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공생애 발자취 따라가기
이스라엘 4일 차, 갈릴리 호수를 산책하며 평화로운 갈릴리 호수의 아침 풍경을 눈에 한껏 담고 맛있는 조식까지 섭렵한 후 오늘의 탐방을 준비했다. 오늘 우리가 탐방할 곳은 갈릴리 호수 북서쪽 해안에 위치해 있는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중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과 활동이 이루어진 장소들이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핵심 장소이자 예수님의 공생애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기에 오늘의 탐방이 한껏 기대가 되었다.
가장 먼저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가르치신 곳을 기념하여 세워진 팔복기념교회 (Church of Beatitudes). 예수님은 군중들에게 전하신 산상수훈이란 '산 위에서 주신 보배로운 가르침'이란 뜻으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 가져야 할 새로운 삶의 기준인 '여덟 가지 복'에 대해 선포하셨다. 산상수훈의 현장인 '복의 산' 팔복산은 산이라기보다는 야트막한 언덕 느낌이었고, 갈릴리 호수의 풍경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 언덕은 해수면보다 약간 높게 위치해 있어 예수님께서 언덕에서 선포하신 말씀들이 군중들에게 잘 들려지는 구조였다고 한다.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마태복음 5:1~10>
팔복기념교회 예배당으로 향하는 '말씀의 길' 바닥에는 여덟 가지의 복이 새겨져 있는 대리석들이 전시되어 있어 한 말씀씩 천천히 묵상하며 예배당으로 향했다. 팔복기념교회 예배당의 천장 상단의 창문은 총 8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각 창문마다 라틴어로 여덟 가지 복의 말씀들이 써져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 덕분에 성경 속 글자로만 접했었던 여덟 가지의 복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예배당을 나와 돌아보는 팔복기념교회의 정원 안에는 전 세계 수많은 언어로 팔복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그중 한국어로 된 팔복비를 보니 한글과 태극기, 한반도 지도까지 하나도 안 반가운 것이 없었다. 팔복기념교회에 세워져 있는 팔복비는 한국 천주교회와 한국 가톨릭 성지 연구소에서 봉헌한 것이라 천주교 성경의 번역문으로 되어있었는데, 기독교 성경에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는 팔복 말씀이 또 다르게 다가왔다. 그렇게 팔복기념교회 정원을 한 바퀴 돌아본 후, 기념품샵에 들러 엽서를 잔뜩 구매하는 것으로 교회 구경을 마무리했다.
팔복기념교회를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가버나움 (Capernaum). 가버나움은 예수님 공생애 사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마을로 이름 그대로 'The Town of Jesus'라는 안내판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예수님이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고향 나사렛을 떠나 사역의 거점으로 삼으신 곳인 가버나움은 예수님의 기적이 많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고 예수님 제자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가버나움에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가버나움 회당으로 4~5세기에 지어진 유적인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예수님 시대 1세기의 현무함 회당 기초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 검은 현무암이 바로 예수님이 실제로 가르치시고 기적을 행하셨던 그 돌이라니 뭔가 신기.
가버나움의 회당에서 예수님은 안식일마다 사람들을 가르치셨고, 또 권능을 통해 기적을 행하셨다. 현재 남아있는 유적은 4~5세기 경에 다시 지어진 유대인 회당 건물로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코린트 양식으로 되어있는 기둥에는 그리스어와 아람어 등 다양한 언어로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 이곳은 검은 현무암이 흔한 곳이라 1세기 건축만 봐도 검은 현무함으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4~5세기에 회당을 다시 지을 때는 종교적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멀리서 흰색 석회암을 가져와 건축하였다고 한다.
가버나움 회당을 나와 바라본 주거지 유적. 1세기 회당처럼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주거지 또한 검은 현무암으로 지어져 있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의 좁은 골목들을 걸으시며 말씀을 전하시고 기적을 행하셨을 모습을 떠올리자니 뭔가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가버나움 주거지 유적은 2,000년 전의 양식이 잘 남아있는 곳이라 그때 당시 공동체 주거 양식을 볼 수 있었다. 집의 벽은 검은 현무암으로, 지붕은 나무 들보 위에 짚과 진흙을 섞어 덮었었기에 중풍병자 친구들의 '지붕 뚫기'가 가능했던 것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은 덤.
마지막으로 가버나움에서 향한 장소는 베드로 기념 교회(St. Peter's Memorial Church). 이곳은 베드로의 집이 있던 자리로, 여기서 예수님께서 베드로 장모의 병을 고치신 곳이라고 한다. 그 위에 세어진 베드로 기념 교회는 1990년에 지어졌는데, 베드로 집터의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지면에서 띄워진 배 모양의 구조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교회 바닥 중앙이 유리로 되어있어 보존되어 있는 베드로의 집터와 5세기 팔각형 교회 터까지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베드로 기념 교회를 마지막으로 밖으로 나와 갈릴리 호수의 석양까지 알차게 눈에 담으며 가버나움을 마지막으로 즐거웠던 이스라엘 4일 차 탐방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