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할례에 대하여
장윤하
"여성 할례”에 대해 아시나요? 혹은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매년 2월 6일은 여성 할례 철폐의 날입니다. 여성 할례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여성 할례 철폐의 날”이 있는 걸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여성 할례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여성 할례란 무엇인가
여성 할례란, 여성의 성년식 중 하나로, 여성의 성기를 절제하는 의식입니다. 영어로는 Female Genital Mutilation로 FGM으로 많이 불립니다. 이 여성 할례는 0~14세의 여성이 주 대상입니다. 보통 여성 할례는 29개의 아프리카, 이슬람 문화권 국가를 위주로 진행 중입니다. 그중 여성 할례가 가장 많이 진행되는 국가, 소말리아의 경우 여성의 98프로가 할례를 경험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여성 할례는 아프리카, 이슬람 문화권 국가의 당연시 여겨지는 오래된 전통인데, 무엇이 문제이길래 여성 할례 철폐의 날까지 있는 걸까요?
여성 할례, 무엇이 문제인가?
비위생적이고 비전문적인 시술 환경.
여성 할례는 대부분 마취, 소독, 의료 장비 없이 비위생적이고 전문자격이 전혀 없는 일반인에 의해 행해집니다. 고로 당사자인 어린아이들은 통증이나 출혈로 쇼크에 빠지기도 하고, 출혈이 너무 심해 만성빈혈을 겪게 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감염 문제가 생기는데, 감염이 심해지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패혈증을 유발하거나, 요도가 막혀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
만성 합병증을 유발하는 여성 할례.
위에 언급한 듯이, 비위생적이고 비전문적인 환경에서 진행되는 여성 할례는 초기 합병증을 야기합니다. 이 외에도 여성 할례의 만성적인 합병증은 정말 많은데요. 합병증이 왜 생기는지 알려면, 우선 성기를 절제하는 방식이 어떤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위) 여성 할례의 유형>
여성 할례 진행시 성기를 절제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 유형 중 첫 번째인 음핵 절제 유형(B)은 클리토리스의 부분, 혹은 전체를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 절제 유형(C)은 클리토리스와 질을 둘러싸는 음순의 부분, 혹은 전체를 제거하고 세 번째 유형(D)인 음부 봉쇄는 요도와 질을 덮고 소변과 생리혈이 흘러나갈 아주 작은 구멍만 남겨놓습니다.
이 외에도 생식기 쑤시기, 꿰지르기, 절개하기, 문자나 무늬 새기기, 긁어내기, 인두로 지지기 등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여성 할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기 절제 방식으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만성 합병증을 앓습니다. 만성 합병증으로는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고름 주머니가 생기고, *누공을 겪고, 생리혈이 밖으로 나오지 못해 질 내에 고여 심각한 문제를 유발합니다. 심지어는 임신과 출산에 지장을 주어 불임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누공: = 용변 장애/ 질과 방광 사이, 또는 질과 항문 사이 누관이 생기는 산과적 누공이 생기면 평생 대소변을 조절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김.
이렇게 관습과 정통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비인류적이고 야만적인 여성 할례 시술을 받는 여성들의 수는 매년 200~300만 명입니다. 즉, 하루에 6000명 이상의 소녀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여성 할례에 대한 인지 상황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6000명이 여성 할례로 고통받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도, 여성 할례가 무엇인지 모르고, 들어본 적 없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여성 할례에 대한 인지도를 파악하기 위해, 이우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인원 총 35명 중 80%인 28명이 아예 모르거나, 몇 번 틀어보고 정확히 뭔지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위)이우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여성 할례에 대하여 진행한 설문조사>
여성 할례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인권침해 관습임에도 “21세기의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인간” 을 교육적 가치관으로 추구하는 이우학교의 학생들 중에서도 10명 중 8명은 여성 할례에 대해 잘 모를 정도로 여성 할례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낮습니다. 이는 단순히 “ 우리와는 관련이 없는 얘기니까. 그럴 만도 하지”라며 방관할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 할례 철폐를 위해 기부를 하거나 급변적인 실천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모든 여성의 생존권과 행복을 위해 함께 기억하고, 공감하자는 것입니다. 이 기사를 이후로 매년 2월 6일 만큼은 여성 할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공감하고, 더 나아가 실천하는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사는 제 첫 번째 기사로 애증이 넘치는 기사입니다. 사실 기사 작성을 하기 위해 자료조사를 하면 할수록 그만두고 싶다, 주제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몇 번씩이나 들었습니다. 자료조사를 하면 할수록 끔찍하게 잔인한 내용에 씁쓸함부터 충격감, 그리고 분노까지 느꼈기 때문입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속상하고, 분노를 느꼈고, 이 기사를 읽는 누군가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만두지 않고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단 하나, 많은 분들께 여성 할례를 알려야겠다는 의지였습니다. 투박한 첫 기사지만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아주 작은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하단에 있는 링크들은 조사를 할 때 찾아봤던 자료들입니다 이 기사를 읽고 여성 할례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행동하고 싶은 독자들은 하단의 내용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기사를 더 다채롭고 풍부하게 해줄 건의함:
https://forms.gle/J29RjTFrd9fTS2Gw6
관련 작품 및 사이트
*다큐멘터리 [소녀와 여자]
** 월드비전 여성 할례 철폐를 위한 긴급 구조사업 후원 사이트
http://magazine.worldvision.or.kr/54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