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 홍이삭 단독콘서트 <THE LOVERS>

따뜻한 봄날에 들려준 사랑하는 이의 노트 속 이야기

by 오름

2019년 홍이삭에 입덕한 후, 계속 해외에 있었기에 공연, 페스티벌, 단독콘서트 등을 한 번도 갈 수 없었던 슬픈 시간을 지나 드디어 2025년, 기다리고 기다리던 홍이삭의 단독콘서트가 무려 3년 만에 열린다는 소식! 2025년 3월 14일-16일, 총 3일간의 단독콘서트가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렸고, 그의 단독콘서트를 놓칠 수 없었던 나는 그렇게 홍이삭의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을 함께할 수 있었다. 너무나 행복했던 콘서트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남겨보는 2025년 홍이삭 단독콘서트 <THE LOVERS>의 후기.


콘서트 제목만 봐도 두근거리는 덕후 여기있어요 @ The Lovers


공연 시작 전, 달달한 홍이삭의 목소리로 안내멘트가 끝나고 공연장이 어두워지면 무대에는 이번 앨범인 <The Lovers Note> 표지에 쓰여 있던 사랑과 관련된 단어들이 하나씩 나타난다. 홍이삭이 몇 명이 있어야만 부를 수 있다는 노래 'her'이 흘러나오고, Lovers에서 Rovers로, 그리고 'Are You Real?'이라는 질문이 사라지면 시작되는 첫 번째 곡은 '내 기억속의 소년'. <슈퍼밴드>에서 만들었던 자작곡 중 하나로 파푸아뉴기니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쓴 예쁜 가사 중 "안녕, 오랜만에 보는구나"라는 가사가 3년 만에 열린 단독콘서트의 첫 시작으로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곡 '봄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홍이삭의 첫 시작을 함께해 준 데뷔곡으로 이 곡은 내 입덕 곡이자 최애 노래이기에 노래를 들으며 내 눈에 담고 내 귀에 담았다.


가벼운 토크가 끝난 후 이어서 들려준 곡은 이번 <The Lovers Note> 수록곡 'aewol'.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중간에 나오는 휘파람 소리인데, 라이브로 들어도 너무 정확하고 경쾌한 휘파람 소리가 신기했다. 휘파람 부분 시작 전 준비하는 홍이삭의 귀여운 모습은 덤. 그리고 “너와의 이 순간이 또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내 눈 속에 담았으니까“라는 가사가 너무 내 마음 같아져 혼자 찌잉. 그다음으로는 <싱어게인 3> 58호 가수의 첫 곡이었던 '숲'이었는데, 이 곡은 내가 정말 힘들었을 때 들었던 곡이라 듣는 내내 마음이 울멍울멍해서 혼났다. 다음으로 불러준 곡은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이 다른 곡이었는데 <나의 해방일지> OST '알 것도 같아', 그리고 '내사랑 내곁에' (덧. 셋리스트로 봤을 때 OST가 나올 순서였는데 갑자기 ‘내사랑 내곁에’가 나와서 의아하긴 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OST로 드라마에 나오기 전 팬들에게 들려준 깜짝 선물이었던 것이었던 것. 홍이삭 팬사랑 최고야!). 갑작스러운 최애의 최애곡 공격, 그리고 그걸 라이브로 듣는다니 그저 감동. 그다음으로 불러준 곡은 <싱어게인 3> 3라운드 곡이었던 '기다림'. 이 곡은 사실 정말 힘들었을 때 ‘숲'보다도 더 많이 들었던 곡이라 겨우 가라앉혔던 울멍울멍했던 마음이 다시 올라와 울컥한 마음으로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곡은 '사랑은 하니까', '나는 너만 사랑할게'. 기다리며 멈춰있던 발걸음에서 용기를 내어 내딛는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서사가 그려져서 그저 뭉클한 마음뿐.


Are you Real? @ 2025 The Lovers 콘서트


다음 곡을 시작하기 전 무대를 이동하는데, 그곳은 바로 ‘이삭의 방'. 싱어송라이터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며 지냈던 방 안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그때의 마음이 담긴 곡들을 불러주었다. 첫 곡은 가장 개인적인 마음이 담겨있다는 그의 기도문 'a bird‘. 이 곡은 기타의 소리와 울부짖는듯한 홍이삭의 목소리로 들을 때마다 늘 숨을 턱 막히게 하는 곡이다. 그리고 매번 들을 때마다 늘 위로의 마음을 주는 '지금은 아무것도 몰라도', 버클리 재학 시절 만들었다는 자작곡 '시간의 끝', 그리고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했었던 뮤지컬 <러브트릴로지> OST 넘버 중 하나인 '청춘'까지 차례대로 불러주었다. '청춘'은 남자주인공 중 한 명인 '호태'가 오디션에 참가해서 부르는 노래라며 본인이 그 노래를 이렇게 무대에서 부르고 있다며 우스갯소리도 잊지 않았다. 어쩌면 외롭고 어두웠을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던 방을 나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무대로 나오는 서사가 참 좋았던 부분.


무대에서 다시 이어지는 곡은 '잠자리 지우개'. 다재다능한 나의 최애는 노래뿐만 아니라 2020년 영화 <다시 만난 날들>에서 무려 남자주인공 역할까지 섭렵! '잠자리 지우개'는 떼창구간이 없는 본인의 곡들 중 떼창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안되네~"를 함께 연습하는 것을 통해 완벽한 떼창을 성공시켰다. 그다음으로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인 '어른아이'었는데, '김성호의 회상' 곡을 잇는 '홍이삭의 허상'이라는 부제가 있다는 귀여운 설명은 덤. 앨범이 나오기 전 ”아 어른인 척하고 사는 거 나만 힘든가?“ 라는 생각을 잠시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곡을 들었을 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있구나라는 생각에 무언가 되게 위로받았었던 곡.


팬들의 사랑과 마음이 가득 담긴 슬로건 @ The Lovers


그리고 분위기를 바꾸자며 들려준 곡은 드라마 <해피니스>의 OST였던 'Pain', 그리고 <슈퍼밴드> 시절 홍이삭에게 '흑이삭'이란 별명을 만들어준 곡 'Royals'. 쇠맛이 한껏 느껴지는 두 곡에서는 홍이삭의 보컬과 함께하는 세션들의 매력이 한껏 느껴졌는데 드럼의 비트와 기타 갈김(?)은 MBTI I의 내적 흥과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락스피릿을 끌어올리는데 충분했다. 이어지는 곡은 <싱어게인 3> 시절 '큰 난관 중 하나'였다는 'I Love You'. 본인이 살면서 언제 크게 "I Hate You!!!" 할 수 있겠냐며 귀여운 한마디를 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강렬한 곡들을 소화한 후 차분한 분위기의 'pages'를 들려주었는데, 이 곡이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관객들의 화음이 빛났던 곡이기 때문. 무려 1층 중간, 사이드, 2층의 관객들 총 세 부분의 화음을 다르게 연습시켰는데 나는 첫 공연은 1층, 마지막 공연은 2층었기에 억울하게도(?) 똑같은 어려운 화음을 맡아 버렸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이어진 곡은 <싱어게인 3> 4라운드 곡이었던 '지구가 태양을 네 번'. <싱어게인 3> 끝나고 전국투어 콘서트를 보지 못해 지.태.네.지.태.네 하고 울었었던 덕후는 그저 웁니다.


행복한 시간 만들어 줘서 고마워요! @ The Lovers


지.태.네.의 여운에서 벗어나기도 전, 마지막 몇 곡 밖에 안 남아있다는 소리에 "벌써 2시간이 지났다고?"하고 충격받아버린 토스트들.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진정시켜 준 다음 곡은 바로 '별 같아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단독콘서트를 관통하는 주제곡이라고 생각한 'Lovers'. 사실 이 곡이 언제쯤 나올까 궁금했는데, 콘서트 마지막 부분에 넣은 나의 최애는 역시나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Wishing no more, 이제 난 바랄 게 없어. 원하던 내 모든 것이 다 여기 있으니"하며 울망울망한 눈으로 관객들을 향해 손을 내밀던 홍이삭을 오랫동안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이번 앨범 내 개인적인 최애곡인 'In The Stars'. 노래를 들을 때면 정말 세상의 모든 순간이 멈추고 별들 속에서 둘만 남아있는 느낌이 드는 곡. 그 곡을 부르고 있는 홍이삭을 바라보며 행복한 이 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앵콜곡은 '시간이 지나도', 그리고 '있을게'. “시간이 지나면 우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 추억들은 우리 맘에 남아있기를“이라며 마음을 전하더니, "너의 뒤에 나 서있을게, 너의 이유가 되어줄게. See I'll be with you 긴 밤에 끝에 웃으며 네가 날 돌아볼 때"라니. 곡이 담고 있는 의미가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디로 향하든 계속 함께 하겠다는 다짐”이랬는데 이렇게 앵콜 끝 곡까지 완벽한 서사로 마무리하면 저의 영원한 최애가 될 수밖에 될 수 없어요, 홍이삭 씨. 그런데 사실 이미 그렇게 되신 것 같기도 해요.


꿈만 같았던 시간. 우리 또 만나요 @ 2025 The Lovers 콘서트


이번 단독콘서트는 촬영/녹음 등이 불가해 눈과 귀로만 담아야만 했었는데, 덕분에 홍이삭의 노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번 콘서트에 준비한 것이 많다더니 역시나 홍이삭답게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목소리 하나로 게스트 없이 혼자서 앵콜곡까지 무려 24곡을 꽉꽉 채워준 홍이삭!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홍이삭과 나만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는 홍이삭의 공명감은 라이브에서 빛을 발했다. 하나 더, 홍이삭과 함께한 세션들의 연주도 완벽했지만 이번 공연의 묘미는 조명이라고 생각한다. 조명 덕분에 각 무대가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더욱 잘 다가와서 좋았다.


“2시간이 이렇게나 빠르게 지나간다고?”라고 느껴질 정도로 셋리스트를 본인의 다양한 곡들로 채울 수 있는 것은, 늘 본인의 음악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시도에 본인을 던져보며 그 길을 하나씩 걸어온 홍이삭이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3년의 길었던 기다림의 시간이 아쉽지 않도록 이번 단독콘서트에 본인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준 홍이삭 덕분에 더욱 따뜻한 시간이었다. 존재해 줘서 고맙고, 노래해 줘서 고마워요. 따뜻한 3월, 함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언제나 어디에 있던지 늘 함께하며 나아가는 길 응원할게요!


Say that is real, 나 헤매던 모든 순간이 이제는 너의 미소를 만들어 줄 테니. Wishing no more, 이제 난 바랄 게 없어. 원하던 내 모든 것이 다 여기 있으니. - 홍이삭 <Lovers>


Yes, we are lovers :) @ 아카이브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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