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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un 08. 2022

피를 나누는 일

김채현 / 박수민

헌혈 (獻血):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위하여 피를 뽑아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예측불가 하고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일어난다. 외상으로 수술을 하거나 크게 다쳐 피가 부족하면 우리는 그 피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피라는 것은 얼마나 중요할까? 피는 심장에서 온몸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피는 우리 몸속에서 70%를 차지하고 있다. 피가 없다면 생각도 움직임도 불가능하다. 이런 피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피가 필요하다면 누군가의 피를 기증받아 사용해야 한다. 




코로나

 요즘 코로나로 인해 헌혈을 하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 하루에 몇십만 명 이상이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평소에 사람들로 북적이던 헌혈카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헌혈 적당보유량인 5일분(5일치 양)을 절반도 못 채우고 혈액 수급 위기로 여러 지역이 피해를 보고 있다. 급하게 피가 필요한 환자들과 가족들은 병원에서 충분히 피를 공급받지 못하자 인터넷이나 지정헌혈앱을 통해 글을 올리거나 사연을 호소하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 건이 있다. 이렇게라도 피를 구하지 못할 시 수술이 계속해서 지연되는 일이 발생한다. 코로나로 헌혈 인식과 문화가 잊혀지기도 했지만 코로나에 걸리면 일주일 격리기간을 거치고도 4주동안 헌혈이 불가능하다.




헌혈은 안좋은가?


 우리는 다쳤을 때 피를 흘린다. 싸움이 났을 때 피 보겠다는 말도 있다. 이처럼 헌혈도 우리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것인데 정말 우리 몸에 해롭지 않을까? 

 우리 몸에 돌아다니는 피는 15%가 예비로 마련돼있다. 다쳤을 때 치명상이 없기 위해서 예비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60kg 남성은 720ml, 50kg 여성은 525ml 정도이다. 그렇지만 헌혈을 할 때 뽑는 피 양은 370ml 정도로 예비 혈액도 다 사용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럼 헌혈을 하거나 반대로 피를 공급받았을 때 바이러스에 옮거나 세균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헌혈은 사람을 살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청결을 매우 중요시한다. 요즘 가장 민감한 코로나의 경우 호흡기로 옮는 바이러스이고 피로는 한 번도 감염 사례가 없어서 안심해도 된다. 또 우리가 뽑은 피는 혈액관리본부를 통해 바이러스가 없는지 꼼꼼한 검사 과정을 거쳐서 공급된다. 

 



헌혈의 에피소드


 헌혈은 얼마나 역사가 길까? 실제로 헌혈이 이루어진 시점은 19세기 초반이다. 물론 그 전에도 피를 마시거나 뽑는 치료법이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젊음을 위해 피 목욕을 자주 했고 다혈질인 사람에게 온순한 양의 피를 수혈해서 온순한 성격을 만들려는 사례도 있었다. 혈액형 구별이 불가능한 시대에는 피를 수혈받아서 살리는 일보다 죽이는 일이 더 많았다. 또 사람에게 동물의 피만 수혈 하도록 하는 법도 있었기 때문에 세계대전을 통해 처음으로 안전한 헌혈이 시작되고 지금 쓰는 헌혈의 역사는 100년이 조금 넘는 적은 기간이다.

 그럼 이런 어려운 발전과정을 거친 헌혈은 인간에게만 쓰일까?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개를 키우는 가정을 볼 수 있다. 또 시내에 나가면 동물병원은 필수로 있기 마련이다. 그럼 개들이 다쳤을 때 어떤 개가 수혈을 해줄까? 우리의 반려견이 수혈받는 피의 90%는 공혈견에게서 나온다. 공혈견은 병원이나 민간업체에서 사육되는 개들로 피를 공급하기 위해 살아간다. 2~7살까지 평생을 한 달에 한 번씩 작은 울타리 속에서 피를 뽑힌다. 이런 게 동물 학대로 취급되면서 반려견들이 헌혈을하는 일이 늘어났다. 물론 반려견의 헌혈도 개들이 힘들지 않을 정도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예 시도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헌혈을 하는 개들은 국내에 100마리 정도 있으며 공혈견이 사라지려면 일년에 3000마리 이상이 헌혈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공혈견에 의존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다.




헌혈 참여방법 


 그렇다면 헌혈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헌혈은 아무나 가능한 게 아닌가? 우선 헌혈은 만 16세에서 69세까지만 가능하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50kg, 45kg 이상의 체중이어야지 헌혈이 가능하다. 또 상황에 따라 혈압이 낮거나 철분이 부족할 경우, 바이러스 지역에 다녀왔을 경우,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일 때는 헌혈이 불가능하다. 그럼 이런 것들을 다 어떻게 기억하고 헌혈에 참여할까? 

 그래서 헌혈을 참여하기 전 내 피가 수혈하기 알맞은지 알아보기 위한 전자문진을 작성한다. 전자문진은 헌혈의집에 가서 할 수 있지만, 위 경우가 들어맞아 헌혈을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레드커넥트 라는 앱을 사용해 집에서 미리 전자문진을 할 수 있다. 이 앱은 헌혈예약과 내가 뽑은 피가 어디로 가는지, 심지어는 내 건강상태까지 체크가 가능하다.




당신에게 헌혈이란?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이런 도움을 간절히 바란다. 그런 사람은 언제든지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헌혈자는 줄어들었지만, 환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내 피로 인해 다시 삶의 기회를 얻은 사람이 이 사회에 있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일까? 당신에게 헌혈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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