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북 -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김나윤
헤르만 헤세는 ‘수레바퀴 아래서’와 ‘데미안’으로 알려진 작가이다. 알려진 책들을 읽어본 후 작가가 쓴 다른 책들을 찾아봤는데, ‘싯다르타’란 제목을 보고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의 부모님과 외조부는 엄격한 경건주의를 삶의 원칙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인이지만 동시에 타종교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었다. 또한 그가 어릴 적부터 외국 선교사들과 불교 승려들이 끊임없이 방문해서 인도와 중국철학 및 사상, 노래, 책들을 접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주위 환경으로부터 오랫도안 받은 영향과 1911년에 남아시아를 여행하며 만난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사람들에게 받은 영향이 작품 곳곳에 묘사되어 있다.
작품의 주인공인 카스트 제도의 최상위 계급인 브라만의 아들 싯다르타는 촉명하고 주위로부터 기대를 받았지만, 마음에는 평화가 없던 청소년이었다. 어느 날 싯다르타가 살고 있는 마을에 수행하는 사마나들이 지나가자, 그는 깨달음을 위해 고빈다와 함께 사마나 일행에 합류한다.
그들은 숲속에서 사마나 생활을 삼 년간 하던 중 붓다 고타마 에 관한 소문을 듣고 가르침을 들으러 떠났다. 하지만 붓다 그들이 고타마를 만난 후 싯다르타는 어느 누구도 가르침을 통해서 해탈에 이르지 못하며 스스로 도달해야한다고 생각해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하는 고빈다와 헤어진다.
이후 뱃사공 바수데바 덕분에 무사히 강을 건너 도성으로 간 싯다르타는 그곳에서 아름다운 기녀인 카밀라와 부유한 상인인 카마스바미를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중년이 될 때까지 세속의 욕망을 즐겼다. 그러다 자신이 물질적인 것에 너무나 많이 집중하고 있단 사실을 깨닫자 바로 떠나 과거에 만난 뱃사공 바수데바와 일하며 대화하는 삶을 산다. 바수데바는 싯다르타에게 강에서 배울 것이 많다며 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싯다르타가 떠난 후 그의 아들을 낳은 카밀라는 이전 생활을 청산하고 고타마의 가르침에 귀의한 삶을 살던 중 고타마의 입적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자 아들과 함께 그를 뵈러 떠났다가 독사에 물려 죽었다. 남겨진 아들은 싯다르타가 키우지만 부잣집에서 자라서 버릇이 없었고 지루한 생활에 싫증을 느껴 돈을 훔쳐 달아났다.
이에 싯다르타는 오랫동안 그리움에 시달려 다시 강을 건너려다가 강물이 비웃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에 바수데바는 귀를 기울이면 더 많은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싯다르타가 바수데바의 말대로 강물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 영혼을 그 어떤 소리에 묶지 않고 단일성에 귀를 기울이자 수천의 소리가 단 한 마디의 말인 ‘옴’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싯다르타는 운명과 싸우는 것과 고뇌하는 일을 그만두었고 단일성 속에 있다는 지혜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러자 바수데바는 싯다르타가 깨닫기만을 기다렸다며 오랫동안 뱃사공 바수데바 역할을 했는데 이제 충분하다면서 작별 후 단일성 속으로 떠났다.
이후 싯다르타는 불교를 설법하러 다니던 싯다르타의 옛 친구였던 고빈다를 우연히 만나 그에게 자신이 깨달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고빈다는 옛 친구 싯다르타에게서 붓다 고타마의 미소를 미소를 발견하자 완성을 이룬 사람들은 이런 미소를 짓는다는 걸 깨닫고는 경의를 표한다.
사실 본인 스스로의 삶에 회의감을 느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편안해서 현재의 삶에 안주하고 싶은 경우가 많은데,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위해 익숙한 사람들과 장소를 떠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특히 붓다 고타마를 홀로 떠난 것이 깨달음에 가장 큰 비중을 준 듯 하다. 붓다가 독자적인 구도를 통해 해탈한 것은 가르침을 통해서 얻은 것이 아닌 것처럼 싯다르타도 스스로 깨닫기 위해 친구와도 이별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비록 카밀라와 카마스바미를 만나 세속에 빠져 오래 헤맸지만 이 또한 그에겐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그들도 일종의 스승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품은 동양의 사상과 철학이 담겨있지만 작가는 서양인이고, 종교와 철학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닌 본인의 삶을 통해서 느낀 것과 섞어서 썼고, 전작들처럼 계속 양극의 문제를 해결하고 단일성으로 나아가려는 특징이 보여서 눈길이 많이 끌렸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나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을 읽어봤던 사람들이면 한 번 쯤 읽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