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에 들어간 것만 같았던 하루
요즘 나의 즐거움은 오스트리아 항해일지를 위해 오스트리아 여행사진 들여다보는 것. <풍향고2> 덕분에 어쩌다 보니 매일 브런치를 쓰는 부지런함이 생겨버렸다. 오스트리아는 여행했던 나라들 중에서도 동화같이 예쁜 추억으로 남아있어 그런지 다른 도시를 방문했던 이야기도 쓰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오스트리아 여행 3일 차, 나의 목적지는 잘츠카머구트 (Salzkammergut). 잘츠부르크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왔던 곳으로 소금마을 할슈타트, 그리고 볼프강 호수를 만날 수 있는 장크트 길겐이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할슈타트 (Hallstatt)는 잘츠카머구트 안에 있는 주요 관광지로, 옛 소금 광산과 빙하에 의해 형성된 맑은 할슈테터 호수의 풍경이 유명한 곳이다. 할슈타트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잘츠부르크 중앙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바트이슐을 거쳐 할슈타트를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내가 여행하던 때는 구글지도가 활성화되어있지 않아서 검색한 정보에 의존해 가야 했기에 조금 헤매기도 하면서 어렵게 할슈타드에 도착했다. 할슈타트에 도착하니 소금광산이 있는 큰 산이 날 반겨주었고, 맑은 물의 할슈테터 호수를 보니 오느라 힘들었던 것이 바로 잊혔다.
할슈타트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버린 나는 우선 마을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며 마을의 풍경을 한껏 느끼기로 했다. 귀여운 지붕을 가진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집들을 구경하면서 걸어가니 어느덧 마을의 끝에 도착했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올라가 보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할슈타트 마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소금광산 투어를 가지 않았기 때문인데,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 입장권 매진이라 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아기자기한 할슈타트 마을의 풍경이 위로해 주었고, 오히려 시간이 넉넉해진 덕분에 눈으로 실컷 알프스 산맥과 마을의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시간을 많이 보낸 반전(?)이 있는데, 내가 버스시간을 확인 안 하고 그냥 마을로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한 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만 했다는 것. 이때 구글지도만 있었어도 기다리지 않고 장크트 길겐에서 시간을 좀 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그렇게 시간이 생겨버린 덕분에 할슈타트 마을을 진짜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었고, 할슈테터 호수의 풍경을 보며 바쁘게 다니던 여행으로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그렇게 한 시간을 잘 보내고, 마지막으로 버스를 기다리면서 다른 각도로 보이는 할슈타트의 사진에 담았다. 소금광산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마을은 상대적으로 유명해 보이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동화 속에 나오는 마을 같아서 너무나 좋았던 곳이었다. 행복했던 할슈타트 구경을 끝낸 후, 그다음 목적지인 장크트길겐으로 향했다. 버스 창문으로 보이는 자연풍경을 즐기며 달려가는 길,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고 할슈타트에서 늦게 출발해서 구경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았기에 구경을 할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여기까지 왔는데 짧은 시간이라도 봐야겠다고 결정했다.
우산을 준비하여 가지고 오지 않은 죄로(?) 바람막이 후드를 뒤집어쓰고 장크트길겐 탐방 시작! 장크트길겐 (Sankt Gilgen)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모차르트와 관련이 깊은 유명한 호수 마을이다. 이곳은 모차르트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으로 모차르트의 외가가 있는 곳인데, 모차르트도 잠시 머물기도 했고 여동생 난넬은 결혼 후 이곳에 정착하여 살았다고 한다. 비를 뚫고 겨우겨우 찾아낸 모차르트의 외갓집은 볼프강 호수 앞에 있었는데, 모차르트의 이름 '볼프강'이 바로 이곳의 이름을 따라 지어졌다는 재밌는 사실. 모차르트 외갓집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고, 건물의 벽에는 모차르트 가족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볼프강의 풍경을 눈으로 담는데, 버스 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제대로 풍경을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곳을 방문한 가장 큰 이유였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장소를 찾지 못하고 버스를 타러 돌아가야만 해서 두고두고 아쉬운 마음.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당일치기로 두 마을을 한 번에 보는 것이 아니라 각 마을을 천천히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작은 호숫가 마을의 풍경을 맑은 날씨와 반짝이는 풍경으로, 그리고 비가 오는 날씨와 운치 있는 풍경으로 눈에 가득 담고 올 수 있어 아쉬움 반 행복 반이었던 잘츠카머구트 여행이었다. 아름다웠던 잘츠카머구트 당일치기 여행기는 여기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