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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ul 03. 2021

군인도 잘 모르는 군대 이야기

어영부영하다 사라질라...   

#군인도_잘_모르는_군대 이야기 



어영부영하다 사라질라...   190705


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여러 학설이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어영부영하다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 때 이 지구를 주름잡던 지배자였다. 약 6,500만 년 전 쥐라기에서 백악기에 걸쳐 번영을 누렸던 공룡이 갑자기 멸종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 수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의 대상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왔으나 확인된 것은 없고 가설만 분분하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공룡은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고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멸종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여러 학설 중 그나마 유력한 것들도 꽤 있다.


첫째, '운석 충돌설' 운석이 충돌하여 지구가 폭발하고 그 영향으로 공룡들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화산 폭발설'로 백악기의 끝 무렵 화산 폭발로 연기가 태양을 가렸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양의  증가, 기온 상승으로 식물은 말라서 죽고 결국에는 초식 공룡이 다 죽으면서 육식 공룡까지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셋째, '우주 방사선설'로 백악기 말기에 가까운 거리에 있던 혹성이 폭발하면서 방사선 비가 내리게 되어 이 영향으로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넷째, '포유류의 알 도둑 설' 포유류들이 사냥보다 공룡알을 훔쳐 먹으며 순식간에 번창하게 되었으나 공룡들은 쥐 만한 포유류들이 너무 작아 잡을 수도 없었고 결국에는 지구 상에서 공룡알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멸종설',  자기들끼리 서로 잡아먹다가 씨가 말랐다는 '동족상잔설' , '공룡 불임설' 등 수도 없는 멸종의 원인설이 난무한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설이 곧 대두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 '어영부영설'로 생존에 두려울 것이 없던 공룡들이 변하는 자연환경, 생태계 등의 변화에 적응하지 않고 어영부영하다 멸종되었다는 것이다.


사전적으로는  어영부영이란 '적극성이 없이 아무렇게나 어물어물 세월을 보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 정의된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들 어떤 일을 할 때 대충대충 하며 변화하는 상황에 공세적으로 적응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어영부영하지 마라는 말을 한다.


'어영부영'이란 말은 사실 조선시대 군영(軍營)인 어영청(御營廳)에서 나온 말이다. 초기에는 군대로서 기강이 엄격한 정예부대였다. 그러나 정묘호란, 병자호란 이후 어영부영하다가 점점 군율이 문란해지고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점차 기강이 흐트러지게 되었다.


결국 오합지졸(烏合之卒) 군대가 되면서 이를 본 사람들이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영 비영(御營非營)'이라고 비아냥대기 시작했고 이후 어영 비영이 뒤에 의미가 불분명하게 되고 편하게 발음하다 보니 어영부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결국 고종 때는 어영청을 비롯한 군대의 군기가 문란하고 무기도 부족하고 그 낭사 있던 무기도 태반이 녹슬어  도저히 싸울 수 있는 수준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반 백성 누가 보아도 군대인지 알 수 없을 정도까지 이르게 된다.


결국 1881년 신식 군대인 별기군이 조직되고 구식군대인 어영부영 군은 1882년 임오군란까지 일으켰으나 그것도 어영부영하다 종국에 강제로 해산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신세가 된다.


이런 어영부영이란 말은 공룡이나 조직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그들의 공통점도 쉽게 정리할 수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통상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거나 어떤 결과가 나오던 관심이 없는 경우 등 일 것이다.


이런 태도는 비생산적 집단에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공무원이나 군대 등에서 다음 보직이나 승진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이는 잘못된 사람들이 현행 업무에 집중하지 않고 시간만 채우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왜? 가만히 있어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고위직에 있던 사람이 주어진 일의 본질을 추구하지 않은 채 조직을 운영하다가 좌천되었다. 물론 부적절한 처신이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고 하는 소문이 있었으나 그 본질은 긴장하지 않은 채 어영부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현실에 충실하지 않고 스스로 해야 할 결정도 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지시하지 않는다는 등 말도 안 되는 과신, 무책임한 인기 영합식 지휘와 처신을 해 오던 터였다. 뭔가 일이 잘못돼도 후속조치의 방향에 대한 지침도 제시하지 않았다. 부하들의 의견을 듣는 답시고 이리저리 시간만 끌며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답정너' 질문을 하는 버릇도 있어 보였다.


그렇지 않으면 굶주린 개를 시켜 짖게 했다. 그러다 뜻밖의 결과에 대서는 부하들 탓으로 돌리는 등 안타까운 모습들이 보였다. 이런 것 때문일까? 일부 분별 있는  부하들은 이중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리더의 불행에 안 탑 가운 척하면서도 너무 방심하고 안일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아침 귀한 시간에 지력 단련이라는 명분으로 단체로 책을 보거나 부하들에게는 대외부서나 기관에 예산이나 위문금을 협조하는 것을 가지고 평가를 하겠다는 등 부적절한 가벼운 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였다.


그 외에도 예하부대 현장 확인과 지도는 게을리하는 등 어영부영의 극치였다. 심지어 부하들의 진급 관련 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인사권을 행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임관 출신에 대한 편애도 심하였다. 말 잘 듣는 한 부하를 1박 2일로 출장을 보내어 인사 비밀을 알아오게 하기도 하였다.


그런 리더 밑에는 이익만을 쫓는 소인배들이 득새하는데...  그 부하는 출장을 다녀온 후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신의 정보력을 자랑까지 하였다. 이 소인배는 이후 우리 리더는 자신의 후배들만 챙긴다는 말을 하는 사람인데... 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런 리더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다 예하부대 현장에서 본질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더욱이 놀랄 일은 자신의 책임 범위였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책임 언급이 안 되는 것 같으니 반성도 안 했다는 것이다. 부하 리더가 궁지에 몰렸는데도... '도리'라는 단어도 모르는 듯하다.


이처럼 안일한 태도는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그토록 무시하던 하위 구성원들까지 지금 '회식은 때가 아니다'는 말을 할 정도의 시기였는데도 음주 곁들여진 단체 회식까지 하였다.


몇몇의 올바른 건의는 그 충견에게 가려지고, 결국에는 조직 외부로 이 사실이 알려져 본질의 실패와 함께 괘씸죄까지 더해지고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며 리더의 직위를 박탈당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어영부영하는 사람들은 사람 볼 줄도 옳은 말을 들을 줄도 모르는 듯하다. 여하간 그는 어영부영하다 결국 그 조직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어영부영 살지 말자!

호수에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도  물속에서는 최선을 다해 발길질을 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어영부영 살다 보면 어영부영 후회밖에 할 수 없는 날이 어영부영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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