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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an 24. 2022

#나의직업은군인입니다

#군인도 잘 모르는 군대이야기

DP 이야기

허구와 가상은 현실과 구별해야 한다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을 현실이라고 착각하면 어떻게 될까?

쉬운 표현으로 하면 '답이 없다'이다.

어느 연예인이 한 말이 떠 오른다.
'책 한 권 읽고 아는 척하는 놈이 가장 무섭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경우도 있다. 영화 한 편 보고 그 감정 이입된 시각으로 현실을 보고 해석하고 신념화까지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찔하다!

실제 현실과 공상을 구별 못해 벌어진 웃기면서도 슬픈 뉴스가 있었다. 1977년 9월 2일 오전 9시쯤 천호대교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미국 TV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에 빠져있던 6살 소년이 초인적 능력의 주인공처럼 점프해 보겠다며 뛰어내려 숨졌다. 다음날 주요 일간지에 톱기사로 '어린이가 TV에 너무 몰입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불행의 극치'라며 보도했다.


그 여파로 미국 공상과학 드라마의 부작용이라는 여론이 일자 모 신문은 '600만 불의 사나이' '원더우먼' 등의 극본·연출을 맡았던 윌리엄 제카까지 만나 "당신이 쓴 드라마 흉내를 내다가 한국 어린이들이 추락사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추궁성'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을 일반화해선 안 된다. 가공의 세계라는 사실을 어린이에게 가르쳐 줄 의무는 부모에게 있다. 그 책임을 매스 미디어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라는 '항변'을 들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전설도 내려온다. 이런 웃지 못할 사고는 사라진 듯하였으나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6세 소녀가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흉내 내다 43층 아파트 발코니에서 떨어져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다.


이처럼 극소수의 어린이들에게는 TV나 영화  속 픽션들의 중독성과 그 위험은 황당한 모습으로 현실에서 픽션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어린이들에게만 있는 것일까?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수가 폭발하고 있다는 드라마 하나가 화제이다. 몇 년 전 만들어진 웹툰 'DP 개의 날'이 원작이다. D.P. 는 군무 이탈 체포조로 Deserter Pursuit의 약자이다.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병사로 군 생활을 한 작가가 경험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하니 일부는 그의 시각에 비친 팩트일 것이다. 그렇다고 전체가 사실은 아닐 것이다. 픽션(fiction)인 것이다. 논픽션(Non-fiction)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픽션은 픽션이 아닌 것, 즉 사람이 상상해 창조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다큐멘터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또는 소설 등이 대표적인 논픽션에 속한다.


 논픽션의 작가는 스스로가 자신이 알거나 믿는 사실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지만, 작가가 믿는 것과 현실과의 차이, 또는 잘못 알고 있던 사실로 말미암아 그 내용이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서울 가 본 놈하고 안 가 본 놈하고 싸우면 서울 가 본 놈이 못 이긴다'

실제로 해 보거나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은 사실대로만 말하지만, 실제로 해 보거나 직접 눈으로 보지 아니한 사람은 오히려 더 그럴듯한 이론이나 과장된 이야기를 말해서 더 그럴듯하고 더 엄청나게 이야기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서울을 안가 본 사람이 보기에는 직접 가 본 사람이 기억을 더듬고 생각하는 모습보다는 확신에 찬 안 가본 사람 말을 더욱 신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남자들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가 군대 이야기이다.


특히, 술이라도 한 잔 걸치면 그 영원한 안주거리는 커지고 종류도 다양해진다. 기억 속의 사실들이 얽히고설켜서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다. 기억 왜곡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인간의 두뇌는 연속적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조각으로 저장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집되거나 왜곡되는 것이다. 누군가 선명하게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면,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편집되고 왜곡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총알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곳을 포복으로 기었다'  누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떻게 보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훈련은 없다'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일반부대에서 철조망 하단 통과 같은 훈련은 하지도 않는다.


 신병훈련소에서나 했을 것이다. 갓 입대 후 군대에 왔다는 긴장감, 급변한 문화적 충격, 실전과 같은 훈련을 시키려는 조교들의 일명 '뻥'이 뒤섞인다. 거기에 더해 자대에서 받은 사격훈련 등 기억의 조각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만약 철조망 통과 훈련 때 기관총 소리를 들었다면 그것은 공포탄 소리나 녹음된 음향이었을 것이다.

거짓 또는 진실, 왜곡과 오해, 그리고 과장에 대한 팩트 체크! (기억 왜곡 현상이 있을 수도...)

넷플릭스 DP를 보게 되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군내외에서 난무하고 묻는 사람도 많아 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서울 안 가본 사람의 말을 서울 가본 사람이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다시 가보는 것 같은 창피한 기분도 들었다. 약 21~24개월 정도를 병사로 복무한 원작자의 작품이 너무나 화제가 되어 왜 그런지 ,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인터넷을 뒤적이며 뉴스 기사도 보고 작품평도 보았지만 대화를 하기에는 부족했다.


국방 전문기자니 군필 기자니 하며 나름 경험담도 덧붙이고 거기에 댓글도 시끌벅적했다. 드라마는 자극적이어야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그래야 흥행이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일단은 성공한 작품인 듯했다.

“정말 군대가 저래?”

“진짜야. 드라마 보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올 것 같아.”

어느 신문에서는 '진짜 군대, 그 날 것의 묘사에 여성들은 충격을, 군필자들은 PTSD를 호소한다. 그동안 군대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들과는 다른 ‘하이퍼 리얼리즘(극단적 사실주의)’이다.'라고 평가하는 것을 보고는 놀랐다. 여기에 군복을 여태 것 입은 직업군인으로서의 입장을 묻는다면 안타까움과 반성이다.

드라마의 주된 배경은 2000년대 강원도의 어느 헌병부대라고 한다. 한 병사가 보충대 입소로부터 자대 배치, DP로 임무 수행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극화한 작품이다. 작가의 경험과 사실을 기초로 극화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언론들에서 극사실주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현실에 실재하는 것 (혹은 그것을 촬영한 고화질 사진)을 회화나 조각으로 완벽히 재표현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그 용어를 왜 사용할까? 도대체 드라마틱제이션된 작품이 얼마나 사실 같으면 그럴까?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었다. 1회부터 6회까지 단숨에 이어 보았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고 지루하지 않게 잘 만든 작품이라는 것에는 동감이 되었다. 다만 보충대 입영 시 장군도 없는데 장성기를 신고식장에 비치하거나 장정 신분의 기간을 건너뛰고 바로 훈련병이 되는 것, 생활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원산폭격, 조교가 임의대로 훈련병의 식사시간을 통제하는 것, 신병 병과 분류를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 등은 눈에 거슬렸다.


그 외 병영 부조리를  포함한 나머지 대부분은 어느 정도 그럴싸하게 연출되었다. 특히, 감정을 거스르는 내용들은 그 당시 사건사고 속보나 현장에서 전해 들어 본 적 있는 사례들이 대부분이었다.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전부도 아니다

특히, 병영 부조리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는 병영 부조리에 대한 책임은 지휘관을 포함한 간부들의 몫이다. 잠시라도 방심하거나 경계를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여름날 잡초처럼 불쑥 커버 린다는 것이다.


지난 군 생활을 돌아보아도 이것 만큼은 확실했다. 90년대 초 소대장 때는 사실 뭘 아는 게 없었다. 군대에는 군기가 생명이고 강한 군기만이 힘들고 어려운 군대 생활을 잡념 없이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는 착각도 했었다.

그렇게 중위가 되고 대대 당직사령을 하게 되었다. 대령 이하 이등병까지 제일 힘없고 버림받은 군인들만 온다는 연대의 최격 오지 주둔지를 가진 대대였다.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625 때 포로수용소 자리였다고 했다. 읍내까지 나가려면 택시비만 20,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런 지형적 영향 때문인지 모두가 거칠었다. 병사들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은 흔한 모습이었다. 저녁 점호가 끝나도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거나 바둑을 두기도 했다. 심지어 아침 점호 후 뜀걸음에서 발도 맞추지 않고 춥다고 내복을 입은 채로 알몸 구보를 하기도 했다.


함무라비 법전처럼 대응했다. 다음 날 일과 시작 전까지 기타 치며 노래하게 했고 밤새 바둑을 두게도 했다. 문란한 뜀걸음 질서에는 시범 케이스로 얼차려를 주고 호주머니는 꿰매게 했다. 지도하는 말은 투박했고 날 선 칼끝 같았다. 이후 식당 갈 때는 주변에 병사들이 보이지 않았다.


취침 10분 전부터 최동북단 태백산맥 자락의 한 주둔지는 침묵만이 흘렀다.

중대장이 되어서는 구타 및 가혹행위 내부 소탕전에서 승리했다고 자부했다. 또한 당시 기준으로 일체의 부조리가 없었다. 그렇게 믿었다. 2차 중대장 때도 그랬다. 없는 줄 알았다. 방심이었다. 보직 만료를 앞두고 교육계가 조심스레 귀띔해 주었다.



'ㅇㅇㅇ 일병이 선임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후 면담을 했고 구타나 가혹행위받은 것을 6하 원칙하에 쓰게 했다. 작성하지 않으려 했다.
'안 써? 너도 그 놈들과 똑같은 놈이야!
'....'
그가 왜 쓰지 않으려 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요즘도 주변에 자주 하는 나오는 말이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 하루 중 가장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 잘해야 한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일과 시간에는 전권을 휘두르는  중대장일지라도 퇴근한다. 그 이후 시간은?

'병영 부조리는 잘못된 것이다. 불의에 침묵하며 참거나 모른 척한다고 해서 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러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은 공범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다. 뭔가를 바꾸려면 반드시 희생이 따른다. 그것이 싫다면 너도 똑같은 놈이다'

설득과 협박을 통해 고구마 줄기 케듯이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누가 있었냐? 그것도 써라!' 몇 장의 확인서를 받았다. 전 중대원을 모아 놓고 똑같이 교육했다. 결과는...

자괴감이 들었다. 이제 보직도 만료되어 가는 시점에서 200여 장이나 되는 진술서를 보았다. DP에 나오는 거의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중대원 거의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고 극소수만이 방관자였다.


부임 초 이와 같은 조사와 후속조치를 통해 부조리 없는 청정 중대라고 안심했던 방심의 결과였다. 불가 10여 개월 만에 잡초는 무성해 있었던 것이다. 발본색원이라는 말이 있다.


뿌리째 뽑아야 폐단이 없어진다는 말인데 병영 부조리는 그걸로도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뿌리가 없어지더라도 흙 속에 숨어 있는 씨가 자라거나 어디선가 날아온 씨가 뿌리내리듯이 그 생명력은 불사신보다 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농부가 밭을 살피고 뽑고 농약을 치 듯해도 그 노력조차 부족함을 알았다.

내무생활이 훈련보다 힘들다?

대대장으로 취임했다. 중대장 보직 만료한 지 약 10년 만에 젊은이들을 현장에서 지휘하게 되었다. 전군에서 유일하게 강습대대라는 이름을 가진 부대였다. 전임자가 나름 너무나 FM대로 숨 쉴 틈 없이 지휘하다 보직 해임된 부대였다.


 사격장에서 한 명의 병사가 본인의 총으로 불의의 객이 되었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휘관은 부하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전해 들었다. 부대의 첫인상은 이상했다. 특공부대 보다도 전투력이 막강해야 할 부대가 5분 전투대기 소대 임무도 해제되고 주임원사를 포함한 행정보급관 등 부사관 다수가 문책성 전출로 교체된 상태였다.

주변에서는 이런저런 병영 부조리가 많고 자기 지휘관을 교체시킨 군기도 문란한 부대에 왜 왔냐며 걱정도 해 주었다. 사실 기계화부대로 예정되어 있었다. 신임 지휘관이 취임 후 정상적인 연말 교체까지 장기간 대리 근무체제로는 더 이상 안된다며 지명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었다. 부임 후 먼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다시 창설한다는 생각으로 체육활동과 간담회, 저녁에는 소주 한 잔을 곁들인 식사가 이어졌다. 한두 달 정도 되니 조금씩 마음을 열어 주기 시작했다. '떨어진 사기와 자긍심, 소속감을 정상화시키는 방법을 같이 고민도 했다. 부대원들의 공통된 대안은 훈련이었다.

'군대가 왜 힘든 즐 아느냐? 훈련이 힘든 게 아니라 내무생활 때문에 힘들다'

강한 훈련을 통해 서로서로를 끈끈하게 묶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소대장으로 있었던 전우와 DP관련 병영 부조리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몸이 힘들어 장교나 부사관, 병사 모두가 몸이 힘들었습니다. 전장 극복 훈련, 참호격투 리그전, 장거리 침투 훈련, 낮에는 PT 체조와 장애물 극복 훈련, 야간에는 목표지역 습격 훈련이 밤새 이어진 유격훈련, 축구리그전, 대항군 임무시 발각되거나 포획되면 뒤따르던 대대장님의 공식적 갈굼(?) 등으로 병사들이 누구를 괴롭힐 여유가 없었습니다.


간간히 발생하는 마찰도 있긴 했지만 부조리라기보다는 청소 임무분담 소홀, 참호격투 시 보이지 않는 반칙 등에 대한 갈등 등이었습니다. 일부 하사들이 개인 심부름, 일과 중 핸드폰 게임 등 문제도 있었지만 정말 모두가 몸이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맨날 몸 쓰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갈등이 식별되면 며칠간 체력단련도 없이 병영 부조리 척결 토론회를 일과 8시간 동안 해야 했던 것들이 얼차려보다 힘들었다고 합니다. 소문에 듣기로 처음 오셔가지고 소대 하나를 해체시켰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10여 년 전, 소대장과 대대장으로 처음 만났고 지금은 소령(진)과 대령으로 DP 관련 병영 부조리를 주제로 도봉산 중턱 바위에 앉아 푸념을 하는 모습이다. 간간히 나라 걱정도 하며 가을 하늘 아래 멀리 능선 따라 서울시 전경을 보기도 했다.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다. 지금은 다소 어렵고 어수선한 시기지만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잘 이겨낼 거야'

두 군인의 대화는 어쩔 수 없다. 지형을 보며 625 때 북한군의 남침 경로, 당나라 군대, 포천-의정부지구 전투, 종전선언 여파 등 이 좋은 경치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참을 돌아 다시 DP로 돌아왔다. 군인들도 주변에서 DP에 대한 다양한 반응도 듣고 있다.  

'작가가 헌병대 DP출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엮어서 이야깃거리로 만들었는데 한마디로 너무 허구성이 많고 작가가 흥미와 인기위주로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런 영화나 웹툰들이 군의 사기저하에 일조를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없는 이야기는 아니고, 여러 사실을 하나로 묶어서 말하니 군대가 모두 썩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 봅니다. 건전한 99와 나쁜 1중에 나쁜 1만 집중적으로 말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완전히 없던 사실도 아니니 거짓이라 할 수도 없고. 군대를 비하하는 전형적인 선전선동 방법입니다'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탈영을 택한 그 청년도 이유가 있었을 건데... 나는 어릴 때 책을 워낙 좋아해서 사극을 잘 보질 않았어. 드라마로 본 사극은 허구를 많이 집어넣어서 그럴싸하게 꾸미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진짜로 믿고 있어서 역사를 책으로 읽은 사람보다 선명하게 허구를 기억하니까 그 사람들이 말을 더 잘하더라'

'지금까지 국방부와 각 군에서는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 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말없이 나라 지키는 군인도 있다!

국방부에서도 이례적으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도 들렸다. 드라마는 드라마인데...

군대가 존재하는 본질은 '싸우면 이기는 것이다' 군대 조직에는 여느 조직과 다른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합법적인 무력집단, 누군지도 모르고 자신들을 비하하는 사람일지라도 보호하고 지킨다. 너무나 많은 수의 다양한 신분으로 구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끊이지 않는다. 탈영이란 것도 군대에만 있는 단어이다. 다른 집단이라면 무단결근, 잠적, 노쇼(no show), 잠수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자의적으로 벗어났다고 추적하고 잡아서 처벌도 한다. 그렇다고 범죄 조직은 아니다.


모병제를 하는 미군, 병영문화가 선진화되었다는 선진 군대에서도 탈영은 존재한다. '군대에 안 왔으면 탈영도 안 한다?' 맞는 말일 수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폐쇄적이면서 후진적이고 말도 안 되는 부조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겨우 드라마 한 편 보고 목숨 걸고 집 지키는 충견의 나쁜 버릇을 없애겠다고 때리기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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