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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Nov 05. 2022

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

신예원

@pexels

 지난 15일 한 빵 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조는 사고를 자체적으로 분석하여 사고 원인이 공장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주야 2교대로 하루에 12시간 동안 일하는 고강도 노동 현장에서 2인 1조의 매뉴얼은 지켜지지 않았다. 현장 노동자들은 회사가 요구하는 야간 12시간 동안의 일일 생산량 목표인 빵 10만 개를 채우려면 덮개를 여닫을 시간조차 없었으며, 덧붙여 최소한의 안전 교육조차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사측 관계자는 국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작업 규정상 덮개를 덮고 작업해야 하는데 덮개를 덮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개인의 과실이 아닌 구조적 관행으로 인해 벌어졌음을 보여준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사업장 관계인과 노동자의 안전의식을 강조하고, 동종 업종의 유사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망사고 속보를 게시하고 있다. 10월 28일 자 기준으로 10월 1일부터 현재까지 게시된 속보의 수는 39건이다. 즉, 10월 한 달에 조금 못 미치는 기간 동안 매일 약 1.4건의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또 사고 발생 후 장시간 원인 분석을 요하는 사망사고는 게시에서 배제되므로 실제 산업 재해 수와 상이할 수 있다. 한 편, 2022년 1월부터 6월 사이에 발생한 산업재해는 총 308건으로 사망자 수는 325명에 달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하면 최근 3년 9개월간 (2019년 1월~2022년 9월) 민원분석 시스템에 ‘산업재해’ 또는 ‘중대재해’ 관련 민원이 총 18,869건 수집되었으며,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 측에서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민원을 2019년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현황 분석」에 의하면 지난 3년간 300인 미만 사업장 재해율을 포함하여 전체 산업 재해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8의 전체 산업 재해율은 0.54%에서 2019년 0.58%로 7.4% 증가하였다. 2020년에서 0.57%로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하여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1년에는 0.63%로 전년 대비 10.5% 상승하였다.

 지난 15일에 발생한 사건의 기업에 대해 여러 소비자는 불매 의지를 다지며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해 입을 모은 바 있다. 소비자로서 개인은 노동자에 대한 연대나 기업의 안전의식을 촉구하는 표현으로 불매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모 기업의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로 소비자들은 불매를 통하여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며 사회에서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후에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 계속하여 지켜보는 것도 소비자로서 분명히 가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된다.

 산업재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진전 없이 계속해서 재해는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사건의 정황을 살폈을 때, 산업재해 관련 예방과 대책은 사업주의 의지로 맡겨두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만이 이러한 구조에 대해 적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알림 소식 | 공지사항 | 사망사고 속보 게시판 목록

2022. 6월 말 산업재해 현황(재해조사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 부가 통계 결과(잠정)) | 고용노동부> 정책자료> 정책자료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 분석 (e-나라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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