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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Jun 29. 2020

코로나 시대의 외교

똑똑 정치·외교·법-<조영준 서기관 인터뷰> / 김소연, 윤지우, 윤태호

    기사에 앞서, 우리 '똑똑'을 소개하려 한다. '똑똑'은 관심 있고 궁금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직접 다가가지 못했던 인물, 단체, 기관 등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이다. 정치 · 법 · 외교에 관심이 있는 세 명이 모여  '코로나 시대의 외교'란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코로나는 지금 사회에서 가장 범지구적인 이슈이자, 세계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이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세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코로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 사태가 더 이상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 국가간의 문제로 치닫고 있는 이 상황에서 “외교”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대사관 등 외교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접하고 외교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아가고 싶었다. 현재 우리나라와 긴밀한 협력을 맺고 있는 몇몇 국가의 대사관 및 영사관에 이메일을 통해 연락드렸고, 그 중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근무하시는 조영준 서기관님과 연락이 닿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수락하시게 된 계기를 여쭤보고 싶다.  

    학업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언론 동아리 활동을 위해 대사관에 직접 메일을 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 또한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하여 수락하게 되었다. 


현재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 

    크게 다자정무(Multilateral Political Affairs)와 공공외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첫 번째로 다자정무는 국제기구, 국제협의체 등 다자기구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업무로, 주로 아세안(ASEAN) 및 메콩(Mekong) 지역 협의체 회원 국가들과의 협력을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신남방정책 기조 하에 아세안 및 메콩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왔고, 특히 올해는 베트남이 아세안 및 한-메콩 협력 의장국만큼, 더욱 긴밀하게 협력 중이다.  

    두 번째는 공공외교 업무인데, 공공외교란 외국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정책, 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증진시키고, 우리의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를 높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제고하는 외교활동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문화원,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다양한 행사를 기획 및 주최하고, 대사관 홈페이지와 SNS를 활용하여 홍보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참고: 박노완 대사, 외교부 아세안 담당 차관 면담(6.5)

박노완 대사는 6.5(금) Nguyen Quoc Dzung 외교부 차관을 면담하여 한국과 아세안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어떻게 외교관으로, 혹은 대한민국대사관에서 일하게 되었나?   

    2016년 외교관후보자 선발 시험을 통과하고 약 1년간의 연수를 받은 후 2017년 외교부에 입부하게 되었다. 이후 2년 간의 외교부 근무를 마치고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발령 받아 근무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현재 시대에 이루어지고 있는 ‘코로나 외교’에 대해 질문 드리려고 한다. 현재 베트남과 한국은 외교적으로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인적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작년 한해 약 400만 명이 양국을 방문하였고, 경제적으로도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대상국,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이 되는 등 불가분의 협력 파트너가 되었다. 이러한 양국 관계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저희 주베트남대한민국 대사관은 양국 관계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참고: 박노완 대사, 베트남 보건부 차관 예방(3.14)

박노완 대사는 3.14(토) 응웬 타잉 롱(Nguyen Thanh Long) 베트남 보건부 차관과 면담하여 양국간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평가하였습니다. 또한 베트남에 거주중인 한국 교민을 비롯해 대사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협조하여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베트남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6.23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49명, 이 중 328명이 완치된 상황이다. 아울러 국내 감염자는 66일 동안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은 코로나 사태에 훌륭하게 대응해왔으며, 실제로 국제사회에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다만, 전 세계가 그렇듯 베트남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5월 기준, 교역량, 외국인투자, 외국인 방문객 등은 대폭 감소했으며, 소비자 물가지수는 상승하였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관광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는데, 실제로 2주 전 베트남의 유명한 관광도시인 다낭을 방문해보니 많은 상점과 호텔이 영업을 중단한 상황이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베트남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베트남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만큼, 국내적으로는 국내 관광 활성화, 외국인 투자 유치, 소비 증진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 일본, 대만 등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여 국제 항공선 재개, 인적 교류 정상화 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어떨까 -  

    대한민국과 베트남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의 관계로서 여러 분야, 특히 이동통신과 유전개발에서 교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베트남이 대한민국을 모델로 한 경제개발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다만, 월남전 당시 파병된 우리 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이 갈등점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매 정부마다 다르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행보에 대한 논란으로 혐한 감정이 존재했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고 점차 경제 · 문화적 교류가 진행되면서 희석된 경향이 있다.  


    2월 24일 대구발 비엣젯 항공편의 한국인 20명 포함 탑승객 전원이 다낭 시내 종합병원에 격리되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들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여권을 압수당하고 자물쇠로 잠긴 병동에서 지내게 되었다. 한국 외교부는 협의 없이 진행된 조치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부탁했고, 다낭시는 현지 호텔을 몰색했지만 거절당했다. 한국 외교부는 다낭시와 협의하여 교민 2명을 제외하고 한국으로 귀국시키기로 했고, 다낭시는 한식과 편지를 준비했다. 이로서 한국과 베트남의 외교적 마찰은 마무리되었지만,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는 자세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은 채 가짜 뉴스가 보도되었다. “한국인들이 격리를 원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4성급 호텔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베트남 측에서 제공한 베트남 전통 음식 반미를 보고 한국인들이 “빵 몇 조각”라고 표현한 것에 베트남인들은 무례함을 느꼈고, 한국 측에 사과를 요구하며 SNS에서 #ApologizeToVietNam 해시태그 운동 등이 벌어졌다. 한국인 다낭 강제 격리 사건으로 양국간의 갈등과 혐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vkx6ooazhU


 코로나 사태 이후 외교관분들의 역할이나 업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가 찾아온 이후 외교관분들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외교 업무의 경우 회의, 면담 등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직접적인 만남을 주선하기 어려워 업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특히 베트남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되면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회의와 면담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업무 내용상 코로나19 관련 동향 파악, 인적 교류 활성화 추진 등의 업무가 추가되었으나 근본적으로는 이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기관님이 외교관으로서 근무하시며 겪으신 개인적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 중에 주베트남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일하면서 다른 나라와의 교류/외교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월에 부임하자마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여타 국가와의 교류나 외교에 어려움이 있어 관련 경험이 적은 편이다. 다른 나라와의 교류/외교 이외에 인상 깊은 경험을 말하자면, 격리시설 방문이 있다.  

지난 2-3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베트남 정부가 외국 입국자의 14일간 시설 격리를 의무화함에 따라 많은 우리 국민들이 시설에 격리되어 지내야 했다. 

이에 한인회, 코참, 코이카 분들과 함께 시설을 방문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청취 및 해결하는 업무를 했었는데, 잠깐 동안 방호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더운 날씨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온 종일 방호복을 입고 일하시는 의료진분들의 고충과 시설에서 지내셔야 하는 우리 국민들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외교관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외교관으로 임용되자마자 2018년 평창올림픽 의전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 중 한 유럽 국가의 정상 방한을 담당하였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업무 프로세스, 의전 절차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중대한 업무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던 행사와 정상 방한이 뉴스와 신문에 보도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이 맺고 있는 끈끈한 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이고,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대상국이라는 답변에서 양국 간의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로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66일간 국내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베트남의 코로나 대응 또한 설명해주셨다. 한국의 코로나 방역 시스템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한국 또한 베트남의 대응 시스템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


    아쉽게도 다낭 강제 격리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말씀하셨듯이 베트남에서 시설에 격리된 한국인들을 위해 직접 방호복을 입고 지원 활동, 애로사항 해결 등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계신다. 다낭 강제 격리 사건에서도 외교부와 다낭시의 협의로 다행히 귀국할 수 있었던 만큼,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대사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인터뷰 답변에 덧붙여 조영진 서기관님은 ‘저희 대사관에 인터뷰 요청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소연, 윤지우,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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