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 알찜과 알전골, 알탕이 전부인 메뉴판에서 볶음밥 밑에 '볶음밥 맛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았다. 주문을 하기 전에 본 메뉴판이니 자연스럽게 메인 메뉴를 먹고 볶음밥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감자탕이나 삼겹살, 떡볶이도 아니고 알찜, 알전골에 볶음밥이 가능한지, 맛이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볶음밥을 시킬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무조건 후킹 할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보통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 메시지는 수많은 다른 브랜드들 사이에 살아남기 위해서 후킹이 잘되는 문구, 눈에 확 들어오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편이다. 하지만 참좋은여행은 가장 기본 템플릿을 고수한다. 사진보다 글의 비중이 훨씬 높은 템플릿을 말이다.
그리고 솔직하게 다가간다. 초특가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가 수량 예측을 잘못한 실수라는 점, 참좋은여행은 다른 여행사의 49만 원 미끼 상품처럼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 북극 상품을 팔게 된 상황을 진솔하게 전한다. 긴데도 자꾸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패키지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데도 구미가 당긴다.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려야 한다면 이렇게 진심으로 일하고 있는 여행사가 좋지 않을까?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한 번 카카오톡 플친 중 (마케터이자) 고객으로서 필요 없는 채널을 한 번 정리한 적 있는데 참좋은여행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계속 글을 받아보고 싶은 채널로 남았다.
에어비앤비의 인스타그램 광고. 광고의 메시지는 간결하다.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네 개의 호텔 방에서 따로 지낼 필요는 없잖아요. 그럴 땐 에어비앤비. 함께, 더 저렴하게.' 호텔과 에어비앤비가 가장 차별회될 수 있는 두 가지 포인트, '한 지붕에 같이, 그리고 더 저렴하게'라는 소구 포인트를 부연 설명 없이 깔끔하게 담아내면서도 감도 있는 3D 그래픽으로 시선도 잡았다. 단 5줄의 자막으로도 충분히 브랜드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와닿았던 광고다.
인스타든 X(구 트위터)든 광고가 넘쳐나면서 고객들은 웬만한 광고는 스킵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들 역시 고객들의 손끝을 잡아두기 위한 노력이 열심이다. 왼쪽부터 콰트, 내집스캔, 올리브영인데 일반 인스타그램 유저, 엑스 유저들이 올릴법한 소재로 광고를 만들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콰트의 경우에는 아이폰 기본 메모 형식이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신만의 팁을 전수해 주는 인플루언서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활용하는 이미지 콘텐츠가 아이폰 기본 메모창이다. 그 트렌드를 캐치해 광고 메시지를 잘 녹여냈다. 내집스캔의 경우 유튜브의 댓글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프로필을 수정하지도 않은 정말 유저가 단 댓글처럼 보여서 광고인지 모르게끔 만들었다. 올리브영 역시 일반적인 브랜드가 할 수 없는 날것의 콘텐츠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매체의 내러티브를 파악하고 바로 적용하는 린한 전략이다.
만약 설명하기 어려운 서비스나 상품의 경우 참고하기 좋은 브랜드 둘. 개인 맞춤형 영양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이엠과, 코골이 방지 제품 구독 서비스를 하는 파사다.
먼저 아이엠 광고는 왼쪽 상단에 있는 부분이 영상으로, 오른쪽에는 제품의 전체샷이, 하단에는 아이엠이 어떤 서비스인지 계속해서 보이게 했다. 영상에는 누군가가 영양제 한 포를 뜯어서 먹는 장면인데 이것만 봐서는 어떤 서비스인지 인지하기 어렵지만, 함께 있는 광고카피와 이미지 덕분에 이해를 할 수 있다.
파사의 경우에는 제품 이미지만 보고 어떻게 제품을 사용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코골이를 방지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크게 제품 이미지를 넣고, 아래 캐러셀로 제품의 특성을 보여줬다. 입에 넣는 제품이고 보관을 할 수도 있고, 세척도 쉽다는 내용을 담아서 말이다. 이 경우에도 고객이 바로 서비스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한 사례!
각종 브랜드의 직장인이 모여있는 링크드인.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 중인 가비파트너스는 이곳에 모여있는 직장인들을 타깃해 눈에 콕 박히는 카피라이팅으로 광고를 만들었다.
'마케팅/CRM 담당자님' 하고 부르면서 담당자라면 스크롤을 멈추게끔, 연이어 마케팅 이벤트 준비 중이냐고 물으며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을 타깃 했고, '혹시 다음 이벤트 경품도 아메리카노 쿠폰인가요?'라고 하며 마음을 뜨끔하게 했다. 사실 커피 브랜드 아메리카노 쿠폰은 설문조사나 간단한 이벤트의 경품으로 사용하기 호불호가 없는 제품이라 관성적으로도 많이 사용하긴 하는데 그 부분을 캐치해 쓴 카피 같다.
특히 이모티콘플러스는 다른 B2B 기프티콘 사이트에 없는 제품이라 필요하다면 저 서비스를 무조건 사용하게 될 것 같아 구매 전환을 염두한 광고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