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덕질로 이끌어준 나의 본진
최근 텔레비전을 돌리다 보게 된 KBS <편스토랑> 윤종훈 배우 편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였을 때, 그것은 브런치를 써야 한다는 계시. 오늘 덕질일지의 주제는 바로 나를 뮤지컬 덕질로 인도한 본진, 엄기준 배우이다. 지금은 악역 전문 연기자로 드라마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무대 위 뮤지컬 배우 엄기준의 모습을 가장 좋아한다. 누군가 나에게 뮤지컬 ‘본진’이 누구냐고 물으면 한치의 망설임 없이 엄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아이돌 가수만 덕질하던 나에게 뮤지컬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준 엄기준을 알게 된 것은 2011년 우연히 보게 된 뮤지컬 <살인마 잭>, 지금은 <잭 더 리퍼>라는 제목으로 바뀐 뮤지컬 속 한 장면이었는데 내가 봤던 장면은 불이 난 집 앞에서 여주인공인 글로리아의 이름을 울부짖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 하나에 반해 바로 뮤지컬 <잭 더 리퍼>를 봤고 대표곡인 ‘어쩌면’에서 너무나 귀여웠던 엄다니엘에게 묶여버려 그렇게 돌아올 수 없는 뮤지컬 덕후의 강을 건너버리게 되었다. 뮤지컬이라는 신세계를 알게 된 후 대극장과 대학로의 온갖 뮤지컬을 다 섭렵했고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베르테르> 등 엄기준이 나오는 작품들도 놓치지 않고 꾸준히 봤었다.
특별히 뮤지컬 <베르테르>는 엄기준의 인생작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손에 꼽히는 나의 최애 작품으로 엄기준이 표현하는 베르테르는 꼭 봐야 한다. 이때 엄옵과의 의리를 지키느라 조승우 배우의 베르테르는 만나지 못했지만- 전미도, 김성철 배우가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 볼 수 있어 감사했던 것으로. 그때 엄베르를 만난 감격으로 썼던 뮤지컬 <베르테르> 후기를 봤는데, 베르테르의 휘몰아치는 감정들을 표현해 낸 무대를 본 후 커튼콜 때 웃고 있는 엄옵의 얼굴을 보는 순간 베르테르의 마음과 감정이 갑자기 다가와서 혼자 울컥했었더랬다. 그때 내가 봤던 공연이 첫 공연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도 우리 엄옵은 진짜 최고였다. 마침 2025년 1월 17일부터 뮤지컬 <베르테르> 25주년 기념 공연 중인데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보시기를 추천!
꾸준히 다작하면서 연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엄옵 장가 못 가겠구나 하고 있었는데, 2024년 5월 깜짝 결혼발표를 하더니 12월 공식적으로 유부남이 되어버렸다. 이번 KBS <편스토랑>에서 본 엄옵이 참 많이 행복해 보여서 오랜 팬으로서 기분이 참 좋았다. 텔레비전이던 무대던 늘 빛나는 나의 본진 엄옵, 엄기준을 응원하며. 엄옵 결혼 축하해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