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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Dec 19. 2022

그리스 로마 신화와 파생(派生)

그리스 로마 신화의 기원과 영향을 알아본다 / 김가진

그리스 로마 신화의 기원

최고의 그리스 로마 신화 조각상 '라오콘 군상

 그리스 로마 신화는 대부분 아우구스투스(Augustuss) 시대에 활동을 했던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에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오비디우스는 신화를 하나로 크게 묶어놓았고 아주 자세히 설명했다. 

 다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전해준 첫 번째를 꼽으라면 호메로스를 꼽을 수 있는데, 그의 작품인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현존하는 고대 그리스 작품 중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며 기원전 8세기에 만들어졌고, 그리스 로마 신화 세계관 구성에 큰 역할을 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특징과 세계관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다른 신화들과는 다르게 신이 우주를 창조한 것이 아닌, 우주가 신을 창조했다고 생각했다. 최초의 신은 가이아(테라, 땅)이며 혼돈(chaos, 공허)에서 탄생했다. 혼돈이 곧 우주공간을 상징했던 것이다.

 그 후, 가이아는 지구의 만물을 창조했고 우라노스(하늘), 우로스(산), 폰토스(바다)를 낳았다. 가이아는 이들 중 우라노스, 폰토스와 결합하여 12명의 티탄, 키클롭스(사이클롭스) 3형제를 낳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처럼 모든 생명체가 가이아에게서 탄생했다고 설명하기에 불가피하게 근친상간적 요소가 포함되어있다.

 일반적으로 구신(舊神, Elder Gods)으로 불리는 티탄 족은 매우 오랫동안 우주에서 영향을 행사했다. 그들 중 가장 중요한 신(티탄)은 단연 크로노스(새턴, 사투르누스)였는데, 크로노스는 12명의 티탄 중 막내였지만 뛰어난 용기와 능력으로 아버지 우라노스를 몰아내고 티탄 족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우라노스는 쫓겨나며 크로노스에게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너 또한 자식에게 쫓겨나게 될 것이다.’라는 저주를 내렸고 결국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들인 제우스(유피테르, 주피터)와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이탈리아로 도망치게 되었으며, 우주는 제우스가 이끄는 ‘올림포스의 12신’이 지배하게 된다.

 크로노스를 몰아낸 제우스를 주축으로 하는 신들은 ‘올림포스의 신들’이라고 불렸는데, 그들은 올림포스에 살고 있었기에 올림포스 신이라고 불렸다.

올림포스의 열두 신은 다음과 같은데, 


제우스(주피터)

헤라(유노)

포세이돈(넵튠)

하데스(플루토)

아테나(미네르바)

아폴론(아폴로)

아르테미스(디아나)

아프로디테(비너스)

헤르메스(머큐리우스)

아레스(마르스)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

헤스티아(베스타)

-데메테르(세레스)

-디오니소스(바커스)

-페르세포네(프로세르피나)


 하데스는 지하(암흑)세계에 거주하기에 기록에 따라 올림포스의 신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가 등장한 뒤 몇천년 후에 등장하는 등 기록에 따라서 열두 신의 구성은 달라지기에 정확한 열두 신을 특정하긴 어렵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 문화 전반에 걸쳐 뿌리내려있는데,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고대 그리스 시대(BC.800~AC.600)부터 헬레니즘을 거쳐 로마 시대까지 많은 작가들의 수정과 창작을 반복했기 때문이며 유럽 전반의 문화들은 로마 제국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결국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약 3000년의 시간대를 넘어 현대 서양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하듯 니체의 〈비극의 탄생〉,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에서 니체가 설명하는 개념에는 이성적 아폴론과 열정적 디오니소스가 등장하며, 단테의 〈신곡〉에서는 미노타우르스와 케르베로스가 악마로 등장하고 새로 발견된 물질의 이름을 신의 이름에서 따오기도 하는 등 철학, 문학, 과학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서양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럼 그리스 로마 신화가 영향을 준 것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현상적 용어


말하는 대로, 피그말리온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육심리학에서 심리적인 행동의 하나로 지도자의 기대에 따라 학습자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한 청년에게서 이름을 따왔다.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한 조각가였다. 이 조각가는 여성 혐오자였는데, 여성에게 주어진 각종 특징들을 결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기로 다짐했고 자신에게는 예술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그가 모든 힘을 쏟아 만들어낸 예술품은 여인의 형상을 한 조각상이었다.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선 여인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거나, 완벽한 여인을 만들어 남자들에게 여인의 결함을 알리게 하기 위함이라는 설이 존재한다. 아무튼, 피그말리온은 깎고 깎아도 조각상에 만족할 수 없었고 조각상은 하루가 다르게 예뻐졌으며 사람다워졌다. 이후, 피그말리온은 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은 이제 더이상 대리석처럼 보이지 않았고 여인이 잠시 동작을 멈춘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피그말리온은 생명이 없는 것을 사랑하게 된 것이고, 조각상에 입을 맞추는 등 온갖 짓을 해보았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이에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가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마을이 아프로디테에게 제물을 올리던 날, 아프로디테는 제단의 불꽃을 세 번 피어오르게 하는 것으로 피그말리온에게 신호를 주었고 피그말리온은 곧장 집으로 달려가 사람이 된 여인 조각상, 갈라테이아를 만나게 되었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흔치 않은 해피엔딩이다.


Pan: 극단적인 불안증상, 패닉(공황장애, Panic)

 패닉은 단기적으로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비정상적인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발작의 한 종류이며 공황장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패닉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양치기의 신 판Pan에게서 유래했는데, 판은 신인 동시에 훌륭한 음악가로, 갈대로 만든 피리를 이용해 멋진 연주를 하곤 했다. 

 이에 판이 자신의 갈대피리를 연주하기만 하면 모든 생명체들이 쓰러졌다고 하여 패닉이라 이름붙여졌다는 설이 있고, 

 양치기의 신이지만 때로는 악의적인 장난을 치는 장난꾸러기로도 묘사되었기에 그리스인들은 밤에 들려오는 오싹한 피리소리를 들으면 판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했다는 데에서 패닉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Narcissus: 자아도취,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즘(narcissism)은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자신의 외모, 능력과 같은 어떠한 이유를 들어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거나, 사랑하는 자기 중심성 성격 또는 행동을 말하는데, 이는 독일의 정신과의사 ‘폴 네케’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한 청년의 이름을 따서 만든 용어이다.

 나르키소스는 멋진 청년이었다. 나르키소스의 아름다움은 대단했는데, 어떤 이성이 나르키소스에게 호감을 표해도 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에 상처받은 한 여인이 신들에게 “다른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가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며 기도를 올렸고 신은 그 기도를 이뤄줬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는 물을 마시기 위해 연못에 고갤 내밀었고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모습을 본 나르키소스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나르키소스는 자신과 자신은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연못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고 그는 밥도 먹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갔다. 죽은 후에도 그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죽은 자들의 강을 건널 때, 자신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배 난간 밖으로 강에 고갤 내밀었다.


Echo: 메아리, 에코

 노래방 마이크나 울림을 표현하는 단어 에코. 이펙터의 효과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요정(님프)에게서 유래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요정은 위의 나르키소스와 연이 깊은데, 에코 또한 나르키소스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에코는 달과 사냥의 신인 아르테미스가 가장 아끼는 요정이었지만, 제우스의 바람을 조사하던 헤라(제우스의 부인, 가정의 신)의 앞에서 정신사납게 떠드는 바람에 헤라는 제우스의 바람을 놓치게 되고 불똥은 에코에게로 튀게 된다. 헤라는 에코에게 남이 한 말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면 말을 할 수 없도록 저주를 내렸다. “너는 항상 너가 들은 말의 마지막 말만 할 수 있으며 먼저 말을 걸 수 없게 될 것이다!” 에코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었는데, 요정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았기에 에코는 나르키소스를 따라다닐 수는 있어도 나르키소스의 관심을 끌지도 못했고 그에게 말을 걸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르키소스가 동료들을 부르게 되었고 에코는 그 말을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 누구 있소?” “-있소” 하지만 나르키소스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다시 외쳤다. “그렇다면 나와라!” “-나와라!” 아무도 보이지 않자 나르키소스는 화를 내며 가버렸다. 에코는 그 후로 동굴에 숨어 자신을 감추었고 상사병으로 점점 야위어가 마지막엔 목소리만 남게 되었으며 이것이 ‘메아리Echo’라고 불리게 되었다.



상징&상업적 이용


Nike: JUST DO IT, 나이키

나이키와 슬로건인 JUST DO IT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나이키는 원래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유통회사로 처음 시작했는데, 일본 회사인 ‘오니츠카 타이거’의 제품을 유통하는 것으로 사업을 구축해 나갔다. 하지만 오니츠카 타이거와의 계약이 끝나가자 직접 신발 생산에 뛰어들기로 했고, 새 브랜드인 ‘나이키’를 창설한다.

 나이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를 영미식으로 발음한 것인데, 니케는 지옥의 강인 스틱스 강과 전투의 신인 팔라스의 딸로, 전쟁과 지혜의 신인 ‘아테네’와 함께 다니며 언제나 아테네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다고 전해진다. 

 니케의 로마식 이름은 ‘빅토리아Victoria’이며 승리를 뜻하는 Victory의 어원이기도 하다.


Moirai: 창조&유지&파괴, 모이라

오버워치 영웅 '모이라'

 블리자드 사의 인기 게임인 오버워치의 ‘모이라Moira’는 치유와 공격을 오가는 것이 가능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이 캐릭터는 아마 그리스 로마 신화의 모이라이에게서 영감을 얻은 것일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모이라이’는 밤의 신에게서 탄생한 운명의 세 자매 혹은 여신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운명’을 관장하는데, 그리스인들은 이 운명을 실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을 모이라이의 묘사로 알 수 있다.

“클로토, 라케시스,아트로포스 세 여신은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클로토는 실을 짜내며 라케시스는 실을 감고 아트로포스는 실을 끊는다.”

 이를 통해 그리스인들은 운명의 탄생을 실을 짜내는 것으로 보았고 실을 감는 것을 운명의 지속&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며, 운명이 다함을 실을 끊는 것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인들에게 운명은 시간 혹은 생명과 같았다. 모이라이는 시간의 탄생, 지속, 종말을 관장했고, 이런 대비적인 표현은 오버워치의 모이라와 매우 비슷하지 않은가?


과학

Morpheus: 잠이 쿨쿨 오는 마약, 모르핀

 모르핀은 아편 계열의 마약으로,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을 정제하여 불순물을 없앤 물질이다. 1803년 약제사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제르튀르너’가 아편에 산과 염기를 더해 불순물을 없애는 방식으로 유효결정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성분이 수면유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꿈의 신인 모르페우스의 이름을 따 ‘모르핀’이라 명명한다.

 모르페우스는 ‘꿈의 신’으로 잠의 신 히프노스의 아들이며 잠을 자게 하는 능력이 있다. 여담으로, 잠의 신 히프노스가 자고 있는 동굴의 앞에는 양귀비와 대마초 등의 마약성 식물들이 자라 있으며,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마약이 주는 효과를 일부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가진 부원의 기사 중에는 모르핀에 관한 기사도 있다.)


Helios: 원자번호 2, 헬륨

영화 '업'의 한 장면

 헬륨은 원자번호 2번, 비활성기체 중 첫 번째 원소로, 1868년 8월 태양의 채층(chromosphere) 스펙트럼에서 587.49nm의 파장을 갖는 노란색 선으로써 처음 관측되었는데, 프랑스의 천문학자 얀센은 이를 소듐에 의한 것이라고 오인했지만, 이후 영국의 천문학자 로키어에 의해 새로운 원소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지어졌다. 로키어는 이 새로운 원소를 그리스어로 태양을 나타내는 Helios에서 따와 헬륨이라고 명명했다.

 헬리오스는 티탄(구신:舊神) 족의 태양신으로, 하늘신 우라노스의 손자이다. 제우스가 크로노스를 몰아내기 전까지 태양신으로써 네 마리의 신마가 끄는 태양전차를 타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달리는 일을 반복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양이 동쪽에서 떠 서쪽으로 지는 것을 신이 마차를 몰아 태양을 움직였다고 상상했던 것이다. 제우스에 의해 크로노스와 티탄 족이 쫓겨난 이후엔 아폴론이 태양을 관장했고, 자연히 1대 태양신은 헬리오스, 2대 태양신은 아폴론으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뿌리가 확실하지 않은 신화 특성상 헬리오스와 아폴론이 동일인격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Greek & Roman Mythology: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의 천체들, 우주 천체

 우주 천체의 이름들은 하나같이 생소하다. 머큐리, 비너스, 이오.. 이런 이름은 어디서 가져온 걸까? 태양계 행성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밑줄: 과거엔 태양계의 행성이었지만, 현재는 다르게 분류되는 천체)

수성

수성: Mercury

 심부름, 나그네의 신인 ‘헤르메스(머큐리우스:Mercurius)’의 영어식 발음이며 헤르메스는 모든 신들 중에서 가장 날렵하고 영리했기에 수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가장 빠르게 도는 것처럼 보인 것과 비슷하여 머큐리Mercury라 이름붙여졌다.


금성 1


금성 2

금성: Venus

 사랑과 미의 신인 ‘아프로디테(베누스:Venus)’의 영어식 발음이다. 아프로디테 앞에서는 바람이 도망치며 달콤한 꽃들은 대지를 수놓고 바다의 물결을 웃음짓는다는 묘사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신으로 묘사된다. 금성은 태양과 달을 제외하고는 세 번째로 밝으며 화려한 노란색을 띄기 때문에 매우 아름답다는 뜻으로 비너스Venus라 부르게 되었다.


화성

화성: Mars

 전쟁과 군인의 신인 ‘아레스(마르스:Mars)’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아레스는 살생을 즐기고 피를 좋아하는 신으로, 재앙의 화신이었다. 겉표면이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띄며 이는 피와 전쟁터를 연상시켰기에 마르스Mars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또한, 화성 주위를 돌고 있는 두 위성의 이름은 각각 포보스와 데이모스로, 아레스의 두 딸이며, 이들은 신화 속에서 항상 아레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갔기 때문에 화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의 이름이 되었다. 포보스는 공포의 신이며, 데이모스는 패배의 신이다.


세레스

세레스: Ceres

 농사의 신인 ‘데메테르(케레스:Ceres)’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데메테르는 추수나 파종 등 농경을 상징하는 신이었으며 1차산업 종사자인 그리스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 중 하나였다. 세레스는 처음엔 행성으로 분류되었으나, 분석 결과 ‘인근의 다른 천체를 모두 제거’라는 행성의 충족 요건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소행성보다는 행성에 가까웠기에 역사상 최초로 ‘왜행성’이 되었다. 


목성

목성: Jupiter

 천둥, 하늘, 왕의 신인 ‘제우스(유피테르:Jupiter)’의 영어식 발음이다. 티탄족의 왕 크로노스의 아들이며 하늘신 우라노스의 손자이다. 제우스는 다른 모든 신들이 힘을 합친 것보다 강했기에 태양계 중 가장 큰 행성인 목성과 연결되었다. 

 목성은 위성이 모두 80개로 굉장히 많은데, 이 위성들의 이름은 이오, 레다, 칼리스토, 테베 등 80여개 모두 제우스가 바람을 피우거나 현혹한 대상에게서 따왔다.


토성

토성: Saturn

 토성은 태양계에서 목성 다음으로 큰 행성이며,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의 큰 고리를 가진 행성으로 유명하다. 토성의 이름 Saturn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버지이자 하늘신 우라노스의 아들인 농경신 ‘크로노스(사르투누스:Saturnus)’에서 따왔는데, 이는 농경신을 상징하는 크로노스의 낫이 토성의 고리와 유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크로노스는 비슷한 이름으로 인해 ‘시간의 신 크로노스’와 혼용되는 경우가 있다.

 위성의 이름들은 크로노스가 티탄 족의 왕인 만큼 아틀라스, 프로메테우스 등 대부분 티탄 족의 이름으로 채워져 있지만, 판이나 판도라 등 티탄 족이 아닌 등장인물의 이름에서 따온 위성도 존재한다.


천왕성

천왕성: Uranus

 하늘신 ‘우라노스(우라누스,Uranus)’, 1세대 신이자 티탄을 낳은 장본인이며 크로노스의 아버지이고 제우스의 할아버지이다. 천왕성은 앞서 설명한 행성들과는 다르게 망원경이 발명된 이후에야 태양계에 속하는 행성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발견한 사람에게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만, 발견자인 윌리엄 허셜은 다른 행성들과 다르게 자국(영국) 왕의 이름을 따 조르지움 시두스(Georgium Sidus)라 명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타국 천문학자와 천문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다른 행성의 이름들을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따온 것처럼 천왕성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독일의 천문학자 엘레르트 보데는 ‘주피터(제우스, 목성)의 다음 행성이 그의 아버지 새턴(크로노스, 토성)이기에 토성 다음에 오는 천왕성은 새턴의 아버지이자 제우스의 할아버지인 우라누스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다른 천문학자들에게 지지를 얻어 유럽에서는 천왕성을 우라누스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19세기 후반이 되며 영국에서도 우라누스라는 표현이 더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행성의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의 명명은 행성의 작명과 비슷하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져왔어야 했는데, 우라노스의 위성에 대입할 만한 등장인물의 수가 적었기에 셰익스피어 등 영국 유명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가져오게 되었고, 코델리아(리어왕), 오펠리아(햄릿), 줄리엣(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되었다.

 동양에서 또한 고대에서부터 음양오행설에 기반한 수(물),금(쇠),지(땅),화(불),목(나무),토(흙)로 행성을 명명했지만, 음양오행설의 다섯 기운을 넘어섰기에 ‘하늘신’인 우라누스를 그대로 수입하여 천왕성(天王星, 하늘의 왕 별)이 되었다.


해왕성

해왕성: Neptune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벗어나게 된 이후,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은 청록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행성이며 이로 인해 바다의 신 넵튜누스Neptunus(포세이돈)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둘째 형이자 크로노스의 아들로, 제우스는 하늘, 하데스는 황천, 포세이돈은 바다를 관장하고 있다.

 위성은 포세이돈의 아들인 트리톤, 바다의 요정인 네레이드, 바다의 여신 갈라테아 등 모두 포세이돈 혹은 바다와 연관이 깊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인물 이름이 쓰였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바다의 신(왕) 포세이돈을 직역한 해왕성(海王星, 바다의 왕 별)이 되었다.


명왕성

명왕성: Pluto

 해왕성 바깥 천체에서 크기가 가장 큰 천체이며 2006년 행성 기준이 변하기 전까지 행성으로 취급되다가 기준이 변한 후 왜행성으로 분류하게 되었으며 이는 명왕성이 다른 행성들에게 영향을 줄 만큼 강한 중력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루토는 명계(황천)의 신 ‘하데스(플루토:Pluto)’에서 따왔으며 올림포스의 세 강자(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의 이름 중 유일하게 행성의 이름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하데스의 이름을 가져왔으며 천왕성, 해왕성과 마찬가지로 동양에서는 하데스를 직역한 명왕성(冥王星, 어둠의 왕 별)이 되었다.

 위성은 총 다섯 개로, 카론, 스틱스, 닉스, 케르베로스, 히드라이며 카론은 지옥의 강인 스틱스를 건너는 뱃사공, 스틱스는 지옥의 강, 닉스는 밤의 신, 케르베로스는 지옥의 문을 지키는 머리가 세 개 달린 사냥개이고 히드라는 하나의 머리를 자르면 두 개의 머리가 자라나는 뱀 괴물이며 이들은 지옥 또는 괴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에리스

에리스: Eris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왜행성이며 명왕성보다 살짝 크다. 에리스의 행성 분류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논쟁을 벌였고 이 때문에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에리스는 불화의 여신이었지만 동시에 경쟁과 엘리트를 추구했던 그리스인들에게 에리스는 가장 중요한 신 중 하나였다.

 위성은 단 하나인데, 이름은 ‘디스노미아’이며 에리스의 자식으로 분쟁을 관장하는 신이다.

 우주의 천체에는 특히나 그리스 로마 신화 등장 인물의 이름이 많은데, 이는 고대부터 태양계의 행성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중심으로 이름붙여졌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으며 이는 관례로 자리잡았다. 심지어 천왕성과 해왕성의 경우, 발견자가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작명하고 싶어했지만, 실질적 작명권이 있는 IAU(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국제천문연맹)은 이를 용인하지 않으며 천왕성(우라노스)과 해왕성(넵튠)이 되었다고 한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그리고 설명한 것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상당히 많은 분야에, 그리고 서양 문화에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서양문학&사학&철학을 잘 이해하는 데에는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매우 중요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안타깝게 설명하지 못한 것에는 아폴로 13호, 판도라의 상자, 아킬레우스건, 볼케이노, 이오니아 해 등이 있었는데, 방대한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직접 다양한 단어/용어/이름의 유래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참고 자료:

위키백과

「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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