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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un 23. 2021

 책 소개 #군인도 #잘 #모르는 #군대 이야기 (2)

가제 군대에 품격을 권함


모병제 찬성이냐? 반대이냐


모병제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모병제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이런 제목을 가진 토론이나 간담회, 찬반 논쟁에 대한 형태만 다른 말장난을 보면 안타깝다. 프레임을 정해놓고 그 안에 사고의 틀을 묶어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마치 전시작전통제권을 우리가 가져야 하느냐? 아니면 지금처럼 다른 나라에 맡겨야 하느냐? 일본이 좋은 나라냐? 나쁜 나라냐?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을 때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국가 차원의 사항을 결정하는데 개인의 성향이나 기호, 호불호가 결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고체계와 시각, 마인드의 프레임 설정 상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쉬운 것부터 접근하면 국가 차원에서 타 국가를 대할 때는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 가 본질 아닐까? 좋은 나라가 어디 있고 나쁜 나라가 어디 있는가? 초등학교 수준도 안 되는 사고방식이다.


북한이 좋은 나라인가? 북한은 우리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는 실존적 집단이다. 현대적 기준으로 국가라고 할 수도 없다. 6ㆍ25 전쟁뿐만 아니라 그 이후 수많은 크고 작은 도발로 우리의 존재를 위협해 왔다. 가까이는 천안함 피격, 관광객 피살, 연평도 해전, KAL기 폭파, 아웅산 테러, 수많은 납치, 무장간첩의 만행 등 그 예를 들기에도 벅차다. 이런 걸 나열하면 나쁘다는 표현이 떠오르지만 본질은 우리의 생명과 재산, 자유를 위협하는 존재이다.


일본에 대해 받았던 질문도 생각난다.


'일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우리 안보를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입니다.'

'나쁜 나라 아닌가요?

'....'

'일제 강점기 때 위안부, 징병, 징용 등 우리를 괴롭혔잖아요!' 소녀상도 있고...'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싫지 않아요? 군인이 어떻게 일본이 나쁘지도 싫지도 않죠?'


마침 전화가 와서 대화는 자연스레 끊어졌다. 뇌구조와 사고체계가 너무나 달라서 같은 주제로 대화를 이어 나간다는 것은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이고 짧은 인생을 헛되게 보내는 것 같아 자리를 떴다. 누가 저런 사고 시스템을 심어 주었는지? 자생한 것인지? 궁금했다. 국가를 판단할 때 좋으냐 싫으냐? 나쁘냐? 착하냐?로 나눈다? 그저 웃음만 나왔다. 갑자기 광고 문구가 생각났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몇 년 전에 유행했던 침대회사 광고 문구이다. 멋진 표현이었다. '광고 기막히게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 때문에 씁쓸한 웃음이 나온 적이 있었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초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에서 오답을 내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언론에서 이 광고 문구를 비판하기 시작했고 학부형들이 들고일어나 결국 그 광고가 사라지고 말았다.


순수한 초등학생들이야 다시 알려주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라도 한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상대편 경쟁사에서 언론을 이용해 그 광고 카피를 못 사용하게 한 것은 아닐까? 요즘 들어서는 이런 의심을 가끔 한다. 갑자기 저러는 저의는 무엇일까? 팩트에 기반한 지식이나 자신의 생각 없이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편향된 사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갇혀 살면서 그것을 신념화까지 한 사람들을 볼 때면 불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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