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의 모든 곡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유재하의 곡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시대를 함께하지 못했기에 내가 옛날 곡들을 접하는 방법은 주로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는 무대를 통해서인데, 유재하의 곡은 2013년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 (유재하 편)’ 으로 알게 되었다. 그때 들으면서 곡들이 너무 좋아서 다시 원곡으로 찾아 듣게 되었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들을 정도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 중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늘 빠지지 않는다.
내게 있어 옛날 곡들의 매력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예쁜 한글로 된 아름다운 가사들이 한 편의 시, 또는 이야기로 듣는 사람에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유재하의 앨범 속 모든 곡들을 사랑하지만 조금 더 좋아하는 곡을 골라야 한다면 ‘그대 내 품에‘가 있는데, 곡의 도입부의 “별 헤는 밤이면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을 들을 때면 까만 밤하늘의 가득한 반짝이는 별들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 늘 설레곤 한다. 어디에선가 유재하의 음악을 ’시처럼 별을 노래했다‘고 표현했던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너무 공감이 되더라.
서정적이면서 아름다운 유재하의 노래들은 그가 떠난 후에도 많은 후배들에 의해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불러지고 있다. 어느덧 35회를 맞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통해서는 재능 넘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나의 ‘최애‘ 홍이삭 또한 2013년 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출신! 홍이삭의 노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봄아’가 수상곡이었으니 대회가 가지는 의미가 나에게도 정말 큰 것으로(?). 이번 3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전야제 공연을 다녀왔는데, 어떤 스타일로 편곡해도 곡들이 가진 서정적인 부분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잘 느껴지는 것이 듣는 순간마다 참 좋았다. 유재하 동문회 분들 덕분에 행복했던 공연의 후기는 곧 써보는 것으로!
2024년 11월은 어느덧 그가 떠난 지 37년이 되는 해이다. 수록곡 모두가 명곡이지만 단 한 장의 앨범만을 남겨놓고 떠났기에 더 많은 곡을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11월 7일, 미공개 곡인 <별 같은 그대 눈빛> 이 공개되었다. 무려 42년 전 녹음본을 음원 분리 기술로 추출하여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기술의 발전이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마운 부분. 유재하의 곡들은 사운드가 화려한 지금의 음악보다는 어쩌면 단조롭게 들릴 수도 있지만,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들로 인해 그가 노래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언젠가 또 신나고 화려한 사운드의 곡을 듣기 위해 유재하의 음악을 잠시 떠날 수도 있겠지만, 그의 곡을 찾아 다시 돌아올 것을 나는 안다. 언제나 늘, 나는 유재하의 모든 곡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다시 돌아온 그댈 위해 내 모든 것 드릴테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