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17기 김소연
안녕하세요, ‘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포스트를 연재하게 된 김소연입니다. 기후위기, 불평등, 난민, 빈곤 등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들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류가 인류의 살터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후위기. 언론에서도, 학교에서도, 여기저기에서 자주 언급된 의제인 만큼 익숙하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그 위험성을 잊지는 않으셨나요? 사실 우리가 그 피해를 직접 실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기후변화 이전과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기후위기로 인해 집을 잃은 사람이 있다면요? 우리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무시하는 동안 이미 돌아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포스트는 그 사례를 알리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어쩌면 평안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조만간 닥칠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 포스트에서 ‘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은 난민을 의미합니다. 유엔 난민기구에서는 난민을 ‘인종, 종교, 민족,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인 의견을 이유로 박해받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하고 보호하고 있습니다. 난민 중에서도 환경파괴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난민을 ‘환경 난민(climate / environmental / ecological refugee)’이라고 칭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삼림 파괴, 홍수, 토양 침식, 사막화 등의 기후위기는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주민들의 집과 경지를 앗아갑니다.
생태학적 난민 | 시사상식사전
1951년 난민협약 | UNHCR
사실, 환경난민을 난민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에 있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합니다. 환경 난민은 인종, 종교, 민족, 정치 등의 박해 이유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단적인 사례로 2013년 키리바시 출신 남성이 뉴질랜드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키리바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농사와 식수원 공급이 어려워졌으며, 일부 지역으로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칼부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이 남성만의 위험을 특별히 대우할 수 없다며, 국제법에서 보호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을 이유로 난민 신청이 거부되었습니다.
지위를 인정받기도 어려운 환경난민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제 적십자사는 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난민 수보다 환경난민의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2016년 ‘기후변화에 관한 UN기본협약 체약국 회의’에서는 2008년 이후로 매년 약 2,150만 명이 기후변화로 인해 강제로 피난길에 오른다고 전했습니다. 국제경제평화연구소는 2050년까지 환경난민 인구가 10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달의 이슈] 기후변화, 환경난민을 만들다 | 기후변화센터
Environmental Refugee | National Geographic
ECOLOGICAL THREAT REGISTER 2020 | IEP
기후변화에 있어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는 “기후 정의”입니다. 기후 변화 대응에 세대 간, 국가 간의 정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가난한 국가는 기후위기에 노출되어 피해를 받을 확률이 높으며, 가난 퇴치와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선진국과 달리 대응 체계가 불완전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유엔 기후변화 협약(UNFCCC)에서 선진국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탄생한 2015년 파리 기후협약의 3가지 원칙 중 하나가 ‘개별 국가의 역량'입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책임을 GDP 수준 또는 1인당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서희 개도국협력팀 미얀마 사무소 팀장은 기후변화센터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환경 난민의 발생과 문제를 심각하게 인정하고, 국가 간의 상호 협조를 통해 국제법규를 마련함으로써 이들에게 구체적인 이주 계획을 제공하고, 법적 보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달의 이슈] 기후변화, 환경난민을 만들다 | 기후변화센터
이상 기후에 의한 강제 이주에 대한 협정에서 UN국가들에게 “갑작스럽고도 천천히 닥쳐온 자연재해와 환경 파괴, 기후변화의 악영향으로 인한 결과를 함께 연구”하고, “이주 양상을 더 잘 나타내고, 이해하고, 예측하고, 해결” 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The Refugees The World Barely Pays Attention To | NPR
GLOBAL COMPACT FOR SAFE, ORDERLY AND REGULAR MIGRATION | Global Compact for Migration
왜 나랑 ‘상관있는' 환경난민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석연료 에너지는 결국 지구온난화를 일으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경난민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화석연료 에너지가 어딘가에 사는 사람들의 돌아갈 곳을 빼앗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인류의 살터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손 놓고 있어도 될 문제인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포스트를 통해 환경난민과 나 사이의 연관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위험에 처해있는 국가들에 대해 선진국이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폭력과 분쟁은 지금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형태로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다. 과거에는 이념, 종교 또는 국가적 자존심을 둘러싼 충돌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에너지, 식량, 물과 같은 자연자원의 절실한 필요가 지역과 국제적 갈등을 유발할 것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떻게 이런 사태가 일어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앞으로 위기는 지구적이고, 복합적이고,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닥쳐올 것이라는 점이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 조천호, 215p
*https://www.migrationandasylumproject.org/organisation
첫 번째로 다룰 주제는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태풍과 폭우'로 인한 환경난민입니다. 이 이슈는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어쩌면 이미 들어보았을 법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기후변화가 영향을 준 국제 분쟁과 폭력, 생존 갈등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이게 환경이랑 관련이 있다고?”라고 느낄 법한 주제들을 준비할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