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우의 '정신병자'입니다

by 와이파이

정신과 의사들은 말합니다.
“우리 모두 환자다. 감기를 앓듯
마음의 병은 수시로 온다.
그걸 인정하고
서로가 아프다는 걸 이해해야한다.
그러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10명 중 한명은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미디어에 의해 오랫동안 범죄자, 위험한 행동을 할 자, 이상행동을 보일 자로 낙인 찍혀왔다. 이러한 편견에 의해 70~80%의 정신질환자는 실제로 치료를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말한다. 감기처럼 흔한 질환이지만, 일상과 함께 이야기될 수 없는 병인 것이다.
이러한 편견으로부터 이우학교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와이파이는 이우학교에 재학 중인 4명의 사람을 만났다. 평범한 이들에게 있는 한 가지의 공통점은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고 정신과에 가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중 한 사람은 “내가 자해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친구가 ‘너가 무서워서 너에게 다가갈 수 없었어’라는 말을 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의 무지는 한 존재를 ‘정신질환자’라는 이름 안으로 가둔다.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병이지만 특별한 병으로 치부되고 정신질환은 “평범한 사람들과 관련이 없는 병”으로 치부되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타자화를 일으킨다. 결국 정신질환자는 우리의 일상과 멀리 떨어진 존재가 되며 비질환자는 정신질환에 무지한 채로 살아간다. 어쩐지 우울하고, 음침한 이미지의 정신질환자. 그 틀을 깨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기 위해, 정신질환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이 한 사람을 재단하는 인식을 넘어서기 위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네 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기사가 우리의 바로 옆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길 바란다.
(익명성 보장을 위해 A,B,C,D로 표기합니다.)



Q. 어떤 병과 증상을 앓고 있나요?


A- 나는 환각, 환청, 자아분열, 우울증을 겪고 있다.
B- 조울증을 앓고 있고 병원에서는 우울증과 조울증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구간이라고 말한다.
C- 날짜까지 기억이 난다. 2016년 4월 11일부터 우울불안장애를 겪었다. 증상이 일어나면 굉장히 심할 때는 지금 있는 공간을 뛰쳐나가고 싶고, 숨이 잘 안 쉬어지고, 한 곳을 제대로 응시할 수 없고, 머리 아프고, 어지럽고. 너무 어지러워서 일자로 걷지 못하고 휘청휘청 걷게 된다. 눈으로만 글을 보는데 잘 읽히지가 않았다. 그런 느낌이 처음이었다. 내가 구석에 몰려서 누구한테 맞고 있는 느낌,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현재는 약 한달 전부터 약을 끊고 정신과를 다니지 않는다.




Q. 정신과에 처음 갔을 때 어땠나요?


A- 오랫동안 참다가 너무 심해진 상태로 병원을 처음 방문했다. 그 때문에 다른 감정들보단 두려움, 그리고 ‘내가 약을 먹으면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B- 정신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다. 정말 힘들었다. 정신병원에 대해 무섭고 두렵고 망상증도 있었는데 망상증이 너무 심해져 약을 늘리기도 했다. “저 사람이 날 칼로 찌르지 않을까?”, “내가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죽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며 살았다.
C- 공황장애가 먼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로 방송을 그만 두고 그랬을 때에도 나와 먼 일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불안장애인 것 같다고 의사가 말했을 때 믿기지가 않았다.
A- 입원하게 된 적이 있는데, 가지고 있는 증상이 너무 심각해 팔다리를 봉쇄하고 자해 혹은 자살을 하지 못하도록 24시간동안 감시당했다.




Q. 정신질환을 겪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A- 약을 먹어도 계속 심해져 약을 늘리게 되는 것인데 지금도 그렇다. 약의 부작용에서 오는 고생도 있다.
C- 고통스러웠다. 우울한 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기 마련인데 우울증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고 계속 우울하다.
A- 외적으로 오는 스트레스의 부작용, 두통, 정신병이 한 번에 몰려올 때 가장 힘들다.



Q. 정신질환을 겪을 때 들은 말 중 가장 힘들었던 말?


B- “너의 의지의 문제야”, “너는 의지가 약해서 정신병에 걸린거야”라는 말들. 감기에 걸렸다고 의지로 낫는 게 아닌 것처럼 정신병에 걸렸다고 의지로 낫는 게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의지가 약하다 말해 실제로 (치료에 대한)의지가 약해지고 정신병이 더욱 심해졌다.
C- 몸으로 느껴지는 증상도 힘들었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의 말이었다. 정신질환은 본인의 의지다, 정신과를 왜 가냐는 말들을 친구에게도 들었다. 정신과를 가고 약을 먹는 이유는 의지로 안 되기 때문이다. 겪어보면 알 것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무력감을 느꼈다. 누구라도 정신질환을 겪어보았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Q. 정신질환을 겪을 때 나를 도운 사람, 상황,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B- 유언장을 쓰고 죽으려고 한 때가 있었다. 자살시도도 해보았다. 그런데 그때마다 소중한 친구들이 날 잡아주었다.
C- 내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나의 이야기를 듣고 “대한민국 고등학생들 다 힘든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와 달리 정신과 선생님에게 가서 상담할 때 한시간 동안 나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시원하더라.



Q. 이우학교에서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했던 적이 있나요?


B- 내가 자해를 하니까 친구들이 날 피하고, 어떤 친구는 “너가 무서워 그래서 난 너를 피하게 되었어”라고 말했다.
C-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다르게 대하지 않고 남들과 똑같이 지냈으면 좋겠다. 상대방은 나에게 배려해준다고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과한 배려가 조금 불편했다.



Q.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대해주길 원하나요?


A- 정신병자 ooo이 아니 있는 그대로의 ooo로 받아들여지고 싶다. 평소처럼 나를 대해주고 정신병과 관련된 증상이 발생되면 여유를 가지고 배려해줬으면 좋겠다.
C- 내가 증상이 발현할 때에만 배려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 배려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수학시간에 아무것도 이해가 안 될 때 증상이 나타나거나, 친구들끼리 갈등이 일어날 때 증상이 일어나는데 내가 해결하는 방법은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나가고 싶다”라고 했을 때 바람을 쐬고 오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B- 나한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많이는 바라지 않고 “괜찮아”정도라도 말해주면 심리적으로 정말 괜찮아진다. 그런데 그 이야기조차 안 물어보니 심리적으로 더 힘들어진다.



Q.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또 다른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C- 정신질환을 겪던 3개월의 시간을 떠올리면 지옥 같다. 그런 시간이 계속된다면 정말 고통스러울 거란 느낌이 든다. 어떤 말을 해줘도 고통스러움이 잘 해소되지 않는 날들이기 때문에 정신질환을 겪긴 했지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조심스럽다.
A-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처럼 자신을 소중히 하라거나 그런 말들은 나 스스로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니 말을 못하겠고, 그냥 힘내고 편안하게 있으면 좋겠다.
B- 정신질환을 걸린 것이 당신의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이 너무 힘들어서 걸린 것이지, 그것 때문에 너무 좌절하지 말라고. 정신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꼭 자기 탓으로 문제를 돌린다. 그래서 꼭 말해주고 싶다. “결코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정신병”이란 이름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하지만 정실질환자에 대한 우리의 편견은 이들이 겪고 있는 병의 실체와 거리가 멀다. 이 기사를 읽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자와 비질환자의 경계를 허물고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인터뷰한 이들이 말했듯, “결코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



@ 이육샛별 민준홍












와이파이@

도움말




신고하기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로 무료 제작된 홈페이지입니다. 누구나 쉽게 무료로 만들고, 네이버 검색도 클릭 한 번에 노출! https://www.modoo.at에서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NAVER Co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