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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un 19. 2024

K리그가 가장 흥하는 지금,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기현

 최근 한국 프로스포츠 중 가장 가파른 성장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포츠를 고르라면 단연 프로축구 일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의 성장세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2023년 K리그는 K리그1(244만7147명)과 K리그2(56만4362명)를 통틀어 총 301만1509명 관중을 동원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3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K리그1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1만733명으로, 지난해 4800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기록 또한 승강제 도입 후 최고의 기록이다.  그리고 한동안 티켓파워나 인기에서 밀리던 KBO와도 어느 정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인기를 더욱 실감하게 해 주었다. 


 이 기세를 이어 2024 시즌에도 대부분의 구단들이 평균 관중수가 1만 명에 달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k리그, 그전에는 사람들의 관심에 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축구팬들에게도 일명 ‘노잼리그’라고 놀림받던  k리그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이 정도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일까?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파헤쳐보자.




한국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스타 등장➡여성 팬들의 증가

 현재 사람들이 k리그로 보내는 관심의 시작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부터였을 것이다. 당시 벤투 감독이 이끌던 한국 국가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전 일명 ‘알라얀 기적’을 만들며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이기고 한국축구 역사상 2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월드컵 자체가 워낙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스포츠 행사다 보니 자연스레 국민들의 시선은 당시 국가대표로 활약한 k리그 선수들에게도 큰 관심이 쏠렸고 그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당시 전북현대소속의 공격수 조규성일 것이다. 

 처음에는 주전 황의조의 백업 멤버 자원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뛸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에 후반 29분 교체 멤버로 투입된 후 활약을 시작했다. 처음엔 훤칠한 외모가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가나와 경기 뒤엔 한국 축구 대표팀의 희망으로 떠오르면서 카타르 월드컵이 낳은 스타가 됐다. 그에 관한 관심은 SNS 팔로워 숫자로도 증명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이전 조규성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만 명이었지만, 우루과이와 경기가 끝난 뒤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금세 100만 명을 넘더니 가나와의 경기 뒤엔 140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150만 명을 기록하며 고공 상승 중이었다. 그중에서도 앞서 언급한 뛰어난 의모덕에 새로 유입된 여성 팬들이 늘어나고 여성팬들이 그에게 보내는 뜨거운 관심은 당연히 그가 당시 소속되었던 전북현대가 속한 K리그와 한국축구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조규성 효과’로 2023 시즌 K리그 관중의 여성 비율은 47%에 달했다. 2019년과 비교해 15%가 늘었다. 최근 연일 매진행진을 이어가는 A매치도 카타르 월드컵 이후 확실히 여성팬의 비율이 증가했다. 카타르월드컵 직전이었던 2022년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한국-카메룬전(친선경기)을 살펴보면 당시 입장권 예매 비율은 남성 52%, 법인 등(24%) 여성(24%) 순이었다. 남성이 8252명으로 여성(3816명)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런데 카타르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클린스만 감독의 첫 경기였던 콜롬비아전(3월 24일)에서 성별 예매 비율이 처음 뒤집어졌다. 그 경기는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카메룬전과 동일한 장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3월 28일 열린 우루과이전을 비교해 보면, 우루과이전 전체 입장 관중은 6만3952명으로 거의 매진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 여성의 예매 비율이 50%였고, 남성은 37%, 법인 등은 13%로 집계됐다. 6개월 전 카메룬전과 비교하면 여성은 25% 포인트 늘어났고, 남성은 15% 포인트 감소했다. 이후 지난해 6월 벌어진 페루전(부산), 엘살바도르전(대전), 10월 튀니지전(서울), 베트남전(수원)에서도 여성이 남성을 계속 앞섰다. 특히 지난해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싱가포르전(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선 여성의 예매 비율이 58%로 남성(33%)보다 무려 25%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3월에 비해 성별 예매 차이가 더 벌어졌다. 예매자와 입장 관중이 100%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시장 흐름에 변화가 있는 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카타르 월드컵도 뽑지만 가장 설득력을 얻는 것은 '가성비'다. 코로나19 이후 콘서트, 뮤지컬, 영화 등 흔히 말하는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펀플레이션(펀+인플레이션)'으로 설명했다. 아이돌을 비롯해 뮤지션, 뮤지컬 스타, 영화배우 등 전통적인 스타를 향한 '덕질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공연 값만 해도 부담스러운데, 파생 상품까지 구매하면 수십만 원이 깨진다. 그렇다고 해서 피드백이 오는 것도 아니다.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아이돌은 손에 닿지 못하는 진짜 '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스포츠다. 영화 티켓값도 되지 않는 금액에 매 주말 '직관'이 가능하다.
팀으로부터 셔틀버스나 원정 버스 같이 직관을 위한 편의까지 제공받는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와의 만남이 가능하다. 경기 후 사인을 받을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SNS 상으로 소통도 가능하다. 심지어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역조공'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점들이 여성팬들에게는 흔히 말하는 ‘가성비’로 다가오고 스타 때문에 K리그에 빠지게 되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K리그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플레이와의 파트너십 체결 

 쿠팡플레이는 2020년 12월에 쿠팡에서 론칭한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이다. 오픈 초반에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시장에 등장하며 오픈 한 달 만에  MAU(월간 활성 유저)40만명을 기록해 나갔지만 일명 오픈빨이 끝나며 쿠팡플레이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OTT의 핵심인 콘텐츠에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도 없고, 독점 콘텐츠도 몇 년 지난 영화, 드라마일 정도로 매우 부족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플레이에게 필요한 건 쿠팡플레이만의 ‘확실한 콘텐츠‘였다. 그래서 쿠팡플레이가 생각한 것은 바로 다른 OTT서비스들은 잘 들여다보지 않던 스포츠 시장, 그중 축구 중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K리그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고 독점 유료 중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유료 중계에 걸맞은 퀄리티 있는 중계를 준비했다. 쿠팡플레이는 매 라운드 가장 관심도 높은 경기를 ‘쿠플픽’으로 선정하고, 해당 경기를 하나의 종합 예능 프로그램과 비슷한 포맷으로 제작해 송출한다. '쿠플픽'에 선정된 경기의 경우, 경기 한 시간 전 '프리뷰 쇼'를 진행한다. 프리뷰 쇼는 화제성 높은 연예인 혹은 인플루언서가 출연해 중계진들과 경기와 관련된 여담을 나누기도 하고, 기존 인터뷰 방식과는 다르게 양 팀 감독을 중계석으로 섭외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프타임에는 리포터로 등장해 관중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기존의 중계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러한 '쿠플픽' 경기의 다양한 콘텐츠는 시청자들이 다음 '쿠플픽'이 어떤 경기일 것인지, 어떤 게스트가 출연할 것인지 등 직간접적으로 K리그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그리고 쿠플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의 접근성을 올리기 위해 연맹과 함께 K리그 경기를 통한 2차 가공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있다. 특히 연맹은 내부 조직도에 유튜브 컨텐츠 제작을 주 업무로 하는 컨텐츠 제작팀이 있을 만큼, 새로운 팬들의 유입을 위해 퀄리티 있는 영상 제작에 힘쓰고 있으며 이는 최근 1년 사이에 업로드된 유튜브 쇼츠들의 조회수가 거의 다 100만 회가 넘어가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K리그는 2022년 말부터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열기를 시작으로 스타 선수의 등장,  원래 미미했던 여성팬들의 대거 유입, 젊은 세대를 겨냥한 연맹의 컨텐츠들과 이를 서포트하는 쿠팡플레이의 등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기장과 TV 앞으로 모여들게 만들었다. 리그 가치 상승에 필요한 각각의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굴러가기 시작한 지금, 연맹의 입장에서 앞으로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특히, K리그의 경우 아직 국가대표팀의 인기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큰 성장을 꿈꾸는 것이  K리그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고 공고히 할 것이다.   




-출처-

https://www.etoday.co.kr/news/view/2314344(2023-12-21/한종옥 기자) 

https://www.dailian.co.kr/news/view/1302284(2023-12-4/김윤일 기자) 

https://www.chosun.com/sports/football/2023/12/18/HMLD5BH2ELJJWGE3UKTICL2GH4/(2023-12-18/박찬준 기자)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3301(2022-11-30/김혜인 기자) 

https://www.chosun.com/sports/football/2022/12/01/LIPZLPUAS3X5K5NGAXRHBSKO5M/(2022.12.1/박찬준 기자) 

https://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3816(2023-7-6/이재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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