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학기 초에 처음 내가 했던 고민은 자치 참여였다. 이우학교에는 총학이나 학년학생회처럼 다양한 곳에서 자치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막상 어떤 곳에 참여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자치 활동을 적어도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어서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었다. 그때 딱 떠오른 것이 자치 기구였다. 그렇다. 이우학교에는 바로 ‘자치 기구’가 존재했던 것이다.
자치 기구는 일반 학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우학교의 색다른 시스템으로, 쉽게 말해서 한 가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다. 자치 기구에는 건방정, 급식위(지금은 tf팀), UTS(아직 준자치기구), 일생, 교문위, 그리고 공간위가 있다. ^~^ 현재 필자는 공간위에서 활동 중이고, 공간위에 대해 더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저 다양한 자치기구들 중에서 공간위에 대해서만 설명해보려고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공간위는 총학의 산하기구로, 정식 자치기구로 보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다. 그러나 다른 자치기구들과 마찬가지로 총학 산하기구이면서도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경향이 있기에 다른 자치기구들과 같이 묶이곤 한다. 그렇다면 공간위가 왜 총학 산하기구로 들어가게 된 것일까? 이는 공간위의 구성 및 운영과 연관되어 있다. 지금 공간위의 구성을 보면 2학년 두 명과 1학년 6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 총학을 하시는 2학년 선배 한 분은 올해 공간위를 나가실 예정이었다. 2학년 선배 한 명이서는 공간위의 운영이 불가능하였기에 두 분을 모두 공간위에 소속시키기고 공간위의 존립을 위해 총학 산하 자치기구가 되었다. 또한 공간위는 다양한 곳의 안건과 의견들을 모이는 곳이기에 소통이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주로 교무부의 선생님들이나 총학에게서 많이 전달되기에 다른 조직들과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만 업무가 훨씬 수월해진다. 따라서 총학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공간 사용을 위해 총학 산하기구 시스템이 필요하였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 필자는 공간위에서 활동 중인데, 자주 받는 질문이 몇 가지 존재한다.
“공간 예약은 어떻게 해??” “콘솔 어떻게 써?” 등등 다양한 질문들이 들어오곤 하는데 특히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바로 공간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같은 반 친구부터 선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러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아무래도 공간위가 좀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하는 활동이 주로 실무적인 업무라 다른 학생들에게 잘 드러나지 않아서 생기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공간위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공간위는 자치기구로써 한 가지 분야에 대해 깊게 탐구한다기보다는 실무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기에 공간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공간에 대한 안건을 처리하는 업무이다. 보통 안건들은 인스타로 들어오거나 개개인에게 직접 들어오는데, 대게 공간 규칙 제정을 부탁이나 공간 사용에 대한 안건들이 들어온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전달받은 안건들을 목요일 정기 회의에서 처리하는데, 직접 공간 규칙을 수정하거나 콘솔 담당제나 체육관/운동장 규칙 제정처럼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아마 공간마다 문에 붙여진 포스터들을 볼 수 있을 텐데, 공간위에서는 공간 규칙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하여 부착하거나 인스타에도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물론 홍보를 열심히 하더라도 공간위 외부의 학생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공간 교육/모니터링이나 공간위 주간처럼 특별한 이벤트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공간위가 열일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공간 교육과 모니터링은 이미 진행해서 알고 있겠지만, 공간위 주간에 대해서는 모르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서술하자면, 공간위 주간은 학교에서 잘 쓰이지 않는 공간들을 꾸미고 부스를 설치해서 학생들에게 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작년에는 포토 부스를 운영하고 쿠키도 구워서 파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했었다. 올해 공간위 주간은 연말에 진행할 예정이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
이렇게 공간위가 하는 일, 그리고 공간위가 총학 산하가 된 이유를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공간위로 활동하면서 굉장히 큰 애착을 가지게 되었는데, 내가 주체가 되어서 학교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재밌는 것 같다. 이우학생 모두가 부디 더 재밌고 행복하게 이우의 꽃, 자치활동을 마음껏 즐기면 정말 정말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