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일

by 이탤릭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다가 염미정이 술자리에서 조용히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누군가는 인생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미정은 “꼭 그렇게 나눠야 할까. 그냥 사는 거지.” 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말투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그 장면을 떠올리면 내 삶도 그렇다. 나는 자꾸 무언가를 나누려 한다. 옳고 그름, 성공과 실패, 좋음과 나쁨. 하지만 돌이켜보면 꼭 그렇게 나눌 필요 없는 일들이 많았다.


하루가 의미 있었는지, 내가 한 말이 옳았는지, 선택이 맞았는지 따지다가 스스로 지쳐버렸다. 그런데 결국 뚜렷한 답은 없었다.


나는 다르게 해볼려고 한다. 기분이 좋으면 그냥 좋다고 두고, 나쁘면 그냥 나쁘다고 둔다. 굳이 분석하지 않고 흘려보내면 마음은 의외로 빨리 풀린다.


구분하지 않는 건 무책임이 아니다. 삶은 그 단순함 속에서 흘러간다.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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