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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an 17. 2022

#나의_직업은_군인입니다

#여성의 백  #아빠  #장교 #동해안

바보야! 그건 백이 아니라 에어빽이야

년 전 야전부대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군에 여성인력이 많아진 상황에서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그 상황을 더듬어 보았다.


어느 부대에 여성 소위가 해안 경계부대에 소대장으로 가게 되었다. 혈기왕성한 20대 젊은 수컷들이 득실거리는 곳에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리더로 간다는 것이다. 최전방 바닷가를 지키는 작지 않은 부대의 인사 업무 실무 책임자인 그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하면 어찌 되었건 모른 척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초임장교들은 3월 초에 임관을 해서 소대장으로 야전부대에 배치되는 6월 하순까지 초등 군사 교육을 받는다. 그 교육 기간 중에 사전 배치되는 부대에서 야전 지휘실습을 하게 된다. 이 중에는 여군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군내 여군은 1만 2천 여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여군 비율을 2020년 7.4%, 2021년 8.1%, 2022년 8.8%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숫자, 비율이 많아진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절대적인 소수이다 보니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미투니 성폭력이니 하는 이슈가 발생하면 많은 관심의 대상일 될뿐더러 과거에 군 생활을 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좋은 소재이다.


다음부터는 아는 지인의 눈에 비친 상황이다. 이런 염려가 있어서인지 그는 예정사항을 검토하면서 초임 소위 중 여군에 대한 현황을 유심히 체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마침 그의 부서에 여군이 있어서 보직 부여 등 일반 현황과 추가해서 배치 예정 부대의 여성 편의시설을 파악해서 보고하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이는 그 여성의 표정이 좋지가 않았다고 한다.


평소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둘의 대화를 옮겨본다.


'거기는 여성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있냐?'


'잘 모르겠습니다.'


말이 짧고 '확인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말도 없었다고 한다.


'우리 ㅇㅇ에 여군 소초장이 배치된 적이 있었니?'


'잘 모르겠습니다.'

표정도 좋지 않고 확인한다는 말도 또 뒤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확인하고 내일 그 소초에 가 볼 테니 내일 시간계획에 반영하고 배차 내어 줄래?'


'알겠습니다!'


돌아가는 뒷모습이 거북했고 모르는 걸 모른다 했으니 뭐라 말하기도 그랬다고 한다.


그는 다음 날 해당 소초를 가 보았다. 사무실에서 전화로 파악한 것과 사뭇 달랐다. 화장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초 여름에 전입 오면 땀도 많이 날 거고 그러면 샤워도 해야 하고 세탁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부터 걱정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세탁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득 언제인가 들었던 누군가의 대대장 때 에피소드가 떠올랐다고 한다. 식당에서 조리를 해 주시던 지긋한 나이의 여성이 있었다.


하루는 조용히 할 이야기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조용히 찾아가 만났더니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 듯 한참을 망설 더니,


'좀 창피한데 취사병들이 화장실을 뒤지네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아들 같은 애들이 그 어머니 같은 여성이 쓰는 화장실을 뒤진다? 오히려 그의 얼굴이 붉어졌었다고 한다.


그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부대로 복귀해서 담당 과장을 불렀다. 해당 부대 인사참모에게 보완사항을 알려주었으니 조치결과를 추적하라 했다. 그 여성 장교를 시켜 그 여성 소대장의 애로사항도 가끔 묻게 하며 멘토 역할을 맡기는 게 어떠냐 물으니 좋다고 한다.


잠시 현장을 갔다 왔더니 책상 위는 보고서, PC에는 결재문서들이 쌓여 있다. 이런 행정과 매일 전투를 하는 것도 지친다. 바쁘게 읽어보며 궁금한 것은 전화로 확인하고 지침도 주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가 조카처럼 여겼던 여성 장교가 보기에 불편한 자세로 눈에 힘을 주고 서 있길래,


'자세가 왜 그래? 무섭잖~아! 뭐 안 좋은 일 있어?'


'참모님!'


'왜~~~?'


'여군들에게 특별 대우는 필요 없습니다.'


'어, 맞아! 근데?'


'남군들하고 똑같이 대해야 합니다. 지나친 관심은 잘못입니다. 애들 버릇 나빠집니다.'


얼굴에 화기가 잔뜩 올라있는 상태로 대어 들 듯이 말하더란다. 그리고 훽 나가버리까지. 들어오라 불러도 들은 척도 안했다고 한다. 밖에서 듣고 있었는지 과장이 들어 와 죄송하다고 했다한다.


'내가 뭐 실수한 거 있나?'


'아닙니다. 이해해 주십시요. 죄송합니다. 애가 여성 관련해서는 민감합니다. 쟤는 머스마입니다. 저도 조심하고 있습니다.'


'머슴아? 조심? 이해가 안된다?' 여성 화장실, 세탁, 건조 등에 대해 과장이 뭘 오해하게 전달했나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오해 소지의 단어들은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퇴근 후에도 '이거 무슨 상황이지? 뭐가 문제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 날 출근하며 사무실을 둘러보는데 마지 못해 눈도 안마주치고 하는 경례까지. 조언이랍시고 잔소리를 안하려했는데 모른척 하는 것은 그 후배에게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차 한 잔 할래?'


'아닙니다. 말씀하십시요.'


'어제는 평소와 다르더라? 가끔 손가락 하트도 보내주고 웃기도 잘하던데?'


'...'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혹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말해줄래? 사과할게!'


'그런거 없으십니다.'


'내 이야기 좀 해도될까?'


'예'


'내 입장을 좀 들어주면 안될까? 너도 나중에 내 자리에 있을건데, 그때는 지금보다여군들도 많아질거고...'


'예'


'아직까지는 여성은 군에 소수야. 처장은 지휘관을 보좌해야 하는 사람이지!


너가 내 자리에 있다면, 너가 지휘관이라면 어떻게 할거니? 남군들과 비교해 특별 대우를 하겠다는게 아니야!


그 친구도 한 명의 사람인데 생물학적 차이,


예를들어 남성들속옷이 돌아가는 세탁기에 자기 옷이 들어가야 하고 자기 속옷이 돌아가는 세탁기를 부하 남성들이 언제든지 열 수 있다면, 제대로 순찰이나 하겠니?


부대에 전입 오자말자 이런 것들을 낯선 남자에게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


'나라도 고민스럽겠는데...'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대대장 때가 생각났다. 대대장 때는 특공부대였는데 여군 통신 소대장이 똑같은 군장을 메고 행군도 했고 유격장에 가서는 매일 일과 후 짚프차로 인접 주둔지까지 보내게 해서 씻을 수 있게 했던 일, 화장실 사용 문제를 가지고 고민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들의 대화는 이어졌다.


'나를 좀 이해해 주면 안될까?'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대화를 끝내고 보냈다고 한다. 경례를 하고 돌아 가는 뒷모습을 보는 짧은 순간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특별 대우?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 정말 이해를 했을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외부적으로 홍보만 열심히 하고 뒷처리는 너희가 문제 안되게 하라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미워졌다.'고 한다

갑자기 속담 하나가 떠올랐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번다!'

몇 년전 야전부대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군에 여성인력이 많아진 상황에서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그 상황을 더듬어 보았다.


어느 부대에 여성 소위가 해안 경계부대에 소대장으로 가게 되었다. 혈기왕성한 20대 젊은 수컷들이 득실거리는 곳에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리더로 간다는 것이다. 최전방 바닷가를 지키는 작지 않은 부대의 인사 업무 실무 책임자인 그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하면 어찌 되었건 모른척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초임장교들은 3월 초에 임관을 해서 소대장으로 야전부대에 배치되는 6월 하순까지 초등군사 교육을 받는다.


그 교육 기간 중에 사전 배치되는 부대에서 야전 지휘실습을 하게 된다.


이 중에는 여군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군내 여군은 1만2천 여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여군 비율을 2020년 7.4%, 2021년 8.1%, 2022년 8.8%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에 비해 숫자, 비율이 많아진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절대적인 소수이다보니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미투니 성폭력이니 하는 이슈가 발생하면 많은 관심의 대상일 될 뿐더러 과거에 군 생활을 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좋은 소재이다.


다음부터는 아는 지인의 눈에 비친 상황이다. 이런 염려가 있어서인지 그는 예정사항을 검토하면서 초임 소위 중 여군에 대한 현황을 유심히 체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마침 그의 부서에 여군이 있어서 보직 부여 등 일반 현황과 추가해서 배치 예정부대의 여성 편의시설을 파악해서 보고하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받아 들이는 그 여성의 표정이 좋지가 않았다고 한다. 평소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둘의 대화를 옮겨본다.


'거기는 여성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있냐?'


'잘 모르겠습니다.'


말이 짧고 '확인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말도 없었다고 한다.


'우리 ㅇㅇ에 여군 소초장이 배치된 적이 있었니?'


'잘 모르겠습니다.'

표정도 좋지 않고 확인한다는 말도 또 뒤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확인하고 내일 그 소초에 가 볼테니 내일 시간계획에 반영하고 배차 내어 줄래?'


'알겠습니다!'


돌아가는 뒷모습이 거북했고 모르는 걸 모른다 했으니 뭐라 말하기도 그랬다고 한다.


그는 다음 날 해당 소초를 가 보았다. 사무실에서 전화로 파악한 것과 사뭇 달랐다. 화장실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초 여름에 전입오면 땀도 많이 날거고 그러면 샤워도 해야하고 세탁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부터 걱정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세탁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득 언제인가 들었던 누군가의 대대장 때 에피소드가 떠올랐다고 한다. 식당에서 조리를 해 주시던 지긋한 나이의 여성이 있었다.


하루는 조용히 할 이야기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조용히 찾아가 만났더니 말을 꺼네기가 쉽지 않은 듯 한참을 망설더니,


'좀 창피한데 취사병들이 화장실을 뒤지네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아들같은 애들이 그 어머니 같은 여성이 쓰는 화장실을 뒤진다? 오히려 그의 얼굴이 붉어졌었다고 한다.


그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부대로 복귀해서 담당 과장을 불렀다. 해당부대 인사참모에게 보완사항을 알려주었으니 조치결과를 추적하라했다.


그 여성장교를 시켜 그 여성 소대장의 애로사항도 가끔 묻게 하며 멘토 역할을 맞기는 게 어떠냐 물으니 좋다고 한다.


잠시 현장을 갔다왔더니 책상 위는 보고서, PC에는 결재문서들이 쌓여 있다. 이런 행정과 매일 전투를 하는 것도 지친다. 바쁘게 읽어보며 궁금한 것은 전화로 확인하고 지침도 주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가 조카처럼 여겼던 여성장교가 보기에 불편한 자세로 눈에 힘을 주고 서 있길래,


'자세가 왜 그래? 무섭잖~아! 뭐 안좋은 일 있어?'


'참모님!'


'왜~~~?'


'여군들에게 특별 대우는 필요 없습니다.'


'어, 맞아! 근데?'


'남군들하고 똑같이 대해야 합니다. 지나친 관심은 잘못입니다. 애들 버릇 나빠집니다.'


얼굴에 화기가 잔득 올라있는 상태로 대어 들 듯이 말하더란다. 그리고 훽 나가버리까지. 들어오라 불러도 들은 척도 안했다고 한다. 밖에서 듣고 있었는지 과장이 들어 와 죄송하다고 했다한다.


'내가 뭐 실수한 거 있나?'


'아닙니다. 이해해 주십시요. 죄송합니다. 애가 여성 관련해서는 민감합니다. 쟤는 머스마입니다. 저도 조심하고 있습니다.'


'머슴아? 조심? 이해가 안된다?' 여성 화장실, 세탁, 건조 등에 대해 과장이 뭘 오해하게 전달했나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오해 소지의 단어들은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퇴근 후에도 '이거 무슨 상황이지? 뭐가 문제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 날 출근하며 사무실을 둘러보는데 마지 못해 눈도 안마주치고 하는 경례까지. 조언이랍시고 잔소리를 안하려했는데 모른척 하는 것은 그 후배에게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차 한 잔 할래?'


'아닙니다. 말씀하십시요.'


'어제는 평소와 다르더라? 가끔 손가락 하트도 보내주고 웃기도 잘하던데?'


'...'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혹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말해줄래? 사과할게!'


'그런거 없으십니다.'


'내 이야기 좀 해도될까?'


'예'


'내 입장을 좀 들어주면 안될까? 너도 나중에 내 자리에 있을건데, 그때는 지금보다여군들도 많아질거고...'


'예'


'아직까지는 여성은 군에 소수야. 처장은 지휘관을 보좌해야 하는 사람이지! 너가 내 자리에 있다면, 너가 지휘관이라면 어떻게 할거니?


남군들과 비교해 특별 대우를 하겠다는게 아니야! 그 친구도 한 명의 사람인데 생물학적 차이, 예를들어 남성들속옷이 돌아가는 세탁기에 자기 옷이 들어가야 하고 자기 속옷이 돌아가는 세탁기를 부하 남성들이 언제든지 열 수 있다면, 제대로 순찰이나 하겠니?


부대에 전입 오자말자 이런 것들을 낯선 남자에게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


'나라도 고민스럽겠는데...'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대대장 때가 생각났다. 대대장 때는 특공부대였는데 여군 통신 소대장이 똑같은 군장을 메고 행군도 했고 유격장에 가서는 매일 일과 후 짚프차로 인접 주둔지까지 보내게 해서 씻을 수 있게 했던 일, 화장실 사용 문제를 가지고 고민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들의 대화는 이어졌다.


'나를 좀 이해해 주면 안될까?'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대화를 끝내고 보냈다고 한다. 경례를 하고 돌아 가는 뒷모습을 보는 짧은 순간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특별 대우?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 정말 이해를 했을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외부적으로 홍보만 열심히 하고 뒷처리는 너희가 문제 안되게 하라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미워졌다.'고 한다

갑자기 속담 하나가 떠올랐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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