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밀려오는 파도는 무엇입니까

<밀파막> 학생 인터뷰 / 김소연, 김재헌, 윤지우, 한승규

by 와이파이


똑똑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똑똑’은 관심 있고 궁금했던 인물, 단체, 기관 등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이다. 지난 6월, 이우학교 내 성·인권 문제를 고발하는 문집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는 없다>가 각 학급에 2권씩 배포되었다. 이 책은 주로 개인의 경험담과 구체적인 피해 내용, 학교의 대응 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서술되어있다. 그러나 이 문집을 읽어보면 지금도 이러한 행동 또는 문화, 대응 방식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성·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이다. 그래서 7월 똑똑의 주제로 재학생들을 인터뷰하며 지금까지 해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찾아보고자 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이우식 온정주의”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우식 온정주의”는 선생님이 교내에서 발생한 성·인권 사건에 대하여 공론화시키지 않거나 혹은 가해자의 편을 들어줬던 대응 방식을 뜻하는 말이다. 이 문집에서는 이를 “징계가 내려져야 하는 사안에 대해 이야기장 혹은 학년 총회로 이어진 후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 장소에 둔 채 '공동체' 라는 말을 강조하며 생활한다.”고 묘사했다. 이번 인터뷰는 17기 내의 경험과 생각을 들어볼 기회가 되었다.


성, 인권 관련 자치기구에서 활동 중인 학생 2명(A, B), 학년 내에서 이 주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게 이야기하는 학생 2명(C, D) 각각 남학생 1명, 여학생 1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학생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자 익명으로 표기하였다. 용기내어 인터뷰에 응해준 만큼, 인터뷰이에 대한 비방 또는 추측은 삼가해주길 부탁한다. 인터뷰해준 학생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문집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 없다> 이미지



문집을 읽어봤나?

A: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B: 읽어봤다.

C: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소식은 들었지만 반에서 보이질 않았다.

D: 읽어보지 못했다.


문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B: 이우학교 내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내가 경험한 이우와 굉장히 달랐다. 안온한 경험들만 했고, 사소한 기분나쁜 경험도 있었지만 용인될만 했다. 하지만 과거나 최근 일을 담은 문집에서 그 사람들에게 이 공간이 폭력적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이 일들을 아예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충격적이었다. 지금도 그런 일을 겪었지만 말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을텐데 그 살마들의 이야기도 이야기되고 해결되어야 한다.


교장선생님의 설명 시간이 충분했나?

A: 아직은 문집을 못 읽어봐서 잘 모르겠다.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완전히 공감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장을 가진 것만으로도 좋았다.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다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서 애매하다.


B: 그 강의는 선생님들과 학교의 입장을 들려주신 것이다. 그건 과거의 대처에 대해, 현재의 문제지점을 짚었고 현재의 방향과 계획을 말씀해주셔서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임시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C. 인턴십 때문에 하필 빠지게 되었다.


D: 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은 되었던 것 같다. 그 책이 어떤 걸 전달하려고 했는 지는 이해가 되었다.

* 임시위원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학교의 대응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과거의 처리 방식이 왜 문제였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8월 안에 발표할 것이다. 방학 되기 전에 결성되고 운영됨을 알릴 예정이다.


학교의 갈등/문제 해결 과정에서 갈등을 피하려고 한다던지, 이우식 온정주의가 나타난 것을 겪거나 본 적

A: 10기 선배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이 싸웠다고 그러는데, 막상 우리가 봤을 때 그런 싸움은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있었지만 우리 학년에는 잘 없는 것 같다. 선생님들의 영향도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수업시간에 ‘쉬쉬해라’하는 느낌. 학년회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그런 사람이 있구나’하고 넘어가라고 하는 것처럼, 선생님들의 분쟁을 덜 일으키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 오랫동안 선생님을 하시면서 선생님들만의 학생들을 다루는 테크닉이 생겼을텐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그런 문제가 있어도 그런 태도를 갖지 마라’. 싸움을 예방하고자. 신입생때부터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느낌이 든다.


B: 이 책에서 ‘이우식 온정주의’는 가치 판단을 하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일에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고 특히 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곳에 두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요구하는 것, 가해자의 행동이 용인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내가 그런 사건에 휘말린 적은 없지만, 내 시선에서 봤을 때. 심화영어 이우식 온정주의가 그립다고 했던 것이 그립다. 이우학교는 학생들에게 너무 관대(과제 제출, 재촉 등)한 반면 심화영어는 내가 잘못한대로 혼났을 때 ‘이우식 온정주의’가 그립다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A 말에 동감한다. 작년에 우리 학년이 일이 없었다고 했는데, 특히 우리 반은 갈등이 거의 없었는데,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좋게좋게 마인드가 있다.

의견이 다르고 일치하지 않을 때 꺼내서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싸울 수도 있고, 합의된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는데 그런 건강한 비판 과정을 막는 것 같다.

교과수업(토론 수업이 주를 이룸)에서 한 번도 심한 의견 충돌이 없었던 것을 보면, 남과 대립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 같다. 나도 견해를 드러내는 말보다 뻔한 말, 여지를 주는 말을 자주 한다.


C: 관련된 경험을 아직 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잘못이 있었을 때 어느 정도는 포용을 시켜줄 수는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따라서 피해자가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성희롱, 성폭력 등에 대해서는 확실한 규정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D: 개인적으로 이우식 온정주의보다는 이우식 전체주의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아마 선생님들이 가해자를 감싸는 이유는 문제가 커지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그런...것일거라 생각한다. 한꿈에서도 일요일에 성당을 간다고 했을 때 새벽에 가라고 하는 것. 채식이나 그런 것 관련해서는 잘 받아주는데, 다른 입장은 잘 받아주지 않는 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런 부분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진 온정주의는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만약에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어떨까?

A: 많이 불편할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의 경험담으로 예를 들자면, 페미니즘에 대한 갈등 상황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버리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어느 쪽을 지지하지도 않고 이쪽 말도 되고 저쪽 말도 되니까 우리 같이 살자고 하는데, 내 입장은 아닌 것이다. 바로 잡아야 할 것을 바로 잡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C: 내가 피해자라면 억울할 것 같다.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면, 사회에서도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로의 융합을 추진, 이에 반해 미국은 강력한 처벌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융합과 타 시설에서의 교육을 거친다면, 재범률은 낮아지지만 이에 따라서 피해자의 억울함은 동반될 것이다. 하지만 성희롱, 성폭력 등의 성과 관련된 문제를 제외하고는, 학교가 어느 정도는 포용을 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잘못까지 이우식 온정주의가 적용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C: 살짝은 애매한 부분이다. 다른 사람이 보아도 민감하다고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과도한 보호만 아니면 괜찮다. 즉 성인권 문제에서는 단호하게, 하지만 대부분의 케이스에서는 이우식의 온정주의를 비판하는 태도가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다.


이우식 온정주의가 생겨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분쟁을 피하기 위한 예방책들이 너무 많다. 분쟁이 너무 컸고, 학교 내 대립이 심해지다 보니까 (ex. 한꿈 때 갈등이 졸업때까지 이어진다, 이렇게 하지 마라) 학생들이 이에 더 대비하게 된다.


B: 이우학교는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공동체 주의 기반으로 하는 학교이다. 그래서 벗과 함께하는 삶, 세상과 함께하는 방법(문공프, 인턴십…)을 배운다. 이우학교 같은 공동체주의에서 ‘좋게좋게 가자’는 마인드가 꼭 필요하다. 다른 학교에도 공동체가 있긴 있지만 이우학교는 사람도 적고 더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어찌되었든 이어가야 하는 관계이자 공동체이다 보니 그런 마인드가 자리잡힌 것 같다. 공립고등학교가 아니라서 선생님들도 함께 오래 가시는 경우가 많은데, 특정 선생님을 떠나보내는 일을 없게 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갈등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문집 내용 중에 “우리는 3년 뒤에 떠날 사람이라서 그대로 냅두냐”는 말이 기억난다.


C: 적은 학생수와, 교내에서의 민주화가 이루어졌기에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학생이기에, 개개인을 포용하는 능력이 일반 고등학교보다 낫기에 나오게 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성 폭력 / 희롱 등의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온정주의를 크게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D: 일어난 이유는 일단 두 가지로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문집을 예시로 들어보자면, 1차적으로 학교에서 성차별적인 언급을 받은 적이 없다. 나는 애초에 조금 성차별적인 문제에 대하서는 둔감한 편이다. 문집에서 보여준 예에서의 온정주의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넓게 본 온정주의/편파주의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학교가 어느 한 쪽에 너무 신경쓴 나머지 그 쪽에 치우친 느낌이 많이 든다. 그 쪽 사람들을 지켜준다고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얼마전 대나무숲에 올라온 것도 그렇고, 바깥 사회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욕하지만 이우에서는 페미니즘 반대하면 욕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우식 온정주의가 일어났을 때 가해자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

A: ‘내가 이렇게 잘못해도 처벌받지 않는구나’ 내가 그게 죄인줄 알고 저질렀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죄임을 모르고 한 일이면 애매하다. 가해자에게 이게 잘못이라고 뇌리에 박히진 않을 것이다.


B: 긍정적인 효과는 학교라는 교육 공동체 안에서 ‘실수 해도 괜찮다’는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효과는 ‘나는 잘못 없어’, ‘이 정도는 별 거 아니지.’와 같은 잘못된 마인드셋을 심어줄 수도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문집을 읽어보면 주로 한 사람(교사도, 학생도)이 여러번 나온다. 처음에 한 번 근절했으면 반복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우식 온정주의는 재발을 유도한다.


D: 애초에 그 사람들이 일부러 나쁜 감정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닐 것 이다. 학생들이 둔감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이 듣는 것은 예민하고 본인이 말하는 것은 둔감한 태도가 전체적인 학생들에게 깔려있는 것 같다. 그 친구들은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이 말 하면 안 되는구나'를 모르고 살아갈 수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이우학교는 어떤 공간일까?

A: 피해자 입장이라면 “학교는 뭘 하고 있는거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무능력한 정부’라고 말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왜 처벌을 안 하는거야?”라는 의문에 교사나 학교에 대한 불신이 생길 것이다.


B: 공동체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곳, 내가 실수하더라도 발전할 수 있음을 교육하는 곳이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지키기 위해 피해사실 고발하지 않을 것을 요구받는다. 가해자와 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고, 불편을 경험한다. 가해자에게 사람이 용서 받고 재발되지 않으면 좋지만 그러기 힘들다. 가해자들은 문제 지점을 인식하기 힘들다. 처벌을 세게 받으면 다시 발생하지 않을 텐데. 규제가 강력하지 않으니까 재발될 수 있고 문제지점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큰 논란이 일어났을 때 적절하지 못한 대처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 같다. 성문제, 학생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 방식, 필요한 대응 방식이 있을까?

A: 빠른 공론화가 필요하다. 공론화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문제를, 이것이 반복됨을 몰랐다. 빠르게 공론화가 되어왔다면 이것을 모르고 있었을까? 너무 적은 사람들끼리만 알기 때문에, 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B: 성폭력(성희롱 포함)부터 인권 침해(학습권 침해 등)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책에 등장.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학교가 처벌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정되는 것이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말했을 때 수용하고 반성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또는, 문집 맨 뒤에 우리가 해야할 것이 학생, 학부모, 교사의 역할로 분리되어 자세하게 나와있다. 피해자들이 말한 것인 만큼 학교에서 꼭 지켜지면 좋겠다.


D: 최선은 발생 자체를 하게 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건 매우 힘들어 보인다.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이렇게 하자!라고 해결되었을 때 해결될 문제였으면 이미 해결되었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고 충분한 대화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년에도 이 책이 몇권씩 배치되어 있는데, 이 문집을 읽거나 선생님 말씀을 듣고 우리 학교나 학년에서 뭔가 변화가 있나?

A: 선생님들의 태도에서 변화를 느꼈다.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를 신경쓰고 있고, 날이 서있는 느낌이다. 조심하려는 건지, 예민한 건지 모르겠지만 날이 서있다. 너무 조심하셔서 학생들과의 대화가 조금 멀어졌다. 우리 학년 친구들의 변화는 크게 못 느꼈다. 온라인 수업이라 친구들과 이야기도 못해서 학생들의 느낌을 잘 모른다. 선생님만 많이 만나니까. 학생들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잘 모르겠다.


B: 공감하고 분노하는 사람들만 그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관심을 기울이기에 당장의 숙제나 과제가 더 커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 사람들이 용기 내어 고발한 만큼 관심 가져주는 것이 마땅하다. 일부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뭐라 따질 수가 없다. 변화는 아니지만, 매번 이런 말을 하는 사람만 분노한다. 어떤 면에서는 남학생들이 이런 학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해준 것도 봤고, 주제 학자 2지망에 밀파막 학자를 신청한 친구들이 많았다. 많이 반성되기도 했다.


C: 학자에 주제가 올라온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D: 개인적으로 아무 변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애초에 내가 조금 둔감한 편이다. 하지만 제3자가 당하는 것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년 외에 다른 학년에 연줄이 없어 들은 바가 없다. 관심 없는 사람들은 관심 없고,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이런 인터뷰도 하고 하는 걸보면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것을 보면 조그마한 변화는 있는 것 같다.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A: 더 나아질 수가 없지 않을까? 마땅한 방안이 없다. 공론화도 더 장을 크게 넓혀도 문제가 분명 있다. 공론화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피해자가. 어떤 공동체를 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공동체도 여러 종류가 있다. 더 낫고 나쁜 공동체를 판단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우학교에 뭔가 필요하다면 공론화. 대나무숲도 사용되고는 있지만, 공식적인 발표가 필요하다. 대나무숲은 공식적인 장이 아니니까, 공식적인 안내나 성명이 필요하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같은 창구가 있으면 (작년 불씨 아궁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긴 했지만, 비슷하게) 이야기가 필요할 때 진행할 수 있겠다.


B: 뭐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못된 나의 사상이든, 피해 사실이든 무엇이든 말할 수 있고, 그 후의 반응에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잘못된 것이면 타인에게 배워갈 수 있고, 피해사실이면 해결되어야 마땅하다. 이야기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동체에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고 지속적인 공동체를 위해 쓴소리도 가감없이 했으면 좋겠다.


C: 개개인의 의견을 조금 더 다양하게 표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자면 하나의 ‘A’ 라는 큰 주제가 있을 때, ‘B’라는 의견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분위기상, 모든 답변은 ‘C, D, E’ 가 아닌 ‘B1’, ‘B2’, ‘B3’ 만이 존재하게 된다. 다른 의견을 들었을 때 그것에 대한 원초적인 비난이 아닌, 의견에 대한 존중이 있었으면 한다.


D: 어느 쪽이든 편향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바깥의 사회에서도 편향된 면이 있고, 우리 학교도 편향된 면도 있지만 한 쪽으로 치우치면 치우칠 수록 문제가 커진다. 아니라고 하면 무조건적인 질타를 하는 그런 분위기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건강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그런 분위기가 생기면 좋겠다.




이렇게 총 4명의 학생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로의 경험이 다른 것처럼 각자의 답변도 다 다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네 명의 인터뷰이가 공통적으로 답변한 내용은 바로 ‘소통의 중요성’이다. 문집에서도 소통의 부재 또는 소통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양한 의견 표출을 원하고 있다.


인터뷰이와의 대화에서 우리는 아래와 같은 소통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대화 없는 무조건적인 비난, 대립되는 상황 기피, 다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에 비난 난무 등 같은 주제에서 인터뷰이들이 소통 과정에서 답답함을 느낀 맥락은 다양했다. 또한 항상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같은 사람만이 분노하고 나머지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점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으로 인터뷰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빠른 공론화 과정, 공론화(공식적인 발표, 안내, 성명) 활성화, 개인의 다양한 의견 표출과 그 의견에 대한 존중/건강한 토론 분위기 형성 등. 결국 우리는 더 나은 이우 공동체를 원한다. 더 나은 문화를 원한다. 학생들이 말해준 문제점들은 현재 우리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파도에 부딪혀야 한다.


이 문집을 계기로 결성된 비상인권위원회 입장문의 마지막 문장을 빌려 이 기사를 맺는다.


문제를 피하거나 유머화하지 말고 서로의 교육기회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개개인이 따로 모여 이야기하거나 옹호하는 발언은 지양해야 하고 공적인 자리로 나서야 한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정된 것은 준수하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0.08.10 이우학교 비상인권위원회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는 없다’는 이우고등학교 각반에 두 권씩 배치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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