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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가는 길

탕자 골퍼의 기도

by Lucas Jun 06. 2022


탕자 골퍼의 기도(골프장 가는 길) (1) 220528

여름이라 봄이 짧다 온난화라 덥다지만
새벽 공기 맞으며 골프장 가는 길은
시선하면서 상쾌하고 약간 쌉쌀하기도 하다

운동도 안되는 걸 잘치지도 못하면서
돈 낭비다 시간 아깝다 말들 하지만
확 트인 초록과 신선한 바람
정겨운 눈 빛을 어찌 값으로 치루리오

무엇을 위해 아웅다웅 달렸는지 모르지만
여독은 진하고 흔적은 졸음으로 남는다
어느 순간 씨끌벅적이던 차안이 조용해진다

나도 몰래 감긴 눈과 입
하지만 머리 속은 혼란스럽고 입속에선 간사한 혀가읖조린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제 공이 페어웨이에 안착하고 그린에서 구멍에 임하게 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그린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늘에 블랙홀이 모든 별을 끌어안듯
홀컵이 제 볼을 사정없이 삼키게 하여 주시옵고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듯
동반자들이 저에게 타수에 걸맞는 현금을 끊임없이 주게 하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한 것 같이
저들의 오이시디를 용서하고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듯 그들의 실수에 나이샷과 굿샷만 안타까이 외칠 수 있는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저는 죄인으로서 그들의 콧물 묻은 현금만 챙겨 좋은 곳에 기부하여 아버지께 영광이나마 돌릴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않으시듯
제  공을 벙커와 헤저드와 디폴트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고, 다만 앞으로 적절한 거리만 가게 해 주옵소서

대개 버디의 권세와 영광이 그린에서 제게 영원히 있기를 구하나이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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