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 약속의 땅으로, 텔아비브

비를 피해 떠났던 항구 도시

by 오름

이스라엘에서의 2일 차는 하루 종일 비소식이 있던 날이었다. 그래서 기존 예정했던 목적지 대신 경로를 급히 바꿔 가장 먼저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텔아비브 (Tel Aviv). 예루살렘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텔아비브는 지중해 근처에 위치한 이스라엘의 최대 도시로 히브리어로 '봄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텔아비브에서도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올드 자파(Old Jaffa)로 텔아비브-야포(Tel Aviv-Yafo)에 위치한 약 4,000년의 역사가 남아있는 구시가지이자 기독교인들에게는 '욥바'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곳이다.


멀리 보이는 성 베드로 교회 @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루살렘에서 비를 피해 열심히 차로 달려 도착한 텔아비브-야포. 성경에서 몇 번 등장하는 중요한 항구 도시인 욥바는 구약에서는 요나가 니느웨로 가기 위해 배를 탔던 곳, 신약에서는 베드로가 환상을 보고 기적을 행했던 장소로 나온다. 약 4,0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지을 때 레바논에서 백향목을 들여왔던 항구이자 노아의 홍수 이후에 노아의 아들인 야벳이 세운 도시라는 전설이 남아있는 곳. 다행히 올드 자파는 비가 한차례 지나간 후여서 우산 없이 가벼운 손으로 올드 자파 구경을 시작!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욥바의 풍경 @ 이스라엘 텔아비브


오늘 우리의 목표는 올드 자파의 유명한 명소 '피장이 시몬의 집'을 찾는 것. 시몬의 집은 올드 자파의 '예술가 골목' 안에 있는데, 이곳은 1960년대 초 이스라엘 정부가 올드 자파를 보존하기 위해 예술가들을 위한 거주 및 작업 공간으로 지정하고 구성한 곳이라고 한다. 예술가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골목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작업실과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돌벽의 색감 때문인지 뭔가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 드는 예술가의 골목, 골목길 사이를 통해 보이는 지중해의 풍경이 너무 예뻤던 곳이라 한참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아쉬운 대로 전갈자리 @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드 자파의 각각의 예술가 골목은 별자리 이름이 붙어있었는데, 이를 나타내는 세라믹 타일 형태의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히브리어, 영어, 아랍어로 쓰여있는 각 별자리의 이름과 그림까지 골목들의 표지판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렇게 예쁜 표지판은 현지 예술가들이 직접 구워 만든 세라믹 작품이라고 한다. 예술가 골목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내 별자리 표지판도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찾아볼 수 없어 대신 눈에 보이는 전갈자리 표지판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우리가 전갈자리 골목에 도착한 이유는 바로 오늘의 목표였던 피장이 시몬의 집이 있는 곳이기 때문.


드디어 찾은 피장이 시몬의 집 @ 이스라엘 텔아비브


올드 자파에 오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 바로 피장이 시몬의 집 (House of Simon the Tanner). 피장이는 '무두장이'로 동물의 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죽 가공업자인데,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부정한 직업으로 여겨지던 직업이었다고 한다. 욥바에서 베드로는 피장이 시몬의 집에 머물렀는데, 이곳 옥상에서 기도하던 중 세 번의 환상을 보게 된다. 베드로에게 보인 환상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메시지였고 이후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가이사랴로 향하게 된다. 시몬의 집은 현재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사유지이기에 내부 입장이 불가해 대신 대문 사진을 열심히 남겼다.


이곳에 남아있는 수천 년의 역사란 @ 이스라엘 텔아비브


피장이 시몬의 집을 떠나 마지막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욥바 항구. 욥바 항구는 성경 속에 등장하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 중 하나로 이곳에 남아있는 역사는 어마어마하다. 이집트 파라오, 로마군, 십자군, 그리고 나폴레옹까지 약 4,000년의 역사를 담고 있으며 비행기가 없던 옛날에는 배를 타고 이곳 욥바 항구를 통해 이스라엘에 도착해 예루살렘으로 향했기에 '예루살렘의 대문'으로 불렸던 곳이라고 한다. 내가 보고 있는 이곳에 쌓인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그 시간이 가늠이 가지 않을 정도.


욥바 항구에서 바라보는 지중해 @ 이스라엘 텔아비브


푸르른 지중해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데, 우리가 갔던 날의 날씨가 흐려서 약간 흙탕물(?) 느낌이 강했던 지중해였다. 날씨가 화창했으면, 좀 더 시간이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그 차분판 풍경 또한 좋아서 즐거웠던 올드 자파 여행이었다. 텔아비브-야포 다음으로 우리가 향할 곳은 욥바에서 환상을 본 베드로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러 떠났던 그곳, 가이사랴. 비를 피해 급하게 결정된 곳이었지만 이렇게 성경 속의 이야기가 연결된다니, 이곳에 와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을 남기며 올드 자파 탐방을 마무리했다.


급 결정했지만 결론적으론 탁월했다 @ 이스라엘 텔아비브


매거진의 이전글이스라엘 : 약속의 땅으로, 베들레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