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제가 한 번 마셔봤는데요

오픈런에 실패했지만 따사로운 은혜로 영접한 원소주

by 스밍





이번 글은 현재 제가 발행하고 있는 술 뉴스레터(술영레터)의 6호 중 원소주 내용을 일부 옮겨왔습니다.


원소주 구매에 실패하고 여기저기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원소주를 영접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평소에 하지 않는 아주 이른 출근을 하고, 이른 퇴근을 하고 나서 만난 원소주. 요즘 구하기 어렵다는 라이스크림과 함께 마셔봤어요.


풀 패키지 원소주를 보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박스까지 디테일하다는 점이었어요. 박스만 봐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풍기고, 만져보면 맨질맨질 벨벳처럼 느낌이 좋습니다. 그리고 박스와 병 라벨에 한국적인 이미지 요소가 조화롭게 들어가 있어요. 건곤감리, 원(₩), 태극마크 등 디자인에 공들였다는 느낌이 나서 좋았어요. (약간 AOMG 로고 같은 느낌도 있고요!) 제게 원소주를 나눠주신 분이 말해줬는데, 병에 있는 라벨은 천으로 만들어서 떼어서 다른 곳에 붙일 수도 있다고 해요.





향과 맛도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원소주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풍성한쌀향 #부드러운목넘김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입에도, 마지막 입에도 고소한 쌀향이 가득 느껴집니다. 쌀로 만든 증류주 중에서 향이 강하게 지속되는 편이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양촌양조장의 우렁이쌀청주만큼이나 향이 좋았어요. 쌀 향의 정도는 동동주나 막걸리 정도입니다.


입에 소주를 가득 머금었을 때 향은 배가 됩니다. 소주를 가득 머금고 혀를 굴리면 기분 좋은 향기가 퍼지는 경험을 할 수 있고 목으로 넘기는 과정이 굉장히 부드러워요. 22도 라는 도수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연한 목 넘김입니다. 백화수복보다도 목 넘김이 좋아서 평소 희석식 소주(참이슬, 처음처럼 등)를 넘기는 게 힘드셨던 분이라면 좋아하실 거예요.


시원하게 마시거나 탄산수를 조금 타서 드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원스프리트의 박재범 대표님이 좋아하는 것도, 탄산수와 레몬, 원소주를 섞어 마시는 버전이라고 해요. 저도 탄산수와 함께 마셔봤는데 진짜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잔으로 마시면 고소~한 느낌, 탄산수와 함께 마시면 깔_끔! 집에서 종종 진토닉을 타먹는데 여러 잔 연거푸 마시다 보면 단맛이 혀에 남아 5잔째 먹으면 물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원소주는 예의 그 단맛이 없어서 진토닉보다 낫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이번에 먹고 반해서 온라인 판매가 풀리는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증류식 소주* 계열로 비교될만한 술들이 여럿 있는데요. 원소주와 함께 가장 흔하게 언급되는 건 토끼소주와 백화수복이 아닐까 싶어요. 좀 더 넓게 보자면 우렁이쌀청주와 청하, 화요와 일품진로도 비교군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아 비교를 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우열은 가릴 수 없이 모두 다 맛있는 술이고 표에 적은 특징은 주관적인 느낌이니 참고만 부탁드려요! (가격은 소비자가 기준입니다)

* 증류식 소주는 순수 알코올만 증류한 술,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에 물이나 첨가물을 넣어 만든 술



술맛들을 간단하게 설명해보자면 원소주는 풍미가 좋은 술이에요. 맛의 밸런스가 좋아서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리지만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담백한 안주가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 함께 먹은 햇반 라이스크림 조합도 정말 좋았어요! 토끼소주의 경우는 맛이 강한 안주나 기름기 있는 안주와 잘 어울려요. 아주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제게는 토끼소주가 고량주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거운 안주들이나 고기류와 먹기 좋아요.


백화수복은 집이나 이자카야가 아니면 먹기 어렵지만, 추운 날 몸을 데우는 마중술이자 가성비 넘치는 술이고요. 우렁이쌀청주는 한식과 더없이 잘어울리는 맛이자 풍미가 좋은 술이에요. 도수도 그리 높지 않아 술을 잘 못하는 일행과도 먹기 좋고요. 청하는 달달하면서 청량감 있는 술이라 회와 함께 먹기 좋아요. 화요와 일품진로는 단맛이 거의 없는 술이라 어떤 안주와도 무난하게 잘 어울리고 국물류와도 궁합이 좋답니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막연할 것 같아 상황별로도 술을 나눠보았어요. 지극히 주관적이니 참고만 해주시길!


안주 맛이 강하거나 기름질 때 : 토끼소주, 청하, 화요, 일품진로

담백한 안주를 먹을 때 : 원소주, 백화수복, 우렁이쌀청주


일행 중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있을 때 : 원소주, 백화수복, 우렁이쌀청주, 청하

오늘은 코끝을 탁 치는 강한 소주가 먹고 싶을 때 : 토끼소주, 화요, 일품진로


힙한게 제일 좋아 : 원소주, 토끼소주, 우렁이쌀청주

오늘은 무난한 술로 달릴래 : 청하, 화요, 일품진로


천천히 취하고 싶어 : 우렁이쌀소주, 화요, 백화수복

속도감 있게 취할래 : 원소주, 토끼소주, 화요, 일품진로


단맛 좋아 : 청하, 우렁이쌀청주

회색지대 : 원소주

단맛 극혐 : 화요, 일품진로, 토끼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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