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의 뜻과 영향 / 2021.6.18. / 김승연, 김채현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말을 주고받습니다. 또, 우리는 수많은 비속어를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기도 합니다. 우리의 말속에 담긴 비속어, 당신은 그 비속어의 의미를 알고 계신가요? 그 의미를 알고 사용하시나요?
어느 날, 저희는 친구들이 쓰는 비속어를 듣고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학년에 욕을 사용하는 친구가 꽤나 많은 것을 알았고, 그 욕에 불편함을 느끼는 친구도 적지 않게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습관처럼 ‘아 이제 욕 그만 써야겠다.’ 라거나, ‘나 진짜 욕 안 할 거야.’ 하는 친구들을 자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욕을 사용하지 않는 친구는 드물었죠. 하지만 학년 내에서 욕이나 비속어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거나, 큰 반응이 없어 다들 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학년 사이에서도 우리 학교 학생들이 욕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급식실 혹은 복도를 지나가다 잠시 마주쳤거나, 따로 등교하는 1학년 같은 경우는 만날 일도 거의 없었을 텐데 어떻게 하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걸까요?
그렇게 저희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학년을 넘어 이우고등학교의 언어문화는 어떨까?'
우리는 평소 말 한마디, 한 마디를 조심하고자 합니다. 사람을 생각할 때,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시지 않나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말'이 관계에서 중요하게 작용된다는 것엔 어느 정도 동의하실 겁니다. 친구에게 가시 돋은 말 한마디를 하고 걱정하는 학생도 있을 거고, 조금 더 자신의 뜻을 강하게 펼칠 말을 했어야 한다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을 테죠. 말을 검열하려고 노력한다는 건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설문에 응답한 학생 여러분은 얼마나 자신이 하는 욕의 뜻을 알고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설문에 응답한 96.4% 학생분들이 욕의 뜻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모르시는 3.6%의 학생분들, 또 설문에 응답하시지 않으신 학생분들 중 뜻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위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욕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욕은 “시발 (씨발, 스발 등 시발에서 파생된 욕)” 이 2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은 “존나”가 14명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좆~”, “미친~”, “병신", “새끼" 등이 있었는데요.
응답에 나온 모든 욕이 뜻을 조사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시발”입니다.
시발은 이곳저곳 많이 쓰이는 말이죠. 분노의 감정을 표현할 때, 놀랄 때, 웃길 때 등 감정을 표현하며 자주 쓰입니다.
씨발 - 씹할(씨팔) - 씹을 할
씹 - 씨입 - 씨를 받아먹는 입
씹은 여성의 성기를 속되게 부르는 말입니다. 씹을 한다는 말은 성관계 행위를 일컫는 속어가 되지요. 시발 앞에 ‘개'가 붙는다면 ‘개처럼 아무데서나 성관계를 할 여자'라는 뜻이 완성됩니다.
씨발은 비속어에 속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도 정확한 유래가 나와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씨발의 어원을 알아보는 기사, 자료는 대부분 성관계 행위를 일컫는 속어, 상대방의 어머니를 욕하는 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다음, “존나" 입니다.
존나는 하고자 하는 말을 강조할 때 주로 쓰입니다. ‘존나 웃기네'라는 말은 ‘너무 웃기네'라고, ‘존나 예쁘다'는 ‘아주 예쁘다'라고 해석됩니다. 존나는 이런저런 말들과 잘 결합돼서 욕이 아닌 것처럼 쓰이곤 하죠. 이를테면 ‘존예, 졸귀, 존맛, 존멋’처럼 말입니다.
존나 - 좆나 - 좆나게
처음 뜻인 좆나게 보다 현재의 존나가 발음이 더 편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좆은 남성의 성기를 말합니다. 좆나게는 좆이 나올 정도로, 좆이 떨어질 정도로,라고 해석됩니다. 좆나게는 발기된 상태를 이야기하죠. 우리가 강조를 하며 “존나 웃기다"라고 말하는 건, 결국 “좆이 나올 정도로 (발기될 정도로) 웃기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친" 도 만만치 않게 많이 쓰이는 욕이죠? 여기서 잠깐 의문이 생깁니다. 국립국어원은 비속어를 표준어로 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친의 기본형인 미치다는 사전에 등록된 말입니다.
당연하게도, 대화 상황에 따라 ‘미친'은 욕이 되거나 욕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치다'의 뜻은 이러합니다.
「1」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2」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다.
「3」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매우 괴로워하다.
하지만 이 말들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이 됐을 때 욕이 되는 것이겠죠? 미친에 ‘년, 놈' 이 결합됐을 때 정신이 온전치 않은 여자, 남자라고 표현하는 욕이 만들어집니다. 정작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들에게 미친년/미친놈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했을 때, 부끄러운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병신"입니다.
병신은 조금 센 느낌으로 표현되는 욕입니다. [병신 - 병이 있는 사람 - 장애인을 일컫는 말]
병신은 본래 장애인을 일컫는 말이었기에, 혐오표현이 됩니다. 모자란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됐지만, 국립국어원의 ‘장애인 차별 언어의 양태에 관한 연구(2009)’ 보고서에도 병신이라는 단어가 장애인 차별성이 가장 높은 단어라고 쓰여 있습니다.
마지막, “새끼"입니다. 새끼라는 단어 자체는 욕이 될 수 없습니다. 새끼의 사전적 의미는 낳은 지 얼마 안 된 짐승, 자식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되니까요. 하지만 ‘새끼'가 씨발, 병신 등의 말과 합쳐진다면 욕이 됩니다.
욕의 뜻을 간단하게 알아봤습니다. 씨발의 뜻을 알아볼 때도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욕의 뜻은 자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쓰이던 말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 말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대부분 비슷하고, 곧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개 성적인 내용들이었고, 글을 적는 저도 이 내용을 기사에 올리는 것이 맞나, 싶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욕을 사용하는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걸까요? 알아보겠습니다.
위에서 나온 내용들처럼, 충격적인 뜻을 담고 있는 비속어와 욕을 우리는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그리고 서슴없이 사용합니다.
이런 욕들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것입니다.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도 모르는 채로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든 욕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EBS에서 제작된 다큐 프라임 ‘욕 해도 될까요?’에서는 하루에 욕을 100회 이상 사용하는 학생들을 A그룹, 하루에 10회 미만으로 사용하는 학생들을 B그룹으로 묶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카드 짝 맞추기 실험으로, 계획도를 그린 뒤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A그룹의 학생들은 알아볼 수 없게 적혀있거나, 텅텅 빈 공간도 많았으나 B그룹의 계획도는 계획적으로 짝을 맞출 수 있게 그려두었습니다. A그룹의 성향은 충동적이고, 계획이 없으며 간단하게 행동한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으며, 욕설 사용을 100회 이상 하는 학생들은 욕설 사용을 10회 미만으로 하는 학생들보다 현저히 무계획 충동성이 높다고 보였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어휘력 테스트로, ‘대한민국’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단어를 나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A그룹 학생들은 21개, B그룹 학생들은 39개로 18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렇듯 A그룹 학생들이 무계획 충동성이 높고, 어휘력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원인은 청소년의 뇌 안에서 일어나는 '프루닝(prunning)'이라는 작업 때문입니다. 프루닝이란, 가지치기처럼 많이 쓰는 것/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을 뇌에서 없애버리는 작업인데 욕을 많이 쓰면 쓸수록 대화에는 제대로 된 단어들이 이용되지 않아 점점 어휘력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죠.
이어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욕을 많이 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계획성과 인내심이 부족하고, 자기 제어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욕을 많이 하다 보니, 어휘력이나 사고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자아존중감, 자기 통제력이나 공감능력도 저하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마틴 타이커 교수팀이 언어폭력을 당한 사람의 뇌에 생긴 변화를 연구한 결과, 언어폭력을 당한 사람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와 달리 뇌량과 해마, 전두엽이 상당히 쪼그라들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전두엽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으면 이성이 본능을 통제하지 못해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뇌량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통로로 이 부분에 손상이 생기면 사회성과 어휘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해마에 문제가 있으면 쉽게 우울해지고, 심하면 자살 충동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생명의 뇌, 감정의 뇌, 이성의 뇌로 이루어진 우리 뇌에서, 감정의 뇌에 존재하고 있는 변연계는 사람의 기억·감정 호르몬을 관장합니다. 그런데 욕설을 하게 되면 변연계에 문제가 생기게 돼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사라지고, 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가 욕설로 인해 감정의 동요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저하시켜 집중력 저하의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욕은 내뱉는 당사자나 듣는 상대방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남깁니다. 특히 아직 성장 중인 10대에게는 언어 습관 개선이 필요합니다.
욕을 줄이고, 상대를 존중하는 아름다운 말, 칭찬하는 말이 습관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무작정 ‘욕을 하지 않기'라는 말로 여태까지 입에 착 붙어있던 욕을 떼어내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고 싶지 않아도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욕은 우리의 입에 맴도니까요. 때문에 저희는 <언어 일기 쓰기>를 제안해보려 합니다.
언어 일기란, 말 그대로 자신이 하루 동안 썼던 말에 대하여 스스로 검열하고, 글로 돌아보는 일입니다. 매일 저녁, 하루에 자신이 사용했던 언어를 떠올리며 천천히 적어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좋았던 말과 좋지 못했던 말을 구분 지어 쓴다는 것입니다. 좋았던 말들은 익숙해지게 되새기고,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이나, 욕같이 좋지 않았던 말들은 줄여나가기 위해서요.
보통 타인과 대화를 하며 뱉은 말들일 텐데, 사실 말을 내뱉을 당시에 우리는 자신의 말이 어떤 영향과 파장을 일으킬지 모르는 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상황에 빠져들면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어 일기를 쓴다면 그 상황을 돌아보고, 다시 떠올리며 당시의 분위기와 상대의 기분, 혹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까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나의 말을 적나라하게 적어보며, 좋은 말로부터 전해지는 감정과, 좋지 않은 말로부터 전해지는 감정을 오롯이 느낀다는 건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오늘 하루, 말에 얼마나 의지하며 살았는지. 자신이 오늘 하루 어떤 말로, 어떤 ‘나'를 만들어 냈는지 차근차근 짚어보며 말이죠.
사실 이 기사에 담긴 내용을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욕의 영향과 뜻을 여러분에게 상기시켜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욕의 뜻을 알게 되어도, 욕의 영향을 알게 되어도 우리가 욕의 사용을 완전히 멈출 수 없다는 것을요. 우리 중 누구도, 욕의 뜻 그대로를 상대방에게 쓰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욕은 단순히 강조에 그친다는 것도, 상대를 비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욕을 사용하는 모두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정말 그 욕들을 사용할 때 아무렇지 않은지요. 물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요. 정말 아무런 걸림이 없는지, 정말 상대방에게 미안하지 않은지, 그리고.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