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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Aug 09. 2022

탕자 골퍼의 기도(골프장 가는 길) (1) 220528

군인도 잘 모르는 군대 이야기  나의 직업은 군인입니다


탕자 골퍼의 기도(골프장 가는 길) (1) 220528


여름이라 봄이 짧다 온난화라 덥다지만

새벽 공기 맞으며 골프장 가는 길은

신선하면서 상쾌하고 약간 쌉쌀하기도 하다.


운동도 안 되는 걸 잘 치지도 못하면서

돈 낭비다 시간 아깝다 말들 하지만

확 트인 초록과 신선한 바람

정겨운 눈 빛을 어찌 값으로 치루 리오


무엇을 위해 아웅다웅 달렸는지 모르지만

여독은 진하고 흔적은 졸음으로 남는다

어느 순간 씨끌벅적이던 차 안이 조용해진다.


나도 몰래 감긴 눈과 입

하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럽고 입속에선 간사한 혀가 읊조린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제 공이 페어웨이에 안착하고 그린에서 구멍에 임하게 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그린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늘에 블랙홀이 모든 별을 끌어안듯

홀컵이 제 볼을 사정없이 삼키게 하여 주시옵고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듯

동반자들이 저에게 타수에 걸맞은 현금을 끊임없이 주게 하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용서한 것 같이

저들의 오이시디를 용서하고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듯 그들의 실수에 나이샷과 굿샷만 안타까이 외칠 수 있는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저는 죄인으로서 그들의 콧물 묻은 현금만 챙겨 좋은 곳에 기부하여 아버지께 영광이나마 돌릴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않으시듯

제  공을 벙커와 해저드와 디폴트에 빠지지 않게 해 주시고, 다만 앞으로 적절한 거리만 가게 해 주시옵소서!


대개 버디의 권세와 영광이 그린에서 제게 영원히 있기를 구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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