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소와 소통 방법

by 이탤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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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기장님과 대화

인쇄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장님과의 대화다. 여기서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잘난 체하지 말 것이다. 기장님은 인쇄 기계와 잉크, 색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가다. 디자이너가 괜히 색감이 어떻고 핀이 어떻고 장황하게 말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


내가 쓰는 방법은 존중을 전제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살짝 핀이 나가 보이는데, 기장님 보시기엔 어떠세요?”

“파란색이 조금 진해 보이는데, 색감을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요?”

“색감이 어두운 것 같은데, 기장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기장님도 편하게 답해주시고, 결과도 더 좋게 나온다. 결국 대화의 기술은 '내가 아는 척하기'가 아니라 '전문가의 의견을 묻고 존중하기'였다.


S#2. 감리 준비물
한번은 칼라칩을 안 챙겨갔다가 큰 낭패를 본 적이 있다. 화면에서는 선명해 보이던 색이 종이 위에서는 전혀 달랐다. 인쇄소는 자기 기준대로 색을 잡아주었는데, 내가 기대한 색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 뒤로는 교정지와 칼라칩은 기본 준비물로 챙긴다. 기준이 있어야 의견 충돌이 줄어든다.


S#3. 일정과 날씨
날씨는 인쇄 품질에 영향을 많이 준다. 비 오는 날은 습기로 종이가 늘어나 핀 맞추기가 어렵다. 그런데 추운 날도 마찬가지다. 종이가 수축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이 뻣뻣해지고, 핀이 살짝 어긋나기도 한다. 실제로 겨울 감리에서 미세하게 맞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있다. 날씨까지도 일정 조율에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S#4. 인쇄소의 태도
인쇄소의 태도는 협업에 큰 차이를 만든다. “그건 안 됩니다”만 반복하는 곳은 결국 결과물도 기대 이하였다. 반대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같이 해결책을 찾아주는 인쇄소는 작은 문제도 잘 수습했다. 까다로운 요구를 했을 때의 반응이 그 인쇄소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S#5. 정리
인쇄소와 협업은 결국 대화와 태도에서 갈린다. 준비물을 챙기고, 상황을 공유하고, 기장님을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날씨까지도 변수가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책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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