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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 Jul 03. 2024

프롤로그 : 지도 없는 항해 일지

하나씩 꺼내 보는 지구별 여행기

세계여행을 전문적으로 다니는 분들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30여 개국 이상의 나라를 여행해 본 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tvN <꽃보다 할배>, JTBC <뭉쳐야 뜬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등과 같은 여행 프로그램이 대다수고 주기적으로 영상을 정주행 할 정도로 제일 좋아하는 유튜버는 '빠니보틀'로 여행에 상당히 진심인 편. 이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여행 이야기가 나오면 평소보다 말이 많아진다. 그렇게 한참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백이면 백, 나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너도 꽤 여행 많이 다녔잖아, 한번 여행 유튜버 해봐!”.


여행 유튜브가 뜨기 전인 2012년부터 여행을 열심히 다녔으니, 나의 외장하드에는 여행 사진들이 가득 쌓여있다. 하지만 나는 안타깝게도 관종 중 가장 지독하다는 '소심한 관종'. 이왕 관종일 거면 용감하기라도 하지,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싶어 하면서 막상 사람들에게 관심 받으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어지는 소심한 관종에게 여행 유튜브는 꿈도 못 꿀 일. 그렇다고 외장하드 안에만 사진을 쌓아 놓기엔 아쉬워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으로 여행 사진들이라도 올려봤지만 왠지 모르게 블로그 글은 주로 정보성이 되어 버리고, 인스타그램은 풍경 사진만 잔뜩 올라가니 재미도 의미도 하나 없는 기록으로 남아버리더라.


그렇게 찾아오게 된 브런치. 여행을 글로 꺼내어 추억할 수 있다니 소심한 관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겠는가. 제목도 근사하게 정해봤다, '지도 없는 항해'. 내가 좋아했던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가져와봤다. 나에게 있어 여행은 곧 '지도 없는 항해' 같이 두렵지만 설레는 모험이었기에. 나의 항해 일지는 정보도 없고 재미도 없을 수 있겠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설레게 할 수 있는 멋진 풍경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며.


"난 오늘 일부러 헤매봤어. (...) 그렇게 한 30분 걸었나? 비가 그치고 내 눈앞에 말도 안 되게 멋진 풍경이 나타났어. 어마어마하게 큰 무지개. 무슨 소원이든 다 들어줄 것 같은 그런 무지개였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아주 가끔 헤매보는 것도 괜찮겠다. 아주 가끔 지도 없는 항해를 떠나보는 것도 근사하겠다. 지도가 없다면 불안해할 수도 있지만 그 큰 무지개를 보고서 즐거운 항해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난 우리가 함께 한다면 일부러 헤매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네 생각은 어때?" - tvN 드라마 <스타트업>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계속 간직해 온 사진. 이 사진을 보며 늘 여행을 꿈꿨다. @ 인터넷 어디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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