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이 술자리에서 힘겹게 앉아 있던 장면이 있다. 그녀는 주변의 소음 속에서도 혼자 무너져 있는 듯 보였고, 동훈은 그 옆에서 특별한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그때 화면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무겁고 가라앉은 공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 장면은 지금의 내 마음과 겹쳐진다. 마음이 무거우면 세상도 무겁다.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평소엔 대수롭지 않은 말에도 괜히 상처받는다. 반대로 마음이 가벼우면 세상도 달라 보인다. 불편한 일도 그냥 넘길 수 있고, 사람들의 말도 덜 날카롭게 들린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마음의 무게가 풍경을 바꿔놓는다.
전엔 이런 차이를 몰랐었다. 세상 자체가 변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달라진 건 세상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는 걸 안다.
나는 요즘엔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건 잠시 내려두자.” 그렇게만 하면 마음은 조금은 덜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