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중국에서 온 링링이야

중국 소녀 링링의 한국 학교 적응기 1

by 철물점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말은 내가 한국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배운 말이야. 한국으로 오기 전에 부모님으로부터 몇 가지 간단한 말을 배우기는 했지만, 그때 배운 말은 그냥 건성으로만 익혀서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부모님께는 조금 미안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어?

첫인사를 했으니, 먼저 내 소개를 할게. 나는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고, 이름은 링링이야. 나는 중국에서 왔어. 내가 중국에서 왔다고 하면 다들 그러냐고만 대답을 하더라 너희들은 중국이 무척이나 큰 나라인걸 알고 있니? 그런데도 나에게 중국의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무척 신기했어. 하긴, 다른 나라에 대하여 자세히 물어보기가 어려웠을 거야. 그런데 나와 같은 날 전학 온 한국 학생에게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어느 학교에서 왔고, 어느 지역에서 살았냐고 자세히 묻더라. 조금 서운하기도 했어.

헤헤, 이제는 뭐 그런 건 상관하지 않아.

랴오닝성_LI.jpg

내가 살던 곳은 중국의 동북쪽에 있는 랴오닝 성이야. 선생님은 '요령성'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부르는 것 같았어. 나는 랴오닝 성 중부에 위치한 랴오양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부모님을 따라 한국으로 오게 되었단다. 랴오양시는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 랴오닝 성에 있는 도시 중 '선양시'는 랴오닝 성에서 가장 큰 도시로 한국에도 제법 잘 알려진 도시야. 내가 살던 랴오양시는 선양시에서 남쪽으로 60km 정도 거리에 있어. 중국에는 동북 3 성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내가 살던 랴오닝 성, 지린 성, 헤이룽장 성의 3개 성을 포함하는 지역을 말해. 이 지역에는 나의 부모님을 포함하여 200만 명 이상의 중국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어. 너희들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라는 나라에 대하여 들어 본 적이 있니? 아주 오래전 한국 역사에 등장하는 나라들인데, 이 나라들이 세워진 곳이 바로 동북 3성 지역이었어. 이런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나도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한국이 더 가깝게 느껴졌어.


'안시성'이라는 영화를 아니?

너희들 혹시 안시성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니? 한국에서 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라고 하더라. 안시성은 고구려의 성인데, 645년 중국의 당나라 태종 임금이 50만 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략했을 때 고구려의 양만춘 장군이 당나라 군대를 물리친 곳으로 유명해. 그 전투에서 양만춘 장군의 화살에 당나라 태종 임금은 한쪽 눈을 잃었단다. 그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바로 '안시성'이야. 나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어. 나중에 너희들과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안시성' 얘기를 하는 까닭은 나의 고향 '랴오양시'가 역사에 알려진 안시성과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이야. 내가 만약, "얘들아, 나 안시성에서 왔어."라고 말하면 너희들이 나를 더 잘 기억해 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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