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사람

/ 정의현

by 와이파이



집에서 드러나는 환경 파괴의 형태는 쉽게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다. 그에 따른 개인 단위의 실천 방법도 마찬가지다. 집의 특성 중, 다른 이들과 굳이 합의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사실 앞선 방법들의 실천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면 조금 복잡해진다.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를 느꼈다. 집과 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다른 이들과의 합의의 불가피성이 있다. 불 끄고 하는 수업을 원한다고 해서, 멋대로 불을 꺼버리는 것은 맞지 않는 행동이다. 수업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수업 구성원들과의 ‘합의’를 거친 후 결정해야하기 때문이다. 둘째, 소비되는 것이 다르다. 외부음식 반입 금지라는 교칙으로 학교에서는 일회용 음료수와 빨대를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회용품 사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급식에서는 일회용품으로 포장된 간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학교와 집(을 포함한 외부)에서 행해지는 소비들 간의 차이점을 고려해봐야 한다.


모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의 중심에는 ‘큰 범위의 공동체가 가지는 특성’이 있어야 한다. 앞에 말한 것과 같이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전 조사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도시에 사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이 환경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다. 일단 내가 많이 행했던 소비 패턴에 주목하기로 했다. 크게 네 가지 행동으로 나눈 후, 학교와 집을 분리해 약간의 융통성을 추가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


플라스틱+비닐봉투 줄이기 (기타 일회용품 포함)

냉*난방 에너지 및 전기 절약

물 절약

식습관 속 절약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내가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사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타자와 종이로만 채울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꼼꼼히 보았던 점은 역시나 앞에서 말했듯, 내가 소비인줄도 몰랐던 소비를 발견해내는 것, 그리고 지속 가능한 ‘어떤 것’으로 바꾸기였다.


의현 기사.PNG 이렇게 정리했다.



먼저 1번 활동(플라스틱, 비닐봉투 줄이기)에서는 대체 가능한 것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텀블러라던지, 가방이라던지. 다른 활동들에 비해서 오히려 이 부분에서는 훨씬 힘들지 않았다. 앞으로도 잘 지켜나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일회용포장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었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스스로를 속이며 한 두 번 정도 사먹다 보니까 어느 새 아무렇지 않게 먹는 모습을 발견하고 말았다. 또한 일회용 빨대도 아무렇지 않게 받던 습관 때문에 받은 적이 많았다.


2번 활동(냉난방 에너지 및 전기 절약)은 전체적으로 잘 지킬 수 있었다. 낮에 충분히 들어오는 햇빛 덕에 수업 시간에도 전등을 끄고 생활할 수 있었다. 또한 아직 폭염이 찾아오지 않아서인지(?) 에어컨도 틀지 않고 참을 수 있었다. 문제로는 예상했던 것과 예상하지 못했던 것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휴대폰과 노트북 충전을 하루에 2번 정도 기본 3시간b 충전을 한 것이다. 또 다른 점은 헤어 드라이기와 선풍기 사용이다. 머리를 말리는데 기본적으로 들었던 30분 동안 헤어 드라이기와 선풍기를 동시에 틀고 있던 것은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3번(물 절약)이 가장 어려운 활동이었다. 정말 세수 한 번 말고는 도저히 의식적으로 행동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에이, 조금 틀어놓으면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4번 활동(식습관 속 절약)은 더더욱 의식하는 과정을 재차 가져야 했다. 오래전부터 지녀왔기 때문이다. 한 때 생명이 지나갔던 존재를 상품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한 폭력성을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알려줘야겠다는 다짐을 계속 했던 것 같다.


일주일 이라는 시간은 매우 짧았다. 조금 더 촘촘하게 진행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후회도 솔직히 드는 그런 길이의 시간이다.


빠르게 진행되었던 도시화와 산업화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발맞춰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떠한 의식은 잃어버린 체로 자연과 동떨어진 사고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인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세계적으로 인간과 공장의 발길이 뜸해진 강과 하늘을 보면서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로 나는 인간이 ‘편리’라는 이름 아래 무자비하게 소비해온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동

내가 학교에서 가장 많이 한 활동은 에너지 관련, 불 끄고 에어컨 끄기였다. 전체적으로 이동 수업이 많아져서 빈 교실이 꽤 있는데, 보통 전 시간에 수업이 있었던 교실은 불이나 에어컨이 그대로 켜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교 시간에는 불이 켜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끄는 데에도 거의 2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니, 문제는 결국 아무렇지 않음이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가장 하기 힘들었던 건 급식 관련된 활동들이었다. 기사 1에서 파악한 문제점과는 거의 동일한 이유를 가졌다.

그러면 왜 이런 활동들을 학교에서 실천해야 할까?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은 공동체를 지키고자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한다.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방법과 본질이 비슷하다. 나 혼자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 나 혼자만 살고 가는 세상도 아니고, 나 혼자만 지내는 공간도 아니라는 것. 이 생각들이 그 본질이다. 종종 우리는 넓게 보아 일상생활이 스쳐지나가는 모든 공간에서 개인으로써만 행동한다. 환경 파괴는 남 일 같고, 어떤 거대한 공장이 저지른 일 같아 보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와 이어져 있다. 개인으로 또 개인으로만 생각하는 방식은 연대와 책임의 가치를 종종 잊게 만들며 결국 이익을 생산하는 것만이 공동체가 가진 최고의 가치로 떠오르게끔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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