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
길고 가늘고, 눈이 비어 있다.
그런데 다 다르다.
그의 초상화에는 감정이 없다.
웃지도, 울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고요함이 이상하게도 따뜻하다.
모딜리아니는 사람의 겉모습보다 그 안의 고요를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얼굴이 많다.
그가 보지 못한 게 아니라, 보이는 것 너머를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가난했고, 병들었지만 그림 속 사람들은 평화롭다.
사랑했던 여인 잔느의 얼굴을 그릴 때에도 그 감정은 조용했다.
뜨겁지 않고, 오래 남는 온도처럼 말이다.
그의 색은 붉지 않고 부드럽다.
벽의 살빛, 나무의 빛, 사람의 체온 같은 색처럼 그 안에서 얼굴들이 천천히 숨 쉰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의 마음이 조금 느껴진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처럼 모딜리아니는 아마 그런 사람을 그리고 싶었던 거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Amedeo Modigliani (1884 –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