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사랑한 도시
오스트리아 항해일지 쓰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잘츠부르크 여행기. 나의 인생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영화를 10번 넘게 본 것은 물론, OST 가사까지 다 외우고 있을 정도로 정말 사랑하는 영화. 지금까지 5차례나 재개봉을 한 것을 보면,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에서 여행할 도시를 결정할 때 잘츠부르크를 망설임 없이 선택했고 오기 전부터 가장 설렜던 도시. 내가 가장 사랑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여행기 시작!
오스트리아에서의 4일 차. 잘츠부르크에 도착해 잘츠카머구트를 먼저 여행했기에 공식적인 잘츠부르크 여행의 첫째 날이다.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나 향한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미라벨 궁전 (Schloss Mirabell). 미라벨 궁전은 1606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지은 궁전으로, 처음 지어질 때의 이름은 '알트나우'였다고 한다. 후에 후임인 시티쿠스 대주교가 지금의 이름인 미라벨로 바꾸었는데, 미라벨의 뜻은 '아름답다'라는 뜻. 미라벨 궁전은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이곳에서 '모차르트'의 연주회가 열렸다고 한다. 그렇기에 미라벨 궁전은 그 자체로도 유명하지만 유명한 곳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미라벨 정원 (Mirabellgarten). 미라벨 정원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덕후라면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장소.
미라벨 궁전만큼 정원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가장 유명한 노래인 'Do-Re-Mi'의 장면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를 플레이리스트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온 덕후는 'Do-Re-Mi'를 반복 재생하며 미라벨 궁전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미라벨 정원 안에서는 곳곳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장면을 만날 수 있었는데, 마리아와 아이들이 하나로 모이는 장면에 나오는 페가수스 동상과 음계를 배우면서 하나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던 계단도 만날 수 있었다. 미라벨 정원의 계단은 마리아가 손을 번쩍 들면서 고음을 부른 장면에 나오는데, 역시 나와 같은 <사운드 오브 뮤직> 덕후들이 많았는지 그 포즈로 사진을 찍는 관광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몇 번이고 'Do-Re-Mi'를 재생하며, 미라벨 정원 구경을 마치고 미라벨 궁전 정문의 동상으로 향했다. 여기는 아이들이 동상을 똑같이 흉내 내면서 노래를 부르던 곳으로, 내가 제일 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다. 이 동상 앞은 사람들이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 곳인 데다 미라벨 궁전의 정문에 위치해 있어 사람이 없는 사진을 찍기 정말 힘들었던 곳이다. 그럼에도 덕후는 포기치 않고 사람이 없는 사진을 결국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으로 미라벨 궁전과 정원 구경을 마무리했다. 가장 사랑하는 영화에 나온 장소를 실제로 보는 느낌은 그저 꿈만 같았다고나 할까. 영원히 미라벨 정원에 있고 싶었지만(?) 잘츠부르크에서의 시간이 많지 않기에 바로 다음 장소로 향했다.
잘츠부르크에서의 두 번째 장소는 바로 모차르트 박물관 (Mozarts Wohnhaus). 잘츠부르크에는 모차르트의 관련된 장소가 두 곳이 있는데, 게트라이더 거리에 있는 모차르트의 생가와 마카르트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모차르트 박물관이다. 모차르트 박물관은 비엔나 연주 여행을 마무리한 후 이사를 왔던 곳으로, 이곳에서 우리가 아는 모차르트의 유명한 명곡들이 대부분 작곡되었다고 한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모차르트의 전신 그림이 있었는데, 사실 모차르트는 150cm의 키에 눈은 근시, 그리고 천연두 자국이 남은 얼굴과 신경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늘 그림에서의 모차르트는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세세한 묘사를 보고 있자니 모차르트가 살아있었음 분노하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했다.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이 금지여서 구경만 했는데, 모차르트가 쳤던 피아노들과 그와 관련된 물건들이 잘 전시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모차르트 박물관에서의 구경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운터스베르크 (Untersberg). 운터스베르크는 해발 1,973m로 알프스 산맥과 이어져 있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 또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폰 트랩 가족들이 망명을 위해 스위스 산을 넘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운터스베르크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알프스 산맥과 잘츠부르크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했는데, 산 위에 드리워진 구름을 보자니 케이블카를 타기도 전 왠지 싸한 느낌이 들었다. 잘츠부르크 여행을 위해 구매한 '잘츠부르크 카드'로 케이블카를 공짜로 탈 수 있다기에 왔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어 우선 케이블카에 탑승.
사실 세상 쫄보(?)인 나는 케이블카나 곤돌라 같은 것을 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도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큰 마음을 먹고 케이블카를 탔는데, 바깥을 보는 것이 어찌나 무섭던지 올라가는 10분의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다. 그럼에도 케이블카 안에서 보는 잘츠부르크의 전경이 너무 아름다워 무서움을 이겨내고 열심히 바깥 풍경을 보고 있는데, 점점 구름이 몰려오며 풍경이 사라지기 시작. 케이블카를 타기 전부터 싸했는데, 역시나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올라간 전망대는 구름이 잔뜩 껴서 풍경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설상가상 비까지 내려서 바로 후퇴하고 내려와야만 했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며 운터스베르크 구경을 마무리했다.
이때 나의 여행은 짧은 시간에 많은 곳들을 가기 위해 빽빽이 일정을 짰던 때라 잘츠부르크에서도 2일밖에 보내지 않았고, 그래서 하루에 많은 것들을 보러 다녔었다. 쓰다 보니 어떻게 그렇게 다닌 건지, 에너지 넘치던 그리운 젊었던(?) 날들이여. 길었던 하루의 이야기를 2개로 나눠 쓰는 것으로 하며, 잘츠부르크 2탄으로 돌아오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