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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Nov 06. 2022

000 선생님이 아닌 인간 000에 대하여

김서린 박서윤 이산하 장소명

서문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순간에는 사계절의 학교와 친구들이 있지만,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의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문득, 선생님들이 우리들의 모습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데에 비해 우리가 선생님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에서의 모습이 아닌 일상에서의 모습, 이를테면 취미나 최근에 꾼 꿈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기사를 선생님들의 이야기로 채우려 한다. 언젠가 우리와 같은 열아홉을 지나왔으며 또 화려한(?) 청춘을 보냈을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00 선생님이 아닌 인간 000에 대하여. 



    윤무향 선생님  


인터뷰자 : 이산하

 

    최근에 꾼 꿈은?  

  가위 눌린 꿈이 기억에 남는다. 어렸을 때도 떨어지는 꿈을 자주 꾼 것 같다. 


  

    선생님의 학창시절 꿈은?  

  중학교 때까지는 이과 계열, 미생물 학자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생기부 상에 계속 교사로 써져있었다. 그때 당시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안했는데 생기부에 남는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 같다. 교사 외에 글 쓰는 것을 하고 싶었고 영화평론 쪽에 관심이 있었다.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 먹는 계기는?  

  완전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해도 괜찮나?라는 느낌이다. 가끔은 졸업한 애들이 찾아올 때 내가 교사로서 괜찮았던 것 걸까하는 마음이 든다. 아이들이 찾아올 때가 나의 교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동기였다. 학부생 때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교직이수 과정 때 교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구나’ 하면서 재밌을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다. 교직 이수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고 조건이 되는 것들은 모두 해보자라는 생각에 교직 이수를 했다. 충동적으로 선택한 면도 있다. 나의 선택(교직이수)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열심히 했다. 

  처음 중학교에 갔는데 수업을 진행하기 전 10분 넘게 “자리 앉자, 들어볼까?” 이런 느낌의 말을 계속 하다보니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는 확실히 다르다. 


  

    이우학교에 오게된 계기는?  

  다른 일반 고등학교에서 주문형 강좌식으로 하기도 하고, 연극,철학,영화 수업을 여러 학교에서 하다가 이우고에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철학 교과 수업을 하고 싶어 철학 수업이 있는 이우고를 선택을 하게 되었다. 2018학년에 처음 왔다. 


  

    일반고랑 이우고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차이점이 있었나요?  

  일반고에서는 철학과에 관심이 있는 친구가 아니라면 잘 찾아듣지는 않는다.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철학 교과를 듣고 싶어했던 친구들이여서 이우고와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근데 최근에 다른 학교 수업을 하는데 10시 넘어서 학원 끝나서 집 가니까 클래스룸에 가입 한다고 톡이 오니까 이 시간까지 학원을 다니나? 해서 좀 다르다고 느꼈다. 학원이나 야자가 강제적인 학교가 아니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큰 차이점을 못 느낀 것 같다. 


  

    어떻게 이우고를 알게되셨나요?  

  사범대를 나온 것이 아니여서 잘 몰랐는데 사범대를 나온 남동생이 대안학교 봉사하면서 알려주었다. 


  

    이우를 다니며 얻은 점 & 변화한 점은?  

  여러가지 해볼 수 있었다. 새로운 것들을 도전해보기도 하고. 처음부터 영화사 수업을 했는데 그 때 친구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고3이었고, 2학기였는데 4블럭 수업인데도 남아서 열심히 영화수업을 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감동적이었던 친구들이었다. 입시가 겹치는 순간에도 끝까지 열심히 들어줘서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성장한 부분은?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이야기를 풀어서 이어나가는 것들을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어떨 때는 교사라는 직업을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좋아했던 순간이 있는데 반대로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면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교사라는 직업을 계속 하실 건가요?  

  ‘이걸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 한 게 아니여서 어느 순간 그만 둘 수 있지 않을까. 


  

    교사를 안 하시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시나리오 작품을 하나 써보고 싶다. 드라마도 좋을 것 같다. 영화감독으로 작품을 만들지는 않아도 대본을 쓰고 싶다. 사회비판도 좋다. 로맨스도 하고 싶다. 학부 때도 시나리오 쓰는 거나 미장센 등에 관심이 많았다.


  

    20살을 앞둔 18기 친구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ㅎㅎ  

  맛있는 것도 많이 하고, 여행도 많이 하고, 연애도 하고, 경험을 많이 해라. 경험을 많이 해야 나를 알 수 있다. 다 해봐라. 혼자서 여행도 다녀보고,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그러면 좋겠다.


  

    20대의 순간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날을 새서 영화를 찍겠다고 한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기차여행 혼자서 다닌 것도 기억에 남는다.

방학 되면 지방이 고향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돌아다녔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더 많이 놀았어야 했는데 전공을 3개 해서 아쉽다. 다양한 세계의 음식도 맛봐야 한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가끔 살다보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었던 순간들, ‘나한테 선생님이 안 맞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뜬금없이 졸업생들이 카톡으로 안부인사를 전할 때 감동을 받는다. 어느 순간에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나리 선생님  


인터뷰자 : 박서윤


    최근에 꾼 꿈은?  

  꿈을 잘 안 꾼다. 완전 푹 자는 날이 많아 꿈을 꾼 게 있는 것 같아도 깨어나면 기억이 잘 안 난다.  



    선생님의 학창시절 꿈은?  

  어렸을 적 나는 사회에 불만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를 되게 바꾸고 싶었다. 개혁적인 일들을 하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만나고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의 진심을 알기 전에는 ‘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고 딱딱할까’ 했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방향을 정하는 시기에 겉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선생님의 진심을 느꼈고 나의 고민을 함께해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1,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그다지 좋은 분이 아니셔서 그런지 더 감동했던 것 같기도 하다. 1학년 때 선생님은 재밌고, 친근하셔서 함께 지내기에는 좋은 분이었는데 학생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2학년 때 선생님은 물리적, 언어적 폭력이 되게 심했다.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선생님을 보면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무조건 깃발 들고 나가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진실한 만남을 통해서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와 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 사람이 변하고 그 사람이 변화를 일으키는 세상을 생각하며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다.


  

    이우학교에 오게 된 계기는?  

  교사가 되어서 학교에 갔을 때 교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분명 나도 처음 배우는 시간이기에 보고 배울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롤을 학교에서 찾기가 힘들었다. 교사 경력이 오래되신 분도 처음 시작할 땐 서툴기도 하고, 준비도 열심히 하고, 아이들과 만나는 것도 즐거워하는 시간을 거치며 숙련되고 높은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보기엔 뭔가 다 귀찮아 보이셨다. 그분들이 부족하고 나쁜 사람이 아니라 학교의 구조라는 게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저렇게 만드나 싶었다. 한동안 그런 생각을 하며 학교에 다니다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학교를 찾는 중에 이우학교를 알게 되었다. 


  

    이우고와 일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차이점이 있었나요?  

  이우고 학생들은 각자가 자기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 다양하다. 아무래도 일반고는 성장 과정 중의 한 기관이라기보다 대입이라는 목표가 학생들한테는 너무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우고는 입시 말고도 다 각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이우학교 내에도 경쟁은 있지만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서 자기만 우뚝 서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건강하게 거쳐 가고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우리는 실패했을 때 안전하거나 다시 도전하기에 이상적인 공간은 아니라고 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하고 인정이 되지만 그래도 성적 말고도 나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학교인 것 같다. 입시가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하는 질문들 말이다.


  

    이우학교에 다니며 얻은 점은?  

  처음에는 열등감이 심했던 것 같다. 선생님들이 다 너무 훌륭하셨다. 이 안에서 요구되는 게 많았고, 그런 걸 봤을 때 나는 너무 부족했다. 아이들이 나와의 만남을 통해서 잘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새로운 곳에 왔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여기서 요구되는 교사상에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 공간이 익숙해지고, 힘이 들어갔던 것들이 풀리고, 자연스럽게 하는 이야기나 교육활동이 불편하지 않고, 그래서 머리로만이 아니라 이곳이 내 삶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도 있다. 

  어느 정도 숙련되어 있다고 해서 세상의 변화와 학생들의 변화에 발맞추지 않고 머물러 있으면 한순간에 도태되는 게 교사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엄청 버겁게만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나의 속도를 찾은 것 같다. 어제보다는 나은 하루를 사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나요?

  목적이 있는 삶을 살고 싶고 그 길을 가는 데에 있어서 에너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는 것이 물리적으로 버거워도 삶을 유지하거나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은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활동량이 줄어들어도 깊이는 깊어지고 싶다.

  마음이 엄청 넓거나 품이 넓은 사람은 아닌데 이우학교에 와서 그런 동료들을 많이 봤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진짜 더디더라도 마음을 넓게 쓰고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함을 갖고 싶다. 그래도 가진 것 중에 조금씩이라도 넓어지는 중인 것 같다. (웃음)



교사라는 직업을 계속하실 건가요?

  교사라는 직업이 지긋지긋하고 싫어서가 아니라 점점 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익숙해지거나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 ‘이런 게 아직도 부족하구나’, ‘아직도 이렇게밖에’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좀 더 잘해보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 이런 마음이 멈추지 않을 때까지는 계속하고 싶다. 그 마음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동료 선생님들한테도 서로서로 그런 지점이 발견되면 냉정하게 얘기해주자고 했다. 

  사람을 만나고 하는 게 점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교사라는 직업을 시작할 때 이런 마음들을 다 가지고 한다면 부담스러워서 못 했을 것이다. 중요한 시기에 함께 의논하고 도움 줄 수 있다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더 중요한 일이고 겸손해야 하는 것 같다. 어떤 일이든 다 마찬가지인데 익숙해지는 게 있다.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적정선을 지켜야 할 때가 있고 그건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 순수한 마음이나 여기서 계속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마음이 식으면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20대의 순간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친구들과 뻘짓한 게 생각난다.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공허했던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어떻게 채워갈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놀면서 ‘내가 살아있구나’, ‘뭔가를 하고 있구나’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때 무언가에 더 집중해서 살았다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며 아쉽기도 하지만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경험이 없고 몰랐다. 이우에서 삶을 경험한 친구들은 자신을 채우는 법을 아니까 나와 같은 시기를 겪어도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20살을 앞둔 18기 친구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ㅎㅎ

  이제 진짜 시작이다. 지금은 부모님과 학교라는 울타리가 학생을 설명해 주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하나하나 자기가 세워나가야 한다. 그렇게 채워가는 시간이니까 지금 내가 어떤 모습인지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채워가는 입장이라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이제부터 뭐라도 하면 되지’라는 마음보다는 여기서 지냈던 시간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입시나 취업을 생각하면 고등학교에서의 3년이 그걸 위한 시간이었다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껏 우리가 보낸 3년은 이후 우리가 인생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위한 준비운동의 시간, 어느 방향으로 달려갈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시간이다. 몸을 풀었으니까 거길 향해 걸어가든, 달려가든 각자의 속도대로만 가면 된다. 현재 서 있는 지점이 우리의 도착점이 아니기 때문에 이게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자신이 원하던 결과를 얻은 것도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각자가 어떤지 집중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에 집중하는데, 그건 사람을 본 후 3초의 첫인상과 같은 느낌 정도일 뿐, 대화하거나 함께 무얼 할 때 중요한 게 아니다.  

  대학 간판이 자기를 채워가는 시간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갔다 왔을 때 직장과 돈이 없는 건 현실이다. 그렇지만 그 시간 동안 다른 게 채워져 있을 것이다. 세상에 다양한 삶이 있는 것처럼, 각자의 삶은 만들어가기 나름이다. 내가 어려워하던 것들이 여행 갔을 때 닥치면 어떻게든 하게 되는 것들을 보면, 내 인생에 무엇이 닥쳐도 해내지 못하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을 경험하고 나면 ‘살아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작은 풀이나 들꽃도 예쁘다는 걸 느끼고, 주변에서 뭐라도 발견해 웃을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기에 사람들이 다시 여행을 가는 것처럼 지금 내가 기대하던 어떤 삶이 내 손에 없다고 해서 내 평생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지금의 불안함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우리는 좋은 삶을 살 수 있고 이곳에서 그런 순간들을 이미 경험했다. 그러니까 자신을 믿길 바란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그 좋음의 의미는 각자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를 너무 힘들게 보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이우의 교사를 하며 삶의 조건이나 교사로서 더 채워져야 하는 부분 등 역량에 부치는 게 있다. 그런 것 때문에 고민도 되고 어떤 상황에서는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게 너무 힘들게 느껴져 일을 그만두고 싶은 건 아니다. ‘선생님들 힘드시겠다’ 하며 공감해 주는 것은 정말 고맙지만 나도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학생과 교사로 시작해 만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삶을 공유하고 여러 감정을 나누게 된다. 이런 관계 맺음이 있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진다.




염윤선 선생님


인터뷰자 : 김서린

  

    최근에 꾼 꿈은?  

  엄청 큰 거북이가 배 위에 올라가 있었는데 눈을 뜨니까 강아지가 배 위에 있었다. 물놀이 가는 꿈도 꿨다. 제주도 가서 못했던 수영으로 한이 맺혀 니모 100마리와 바다속에서 같이 놀았음


  

    선생님의 학창시절 꿈은?   

  신기하게 많은 꿈 중에 선생님이 없었다. 원래 관심이 있었던 것은 심리학이었다. 동물의 심리가 궁금했었다. 인턴십처럼 주제를 정해 심리센터에 가서 아이들을 미술이나 놀이 등으로 치료해주는 활동을 해 보았다. 대안학교 안에서 배웠던 교육과 활동으로 행복했었는데, 입시를 할 때 학교 안에서의 배움이 입시의 기준으로 맞춰지는 경험을 하다 보니 이 배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교육학과를 지원했다.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교육학을 공부할수록 내가 선생님께 받은 사랑과 과목들의 근본적인 재미와 배움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대학을 가기 전에는 진로가 모호했는데, 대학을 가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교육학과 역사교육을 복수전공하며 선생님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우학교에 오게되신 계기  

  원래 있었던 대안학교는 너무 작았다. 세상과 학교가 분리되는 느낌이랄까? 학창시절 대안학교를 나왔어서 원래 이우학교를 알고 있었다. 이우학교가 대안학교 중 형님 느낌이라서 관심을 가지고 봤었다. 이우학교는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연결다리가 되는 것 같다. 매일매일 대안적인 교육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인가된 학교라서 상대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아직은 상대평가는 살짝 낯설게 느껴진다. 



    이우를 다니며 얻은 점 & 변화한 점  

  많이 변화했다. 새로운 챕터가 열리는 느낌이다. 그 전의 대안학교는 채식, 젠더이슈 등에 대해 보수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우학교에 와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보는 아이들의 관점과 다수결이 아닌 합의를 통한 과정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들이 나에게 주었던 교육의 행복을 주는 것이 쉽지 않구나를 느끼고 있다. 아이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크게 얻은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선물이라는 용어를 좋아한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교사의 관계가 선물처럼 주어진 것인데 그것을 잘 누리고 싶다. 문제풀이에 집중하면 배움의 기쁨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배움을 통해 그 본질을 찾아보고 싶다. 가끔은 도피도 원한다. 도예공방 같은거. 매일 수업을 준비하며 전쟁처럼 살지만 이것에 익숙해지면 보이는 것이 많아질 것 같다. 




결론  

선생님들이 우리 3학년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더 넓고 많은 세상을 경험해보라는 무향 선생님,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나리 선생님,

우리들을 만난 것이 이우학교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는 윤선 선생님의 말씀에서

커다란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을 읽은 친구들에게도 부디 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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