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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모 Apr 27. 2022

2031년 4월 27일

투박해 보이는 남색 벤을   샀다. (봉고차처럼 생겼는데 전기차다) 내가 만든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이고 멋들어진 그래피티도 새겨 넣었다. 엄마는 무슨  차를 똥차처럼 이상하게 만들어 놨냐고 했다.  말을 들으니 계획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는 큰돈을 들여 개조했다.

뒷자석을 뜯어내고 간이침대를 만들었다. 이걸 접으면 내 작은 노트북과 드로잉 북을 둘 수 있는 책상이 된다. 트렁크에는 맥주를 가득 넣은 아이스박스가 들어있다. 또 비가 올 때 소리를 잘 들으려고 나가서 쓸 타프와 무겁지만 멋진 접이식 의자가 있다. 지붕에는 서핑보드를 묶어뒀다. 9년 전과 다르게 파도를 탈 줄 안다.

 늘 떠나는 삶을 살고있다. 출발하고, 도착한다. 나로부터 떠나서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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