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낙산사

by 이서연

낙산사 템플스테이를 다녀오고 삼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짧지 만은 않은 시간 동안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고 환경도 변화했다. 그리고 수많은 인연들이 스쳐갔다. 이 모든 세월들이 모여 어느덧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곳도 조금 변해있었다.


나는 템플스테이를 처음 가보는 친구를 데리고 낙산사로 향했다. 그때의 기억이 정말 좋았어서 친구에게도 꼭 추천해 주고 싶었다. 템플스테이 당일 터미널에 내리니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익숙한 풍경 속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사찰을 둘러본 후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숙소 앞 장독대에 고양이 네 마리가 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못 보던 고양이 가족이었다. 우리가 머문 하루동안 숙소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도, 해가 진 저녁녘 기와 위에서도 절 곳곳에서 고양이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찰 내 카페와 절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카페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말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곳은 나에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장소였다. 카페 테이블 위 고양이 세 마리가 사이좋게 누워있던 모습이 생각났다. 지금은 숙소 근처에 다른 고양이들이 산다.


또, 그때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는데 지금은 날이 아주 맑았다. 일출을 보러 다시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맑아 일출을 볼 수 있었다. 구름 위로 서서히 번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예전과 다른 평온함을 느꼈다. 날씨 탓인지 내가 변한 탓인지, 예전과는 달리 무거운 감정은 들지 않았다. 그저 좋았고 행복했다.


세월이 지나고 적지 않은 것들이 변해있었다. 그렇지만 절 그 자체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변하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갈지 모르겠지만, 어딘가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했다. 수천 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아름다운 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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