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 무서운 언어폭력의 결과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14 / 무서운 언어폭력의 결과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무수히 맞았다는 사내. 왜 맞는지도 모르고 마냥 맞았다. 술 마시고 구타. 안 마셔도 구타. 그때마다 욕은 덤이었다.

중학생이 되자 아버지를 죽이는 게 꿈이 되었다. 학교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왕따가 되었다. 친구에게도 이유 없이 욕을 먹는 게 일상이었다.

고등학교는 가지 않았다. 키가 자라고 힘이 생겼다. 아버지가 때리려고 하면 이제는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욕하면 맞서서 욕을 하고, 서로 멱살을 잡았다. 아버지가 밀리는 게 보였다. 힘으로 밀리는 걸 알아챈 아버지는 순간 멈칫했다. 들었던 주먹을 슬그머니 내렸다.

사는 게 시시했다. 이런 인간에게 당하고 살았나 싶었다. 술을 마시고 들어와 아버지를 마구 때렸다. 아버지는 몸을 웅크리며 용서해달라고 빌었다. 뭘 용서하란 말인가? 자기가 뭘 잘못한 줄 알기나 아는 걸까. 맞기 싫어서 나오는 대로 하는 소리 아닌가. 그런 모습에 화가 더 났다. 때릴 기분이 나지 않았다.

가출. 또래들에게 주먹질을 하거나 협박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소년원을 들락거렸고, 일찌감치 여자와 동거해서 아이도 낳았다.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그토록 미워하던 아버지를 꼭 닮았음을 깨달았다.

“순간 소름이 돋았어요.”

정신 차리고 제대로 살려고 했지만 그게 어려웠다. 이제는 생사도 모르는 아버지의 욕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뭘 하기만 하려면 아버지가 빈정대고 욕하는 소리가 머릿골을 울렸다. 그걸 떨치기 위해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면 아버지보다 더 심한 욕을 아내와 아이에게 퍼부어댔다.


동거녀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찾으려면 찾을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무서워서. 환청 속에서 일을 저지르고 세 번째 구속되었다가 3년 만에 풀려났다.

“자꾸 아버지가 욕하는 게 들려요. 진작 아버지를 죽였으면 괜찮았을까요? 이 저주를 어떻게 풀지요?”


지금 이 순간 자식들에게 일상으로 욕을 하면서, 툭툭 치면서 ‘우리 애들은 괜찮아’ 하는 부모들이 있으신가. 아이들이 웃는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다고 쉽게 생각 마시라. 그들의 뇌에 찍히는 그 무엇을 두려워하시라. 그건 가끔 등짝을 치는 것보다 더 치명상을 입힐지도 모른다.


언어폭력은 한 가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SNS에서 언어폭력은 일상이 되었으며 ‘좋아요’의 숫자를 통해 강화된다. 페북에서 아래를 향한 엄지 그림은 사라졌지만 댓글달기를 통해 ‘싫어요’가 횡행한다. 소신이라지만 독선이고, 주장이라지만 협박이다. 악풀은 상대방 목 비틀기에 다름 아니다.

청소년들의 말을 들어보면 절반이 욕이다. 자기의 의견을 강력하게 표현하기 위해 욕설이 동원된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유감이지만,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언어사용에 있어서 등짝을 맞을 사람은 우리 모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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