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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태우면서
가을의 반성
by
Faust Lucas
Nov 9. 2021
< 가을 편지 21-8호 >
수신 : 사계절을 함께 한 전우들
제목: 가을비 속에서 낙엽을 태우며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은 겨울의 파수꾼인가요? 시간이란 놈은 야속하게도 아무 말없이 차가운 냉기 가득한 마지막 계절의 초입에 우리를 끌고 와 버렸습니다.
흰 눈과 차가운 바람 가득한 겨울에 와서 눈꽃을 보았고 그 아래에서 꿈틀거리며 세상에 나오려던 새싹도 보았습니다. 여러분과 같이 보았지요.
이제는 가을비 내리는 어둠 속에서 신록과 초록의 흔적들을 태우며 눈물도 훔칩니다. 매캐한 연기가 지난 시간 속 기억들을 흐리게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희노애락의 파도가 날리는 하얀 포말 같은 것이라 했나요? 물방울이라 했나요?
빗물에 흠뻑 젖은 낙엽은 불꽃을 거부합니다. 자욱한 연기로 저항합니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한 창 물 올라 꽃 피우고 색동옷 갈아 입던 그때로 가려는 소리없는 흰색 몸짓인가 봅니다.
아니면 어딘가에 떨어진 꽃씨들을 후손으로 여기며 한 겨울을 잘 이겨내라는 축복의 향연인가요? 그들은 바짝 말라 땅바닥에 이리저리 뒹굴면서 밟히며 부서지고 으깨지면서도 스스로의 도리를 다하려하는 듯 합니다.
선인들은 낙엽을 태우면서 지난 시간을 반성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나와 새싹으로 희망을, 꽃으로 아름다움과 열매까지 주는 그들의 주검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배움이겠지요.
여러분의 올 한해는 어떠했는지요? 제가 가진 삶의 작은 원칙하나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오기 전보다 조금이나마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가자!'
허황된 바램이지요! 매년 이 맘 때면 반성합니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떠했나요? 코로나 핑계, 남 탓, 세상 탓 등 변명 거리도 많지요.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시간이란 놈은 우리 곁에서 낙엽의 주검도 찾기 힘들게 할 것입니다.
육신의 심장이야 언제인가는 멈추겠지만 영혼의 심장은 영원히 설레야하지 않을까요?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하며 가슴 뛰는 목표를 세워보기를 권합니다.
자발적 군기로 무장하고 삶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에 대한 도리입니다.
211108. 가을비 속에서 비에 젖은 낙엽을 태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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