 '나의 집'에 대한 목표를 생기게 했고 억울한(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었고 커피를 마셨으며 숲과 바다를 걷기도 했다.
옳다.
적당한 결핍이 문제 해결을 위해 뭐든 하게 했고 머물러 있지 않게 했다.
뭐든 했고 그 기록을 남겼다.
큰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일 년의 기록이 남았다.
어른인 난,
스스로에게 적당한 결핍의 환경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