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꿈이 사라졌다.

이지행

by 와이파이
한꿈이 사라졌다.


개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한꿈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띠용. 아직 교장실도 못 가봤는데. 학생들이 채 알지 못한 와중에 선생님들 사이에서 한꿈에 대한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정말 한꿈은 이우고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에서 사라졌다.

나중에 신입생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역시 한꿈은 이우고 신입생들의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교육과정이라는 사실이 느껴졌다. 그 때문에 아쉬움도 컸다고 한다. 인기는 물론이고 유명했다. 1학년 교육과정 중 알고 있는 게 한여름 밤의 꿈밖에 없었던 들어오는 친구들까지 있었다. 다른 건 다 몰라도 한꿈은 안다는 거다. 아니 진짜 한꿈만 기대하고 들어온 친구도 있었다니까. 아무튼, 여럿 알다시피 한꿈은 없어졌다. (‘다들’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게, 놀랍게도 없어졌다고 말을 안 해주니까 없어진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한꿈이 사라진 자리에 1학년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배움 프로젝트’(약칭 새움)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생겼다.

왜 없앤 거지?

당연히 문제야 있었다. 그러니까 해가 바뀌었는데도 한꿈 붙잡고 이러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거지? 우린 아직 학생의 목소리밖에 얻지 못한 상태였다. 교사회에서는 어떤 고충과 토론이 오갔는지 모른단 말이다. 그것들을 모으면, 거기에 학부모의 이야기까지 모으면, 정말 근사한 한꿈 2.0 버전을 기획해 기쁜 마음으로 교장실에 쳐들어갈 작정이었는데. 한꿈이 그냥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교육과정은 없어졌지만, 교육과정을 지도한 선생님들은 없어진 게 아니다. 이번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모으기로 했다. 한꿈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선생님, 한꿈을 지도했던 선생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어쩌다 없애는 논의가 시작되었는지를 물을 생각이다.

있을 때 잘해줄걸... 있을 때 더 악착같이 이야기를 모을걸. 있을 때 앞으로 함께할 미래에 대해 더 고민해볼걸. 전 애인한테나 할법한 후회를 한꿈에게 한다. 아니 내 한꿈 누가 가져갔냐고.


누가 없앤 거지?

아니 그러니까, 누가 없앤 거지? 한꿈을 없애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의 목소리와 생각이 반영된 거지? (진짜 몰라서 물음) 정말 알고 싶다. 화난 거 아님. 한꿈을 없앤 분들은 논의과정에서 학생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어떤 처지지?


머선 일이고?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아이러니하다 뭐 그런 거 말고 진짜 그냥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누가, 언제, 왜 없앴는지 얘기를 안 해줬으니까 모르는 것투성이다. 솔직히 이걸 학생이 파헤치는 것도 웃기다. (아님 말고) 1학년에서 학생들로부터 가장 기대받는 교육과정을 (학생들과의) 상의도 없이 없앴는데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없앴는지조차 말해주지 않다니.


그래서 뭘 한다고?

일단 기본에 충실해야지. 한꿈이 없어진 배경, 논의과정, 결과 모두 알아내겠다. 여기까지는 사실 와이파이가 팀을 꾸려가면서까지 할 필요도 없었던 부분이다. (아 글쎄 이걸 왜 우리가 하느냐고) 아무튼, 한꿈이 왜 없어졌는지 영문도 모를 우리 이우학교분들을 위해, 알아먹게 기사 몇 편 쓰겠다!

그런 기본적인 정보가 모아진다면 좀 더 심층적으로 한꿈 뒷북을 쳐보려 한다. 한 꿈은 과연 지속 가능한 교육과정이었는지, 한꿈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수 있었을지, 교육과정의 취지와 방향성을 잘 실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었는지 등등 모아진 이야기들을 토대로 한꿈이라는 교육과정 자체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기사를 쓰겠다.

솔직히 기사 쓰다 현타 많이 온다. 이렇게 고생해서 학교 고민해놓으면 누가 볼까 싶다. (사실 답은 간단한데, 거의 아무도 안 쳐다본다) 홍보도 구리고 인적도 드문 이곳까지 와서 직접 이글을 보고 있는 당신, 진짜 고맙다 (말투가 이렇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미안하지만 앞으로 다른 친구들이 쓸 기사도 좀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아직 한꿈이 왜 없어졌는지 못 들었잖어. 여러 선생님께 인터뷰를 땄는데 이 정보를 나만 알기 너무 아깝다. 조만간 뿌릴 테니 알아서들 집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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