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에 무조건 합격하는 교재? 그런건 없다.

공시생01. 공무원 시험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by 이생원

공무원 시험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그날은 가족과 함께 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는데 모르는 전화가 왔다.

"...뭐지?"

사실 보통 모르는 전화는 잘 받지 않는 성격이지만 010이라서 그냥 받았더니,

"합격 관련 문의 좀 드리고 싶은데요...강의나 교재 같은 것 말입니다."

아마 공무원 카페에 합격수기를 올렸는데 작성글 중에 전화번호가 있어서 걸으신 것 같았다.
엄마는 고기 굽고 있는데 전화 끊으라고 하지만 그게 쉽나.
게다가 목소리가 조금 지긋한 게 나이가 있어보였다.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 물어볼 정도면 절박한 상황이 아닐까.

"아, 네. 그런데 저는 강의는 안 들어서 권해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교재도 사실 제가 맘대로 고른 거라 도움이 될까 싶네요..."

솔직히 그랬다. 뭐 그런 말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돕겠지만 도움이 될까?
그분한테는 말하지 않았지만 교재건 강의건 그게 무슨 상관인가.
제대로 공부하면 듣보잡 교재로도 합격하는 법이다.

합격하는 교재, 합격하는 강의가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열심히 해서 합격한 사람이 있을뿐이다.




교재도 많고, 강의도 너무 많은 현실


내가 공시생이었던 시절이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다. 당시에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맨 처음에 뭘로 공부해야 할지를 고민했는데 지금은 워낙 선택지가 많아서 더 고민스럽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본적으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고르면 크게 나쁜 선택지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본인에게 잘 맞는 것은 본인이 잘 알기 때문에 인터넷 강의라면 무료 강의를 들어보고, 교재라면 직접 서점에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떠했는가? 사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차피 인터넷 강의를 들을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바로 책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중구난방이었던 것 같다.


-국어 : 재정국어(김재정)

-영어 : 기본서없음, 패스워드라는 단어장 구입(신성일)

-한국사 : 탐구한국사(김윤수)

-행정학 : 비타민행정학(방성은)

-행정법 : 삼봉행정법(김유환)

Screenshot 2022-02-09 at 18.00.09.jpg 마지막 챕터는 다 외우지도 못했다

우선 재정국어는 그 당시에는 제일 잘 나가는? 가장 많이 선택하는 교재였고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무난히 골랐다. 영어는 처음부터 기본서를 구입하지 않고 영단어를 보충하기 위해서 패스워드라는 단어교재를 구입했고, 한국사는 저자분이 대머리인게 기억나던 탐구한국사를 구입했다. 행정학은 비타민행정학이라는 교재로 조금 마이너라고 할 수도 있었는데 실제로 지금은 2017년 이후로 기본서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행정법은 당시 2강이었던가 암튼 책이 좋다고 들어서 삼봉행정법을 구입했다.


-헌법 : 황남기 헌법

-경제학 : 객관식경제학??(정병열)


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2과목이 더 있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부터 7급 공무원을 목표로 준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에서 구입한 책들도 9급과 7급으로 구분된 경우 7급으로 구입했다.


생각해보면 나도 교재를 구입하기 전에 공무원 카페 같은 곳에서 합격수기를 많이 읽었다. 거기서 합격자들이 쓴 교재 위주로 구입하면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합격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의 실력과 운이겠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어딘가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반은 어느 정도 유명한 걸로 반은 제멋대로 구입을 하기는 했는데 어차피 이때에도 교재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교재의 내용은 거의 엇비슷할 것이고 말이다.


다만 좋은 교재는 나에게 뭔가 맞고, 이해하기 쉬우며 정리가 잘 되어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뭐, 그렇다 해도 최초로 구입한 기본서를 바꾸지는 않았기에 다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공무원을 준비하려는 청춘들은 엄청나게 다양한 선택지에 골머리를 앓을 것 같다.



독학, 힘들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독학은 외롭고 힘든 길이다. 그런데 나는 원래 독학파라서 그렇게 문제가 없었다. 내 사례를 말하면서 도움이 안된다고 얘기하는 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시험은 교재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잘 암기했느냐에 따라서 결판나는 것이기 때문에 독학이 꼭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내가 독학이 편한 이유는 강의 듣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기도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6개월? 그런 단기간 안에 쇼부를 보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으니 말이다.(라임 보소)


만약 강의를 들으면 거의 독학보다 거의 2배 이상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었다. 게다가 강의력이 좋지 않은 강사의 경우 거의 교재내용을 읽기도 하므로 잘못 걸리면 수면제 대폭 투여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아주 초기에는 그래도 법과목은 강의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어둠의 경로에서 철지난 삼봉행정법 강의를 받아 들었는데 거의 절반은 졸았다. 게다가 내용이 대부분 교재에 있어서 굳이 듣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예를 들어 강의 1강이 보통 진도를 10~15p를 나간다고 하면 독학으로 공부하면 거의 2~3배는 빠르게 1회독이 가능하다. 그런 점 때문에 답답해서라도 강의를 들을 수가 없었다. 강의를 듣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는 걸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아니, 솔직히 앞에서 끌어주는 선생님이 있는 게 확실히 편하기는 하다. 다만 이제 금전적인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생각해보니 돈 아끼려고 그랬었나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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