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무엇과 싸우는가?
분단위로 쫓겨도 틈새가 있다!
출근하는 매일은 보고와 회의, 심의 등으로 일정표가 가득찬다. 08:30분에 아침 회의가 있고 그것이 제대로 준비되었는지 08:00 어간에 미리 점검을 한다. 밤새 뜬 눈으로 지새운 몇 명은 늘어지 어깨에 붙어 있는 팔과 손으로 키보드를 만지작 거린다. 그 중 한 명은 레이저 포인트로 브리핑 연습을 한다.
살아있는 지휘통제실인지 피곤한 당직실인지 모르겠지만 긴장감은 열린 창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대신 내가 들어 온다.
"에브리원! 굳 모닝! 수고했어요! "
"충성! 부장님! 편히 쉬셨습니까? "
"나야 뭐~~ 푹 쉬었지요. 밤 새 수고들 많았소!"
루틴한 인사가 오고 간다. 사전에 상황보고 내용을 점검 중인 처장이 일어나며 몇 마디 한다.
"부장님! 어제 육본 지시사항이 있었습니다. 공군 전투기 사고 때문인 것 같은데 오늘부터 부대 안전진단을 해서 내일 보고하랍니다."
"뭔 일 있으면 국방부는 엄중하게 인식한다. 합참은 예의주시한다. 육본은 전투복으로 갈아 입고 골프 통제하고 음주 회식은 지양하라는 패튼이 계속되네"
"민간 기업은 어떻게 합니까?"
"현장으로 달려가지!"
"우리는 자판기 같습니다. 뭐가 들어가면 나오는 건 똑같습니다."
"문서는?"
"여기 있습니다."
요약하면, '군에 사고가 났으니 너희들은 사고 내지말고 주변 현장을 확인하고 점검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해라'이다.
"코로나는?"
"어제 ㅇ명이 확진되었고 밀접접촉은 ㅇㅇ명입니다. 격리 중인 ㅇㅇ부대 ㅇㅇ이 고열이 있어 당직사관이 앰블로 ㅇㅇ병원으로 후송했고 링거 맞고 약 처방 받고 복귀했습니다. 지금은 특이사항 없습니다."
"오늘 내 시간계획 좀 띄워 보시오"
"오늘은 좀 여유 있으십니다"
"놀리지 마시오. 여기없는 보고는? 30분 단위로 시간계획을 잡는 건 좀 그렇다? 회의, 심의, 신고, 검토, 배석 등 전쟁도 안하고 훈련도 안하는데 이건 뭐냐?"
"A-4지 전투, PC 전투, 심리전 등도 있습니다"
"에라이~~ 놀리지 말고 좀 있다 봅시다"
"충성!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알았어요. 밤 샌 근무자들은 마무리 잘하고 얼른 퇴근 준비합시다"
아직 일과 시작도 안했는데,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잘도 가기만 한다. 짧은 인생에 의미있고 가치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