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__ 속으로(4월) / 윤지우
걸어서 __ 속으로 는 한 달간의 국제 이슈들을 모아 이미지와 함께 더 쉽게 알리는 코너입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TV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 차용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한 층 더 알아보고, 관심을 가져보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상황에 들어온지도 벌써 2년이 흐르고 있습니다. 작년 개학 연기를 좋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비대면 수업의 달인이 되어 있습니다. 줌과 구글은 이제 우리에게 떼놓을 수 없는 관계로 자리 잡았죠.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많은 변화를 마주했습니다. 비대면 수업, 각종 행사의 취소, 관계의 단절, 사회 연락망 대전환 등…
이번 걸어서 __ 속으로는, 프랑스의 배달 노동자들에 대해 소개해보려 합니다.
한국의 노동 문제에 있어서 김용균 사건과 그에 따른 법 개정은 많은 의미를 시사합니다.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김용균 사건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운송 설비 점검 중 숨진 사건을 말합니다. 김용균 사건으로 인한 법 개정의 요구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제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법의 보호 대상 확대’ 부분입니다. 이 개정안은 법의 보호 대상을 종전의 ‘근로자’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배달종사자 등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 등의 의무가 강화되었지요.
(김용균 법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으시다면 <감자 캐기 7월: 김용균법> 참고!)
유럽 남쪽에 위치한 프랑스 또한 배달노동자에 대해 비슷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3차 봉쇄 이후, 프랑스는 단계별 봉쇄 해제에 들어갔습니다. 대한민국 또한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배달 서비스업과 배달앱은 함께 가파른 성장을 이루었지요. 그러나 급변하는 배달시장의 이면에는 배달기사 안전과 처우 문제가 여전한 해결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프랑스의 딜리버루, 우버이츠 등의 음식 배달 플랫폼의 배달원들은 노동절(5/1)을 맞아 그들의 노동자 권리를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노동법을 준수하는 최소한의 노동조건인 최저임금과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회보장제도를 요구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가 그러하듯, 프랑스 또한 지속되는 팬데믹과 봉쇄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실업자들은 접근이 쉬운 배달업으로 몰리게 되었죠 (배달원 30%↑). 그 덕분에 각 배달원들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대기시간이 늘어났고, 배달 수수료 또한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한 배달노동자의 말에 따르면 10시간씩 매일 일했을 때 얻는 수입은 일주일에 약 300유로(40만 원) 정도로, 이것은 최저임금의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의 배달노동자들이 그러하듯이, 배달원들은 기본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됩니다. 배달 서비스 앱의 노동자가 아닌, 서비스 앱으로부터 일거리를 받아 자체적으로 노동하는 자영업자라고 여겨지는 것이죠. 그러나 그 때문에 최저임금, 실업급여, 산재보험 등의 기본적 사회보장이 어렵습니다. 또한 부당해고에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배달노동자들은 정규직 근로자로의 고용을 요구하고 있죠. 프랑스 주변부 국가인 스페인, 이탈리아는 이미 배달원을 피고용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파리 산업 재판소(Industrial Tribunal of Paris)와 프랑스 대법원은 각각 배달원과 그와 유사한 형태의 근로자인 우버 드라이버를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대해야 한다는 판결을 낸 적이 있습니다. 두 판결문이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각 노동자가 디지털 플랫폼에 접속할 때 노동자와 회사 간의 종속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 노동자들은 자영업자가 아닌 노동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전체 배달 산업에서의 노동자 인정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다수의 배달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을 보장받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코로나와 함께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예상하지 못하는 여러 상황들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노동의 형태도 예전과는 달리 그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죠. 배달노동자와 우버 드라이버 같은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고용경제 형태입니다. 4차 산업혁명 또한 경제형태의 다양성을 불러옴으로써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화해야 하는 사회 속에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것 아닐까요? 마주하지 못하고, 개인화된 삶을 사는 이 시대 상황 속에 타인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지는 시점입니다.
프랑스의 노동자 보호 실태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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