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 김소연, 김슬
‘비건’ (채식) 인구가 끊임없이 증가함에 따라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채식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윤리적 사회통념, 이제는 심지어는 시장에까지 그 영향을 크게 미치는 와중입니다. 이에 따라 ’vegetable’ (채소)과 ‘economic’ (경제)을 합친 베지노믹스(vegenomic)라는 신조어도 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대체 고기를 비롯, 다양한 식품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의류업계와 화장품 업계 등 다양한 업종의 생산자가 ‘비건 트렌드’에 앞다투어 뛰어들며 앞으로 채식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확실하고 꾸준한 수요계층 (채식인) 이 있는 블루오션이자 건강/환경/윤리적 면에서 우위를 가지는 비건 제품의 장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다양한 통계와 함께 재언급되겠지만, 채식은 이제 그 긍정성이나 부정성을 떠나 개개인의 변화뿐 아닌 세계적 측면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윤리적 변화를 이끄는 커다란 움직임이 틀림없습니다. 이에 따라 기사의 목적은 채식에 대한 막연한 (무조건의) 긍정이 아니라, 이러한 움직임의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고 나아가 필요한 관련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고 알리는 데에 있습니다. 글이 읽는 이에게 의지를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선 채식인 각각의 ‘동기’와 그 비중을 가까운 곳 (이우고등학교 설문 기반 통계) 에서부터 사회 전반 (세계/국내 통계) 등에 이르기까지 분석, 대조하며 명확한 근거에 입각해 질문하는데 비교적 중심을 두었습니다. 끝에는 현 채식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이들이 직접 전하는 생생한 ‘꿀팁’을 두며 채식 장려의 의미 또한 큰 부담 없이 담으려 노력했어요.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부족한 지식과 시각이 부끄럽지만 모쪼록 시간 내어 심심풀이 식으로 가볍게든, 진지하고 무겁게든, 마음 가는 대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www.sisacast.kr/news/articleView.html?idxno=31750
http://www.ttimes.co.kr/view.html?no=2020051217017778620
기사를 작성하며 이우고등학교 내에서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를 분석했습니다. 문항은 총 세 개로, 각각 1. ‘개개인의 동기’, 2. ‘구체적 계기의 묘사’, 3. ‘채식을 위한 팁’ ‘을 요청했습니다.
조사는 15명에 그치는 조금 아쉬운 응답률을 기록했습니다. 채식의 동기는 누구라도 질문할 수 있는 것인데도 섣불리 설문대상을 ‘채식인들’로 한정지었던 것이 실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레 설문의 정밀함이 다소 우려되지만, 서술형 문항으로 통해 현재 실제로 채식을 하고 있는 분들의 현실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는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분석 후에는 사회적 통계 (<세계의 채식, 대한민국의 채식>)와 대조해보려고 합니다. 3번 문항 (‘채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의 팁은?’) 의 응답에 대한 분석은 조금 미루어 기사 말미의 인터뷰 <채식인에게 물었다>와 함께 다루려고 합니다.
1. ‘채식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복수응답 허용)
-> 1번 문항에서 환경보호적 차원과 윤리적 이유가 약 73%인 11명으로 가장 높았던 반면 건강적 이유는 한 명에 불과하게 나타났습니다. 분석과정에서 ‘건강을 위하여’ 응답수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비건 트렌드의 급부상에 미친 영향과 비교하자면 다소 의아한 수치로 보았습니다.
2.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조금만 자세하게 들려주세요’ (서술형)
-> 2번 문항은 개개인이 이 움직임(채식)에의 동참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더 생생하게 접근해보기 위함이었는데, 목적인 ‘공감’이 잘 이루어지려면 가능한 응답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보아야 할 것 같아 전체 응답 (15)을 수정 없이 첨부했습니다.
보이다시피 가정이나 학교에서와 같이 주변인들을 통해 직간접적 (권유 또는 목적)으로 채식을 접하고 또 시작하는 경우가 다수였으며, 다큐멘터리 필름이나 강연, 도서, 영화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일도 많아 보였습니다. 수업이나 교육과정을 통한 접근도 있었고, 이 외에도 보다시피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2번 문항의 응답에서 특히나 인상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채식으로, 또 채식이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거나, 채식에 대한 흥미가 동물보호 등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되었다는 응답입니다. 나아가 페미니즘과의 관련성을 찾았다거나, 소수성에 대한 이해까지도 이루어졌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라고 여깁니다. 우리는 이 점을 (1번 문항에서 대부분 응답이 복수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채식의 동기가 주로 복합적이며, 이에 따라 미치는 영향도 어느 한 방향으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는 의미로 조심스레 해석했습니다. 채식의 이러한 연계적 면은 이 움직임이 단순히 동물의 고기를 거부하는 행위 이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님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관심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과 채식의 연관성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설문의 대상에 채식을 하지 않는 재학생들마저 포함해 고려할 수 있었을 텐데. 섣불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렇듯 얼마 안 되는 사례들 가운데서도 이런 식의(가벼운 관심이 으레 심도 있는 사회적 문제의식으로 발전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관찰됨은 문제 상황 (현실)의 긴급함이나 심각성에 대해 분명 다시금 질문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문제 상황의 구체적 면모와, 이에 있어 채식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1번 문항의 전반적 사회통계와의 대조를 마친 뒤, <채식의 환경적/윤리적 의의>에서 더 자세하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채식은 세계인의 삶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안에서도 채식 물결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채식의 영향을 통계로 나타내 보았습니다.
*채식주의자(Vegetarian): 고기를 피함
*비건(Vegan): 달걀, 꿀, 유제품 등 동물성 원재료를 갖는 음식을 모두 섭취하지 않음
2020년 업데이트된 통계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8%가 자신이 채식주의자라고 답했습니다. 그중 73%는 채식과 육식을 겸(omnivorous)하고 있고, 14%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입니다. 달걀, 꿀, 유제품 등을 모두 섭취하지 않는 비건은 7800만 명에 달합니다. 인구 중 채식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인도입니다. 인구의 20~40%가 채식을 하고 있으며, 종교적 전통으로 인해 채식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Vegetarianism by country | Wikipedia
Vegan Statistics – New Data Investigation For 2020 | Future kind
This Is How Many Vegans Are In The World Right Now | wtvox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3%, 150만 명의 채식 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채식주의’의 네이버 블로그 총 언급량은 2015년 7,047건에서 2019년 2만 9,914건으로 급격히 증가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은 ‘비건의 해'로 선정된 만큼 채식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급부상한 해입니다.
식품 음료 신문에서 네이버 블로그 채식 언급 문서 2,000건을 통해 채식 동기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건강(63.1%)입니다. 그다음으로는 ‘유기농이나 자연방목, 동물복지를 고려'한 윤리적 이유(52.9%)가 뒤를 이었습니다. 환경오염, 물 부족, 지구온난화에 문제의식을 느껴 채식을 시작했다는 환경보호(36.2%)가 3위였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채식주의] 국내 채식 인구 150만…10년간 10배 증가 | 식품 음료 신문
이우고등학교 내 통계와 식품 음료 신문의 통계 모두 복수응답을 허용했는데, 이우 통계에서는 윤리적 이유와 환경 보호적 차원이 각각 75%로 가장 높았다면, 대한민국 채식인 전체 통계를 조사한 결과는 건강이 63.1%로 가장 높았습니다. 건강을 동기로 한 사례를 살펴보면 ‘체질상 동물성 단백질이 맞지 않거나 과도한 육류 섭취로 인해 건강을 우려’해 채식을 시작했다는 답변이 많았고, 고등학생들은 공장식 사육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동물권을 보호하기 위해 채식을 시작했다는 답변이 우세했습니다.
채식을 시작하는 동기는 종교적 전통, 동물권 보호, 환경 보호, 건강, 다이어트, 체질 등으로 다양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채식의 사회적⋅환경적 의의와 동물권⋅윤리적 동기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마침! 제가 듣는 과목에서 동물권에 대해 조사할 일이 있었는데요 채식을 하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 중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100g의 단백질 생산을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두부 1.6kg 인 것에 반해 소고기는 30kg이 배출된다고 합니다.”
“채식은 최고의 환경 보호 방안이기도 하다.”
기사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 중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우고등학교 2학년 조희원, 강건영 학생의 답변입니다. 실제로 채식은 환경 보호에도 큰 의의가 있으며,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이 채식을 시작한 동기의 ⅓ 이상을 차지합니다. 채식을 통해 육식 소비를 줄이고,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데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린피스의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캠페인에서 설명하는 <육식에 대한 불편한 진실> 내용에 자료를 덧붙여보았습니다.
1. 수질/토양 오염
가축 사육은 엄청난 양의 물을 사용할 뿐 아니라 수질 오염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축산업으로 인한 물 사용은 전체 농업에서 사용하는 양의 29%를 차지하므로 물 부족을 심화시키고, 수질 오염에 57%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규모 산업식 축산 농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비료, 살충제, 가축을 위한 약품들은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결국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와 건강을 위협합니다. 기후행동 비건네트워크 조길예 대표는 “인간이 배출한 탄소의 절반을 흡수하는 땅과 바다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래는 경향신문의 육식에 의한 환경오염 통계 자료입니다.
2. 자연 파괴
지난 8월 7일 브라질 마토 그로소 주 시노프 인근의 열대 우림이 개간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육가공업체인 브라질의 JBS는 아마존 열대 지역을 불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고소 이후 개간지에서 소를 사육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AFP 연합뉴스)
1960년에서 2011년까지 50년 동안, 전 세계 전환된 토지의 65%가 축산업을 위한 개간이었습니다. 현재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열대우림의 17%가 소실되었고, 지금도 매초 4000㎡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소고기 1㎏을 생산하는 데 7~16㎏의 사료가 듭니다. 육류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더 많은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경작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3. 온실가스 배출
현재 축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향신문의 자료에 따르면 단백질 100g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의 밀집 사육이 49.89㎏로 가장 높습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2050년까지 육식으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탄생한 개념이 ‘기후 미식(klima-gourmet)’입니다. 기후 미식은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접대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의철 베지닥터 사무국장(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은 “음식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굉장히 많다는 점에서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 환경 평가원(PBL)은 2008년에 전 세계가 고기를 덜 먹는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2050년까지 발생할 기후 비용의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를 알아야 합니다. 채식을 통해 우리 지구가 다시 생명을 되찾는 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윤리적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인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의 받는 대우로 판단할 수 있다” 고 말했다고 해요.
윤리적 동기는 서로 다른 응답 비율을 보인 설문조사 [내가 채식하는 이유]의 1번 문항과 ‘한국인이 채식하는 이유’ 모두에서 반 이상의 응답률을 차지했습니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건강, 환경 등 사람마다 가지각색이지만, 주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인 ‘동물권’과 함께 채식의 윤리적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윤리가 채식과 무슨 관련일까요. 우선 채식에 있어 윤리적 이유라는 것은 주로 생명이나 동물에 대한 보호를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윤리적 ‘착한 소비’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에는 사실 반려동물 붐이 일어나며 동물 복지/보호,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 큽니다. 고기 그 자체에는 거부감이 없으나-공장식 농장의 동물학대를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입장도 있고, 본래 동물의 죽음이나 그 고기를 먹는 일을 견디지 못해 별 수 없이 채식을 하는 입장도 존재합니다. 여기서는 공장식 축산 농업의 문제점에 대해 다루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
1. 공장식 농업: 좁은 우리, 물리적 학대, 정서적 고문, 전염병 등
현대 가축 농장의 90% 이상이 '공장식 축산 농장’ 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공장식 가축 농업이라고 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고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가 좁다는 점은 그중 하나입니다. 날개를 피거나 몸을 돌릴 최소한의 공간이 없고, 다치는 식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태어나자마자 송곳니와 꼬리 부리 끝 등 신체 일부를 마취 없이 잘라냅니다. 젖을 짤 수 없는 수송아지는 연한 육질을 위해 목이 밧줄에 묶여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 성장해 마취 없이 도살당하고, 수평아리는 분쇄기에 산채로 갈립니다. 신체적 하자가 있는 새끼 돼지는 콘크리트 바닥에 후려쳐져 느릿느릿 죽어가기도 합니다. 밀집된 사육방식은 질병을 부르고, 이를 막기 위해 항생제와 살충제를 남용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질병이 창궐하고, 이때 가축들은 산채로 흙에 묻힙니다. 이런 예측된 대량의 살상에도 불구하고 몇 년 간격으로 전염병의 창궐이 반복되는 것은 공장식 사육 방식의 효율 추구성 때문입니다. 더욱이 농장동물의 현실을 깊게 살펴보자면 더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많겠지만, 주로 이런 식입니다. 대부분의 고기가 이러한 공장식 농장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동물권을 인지하는 사람은 채식에 있어 윤리적 이유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육식과 채식, 둘 중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동물권의 기준은 상대적이므로 누구에게는 윤리적 채식이라는 말이 어딘가 애매한 구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동물권은 결국 인간의 입장에서 부여하는 것이고, 따라서 부여되는 대상도 척추동물까지로 여기는가, 그 외 종을 모두 포함시키는가 등의 입장 차이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점을 잠시 제쳐두더라도, 보편적인 시각에서-누가 보더라도-지나치다고 여길 법한 학대를 동반하는 공장식 축산업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은 왜일까요?
건강이 채식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우리나라에 비해 서양의 채식은 이전부터 윤리적인 면의 비중이 눈에 띄게 컸으며, 이는 ‘동물권’이 일찍이 확립되어 논의되어 왔기 때문이 큽니다. 동물권의 유사 개념을 최초로 제기한 것은 <동물 해방> (피터 싱어, 1975)에서였습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동물보호운동의 양상에 큰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동물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을까요?
공장식 축산 농업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 전, 동물권이 대한민국 법률상 어떻게 표기되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예상외로 동물권은 우리나라 법에 ‘동물보호법’으로 이미 뚜렷하게 명시된 바 있습니다. 더구나 농장동물의 권리에 관해서도 동물권의 기초가 되는 영국농장동물복지위원회의 <농장동물의 5대 자유>에 기반해 동물보호의 기본원칙으로 보장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상해와 질병, 부상, 스트레스, 고통으로부터의 자유나 올바른 사료, 넉넉한 우리, 안전한 운송의 권리 등 까지도 명확하게 표기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동물보호법’에서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동물보호법’ 中>
제2조(용어 정의)
1항은 용어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동물'로 정의한다.
가. 포유류
나. 조류
다. 파충류ㆍ양서류ㆍ어류 중 농림축산 식품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의 협의를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
3항은 용어 ‘소유자 등'을 ‘동물의 소유자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동물을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제3조(동물보호의 기본원칙)
누구든지 동물을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1. 동물이 본래의 습성과 신체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
2. 동물이 갈증 및 굶주림을 겪거나 영양이 결핍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
3. 동물이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고 불편함을 겪지 아니하도록 할 것
4. 동물이 고통ㆍ상해 및 질병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할 것
5. 동물이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지 아니하도록 할 것
(*1979년 영국농장동물복지위원회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해 천명(드러내어 밝히다)한 <농장동물의 5대 자유> 1. 배고픔, 영양불량,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 2.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 3. 통증,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 4.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 5.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에 기반함--(참고))
제7조 (적절한 사육 / 관리)
① 소유자 등은 동물에게 적합한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운동ㆍ휴식 및 수면이 보장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소유자 등은 동물이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당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치료하거나 그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③ 소유자 등은 동물을 관리하거나 다른 장소로 옮긴 경우에는 그 동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동물의 적절한 사육ㆍ관리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한다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2.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3. 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4. 그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②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도구ㆍ약물 등 물리적ㆍ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2.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다만, 질병의 치료 및 동물실험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3.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3의 2.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사육ㆍ관리 의무를 위반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
4. 그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생략)
제9조(동물의 운송)
① 동물을 운송하는 자 중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운송 중인 동물에게 적합한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급격한 출발ㆍ제동 등으로 충격과 상해를 입지 아니하도록 할 것
2. 동물을 운송하는 차량은 동물이 운송 중에 상해를 입지 아니하고, 급격한 체온 변화,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을 것
3. 병든 동물, 어린 동물 또는 임신 중이거나 젖먹이가 딸린 동물을 운송할 때에는 함께 운송 중인 다른 동물에 의하여 상해를 입지 아니하도록 칸막이의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
4. 동물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동물이 들어있는 운송용 우리를 던지거나 떨어뜨려서 동물을 다치게 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
5. 운송을 위하여 전기(電氣) 몰이 도구를 사용하지 아니할 것
② 농림축산 식품부 장관은 제1항 제2호에 따른 동물 운송 차량의 구조 및 설비기준을 정하고 이에 맞는 차량을 사용하도록 권장할 수 있다.
③ 농림축산 식품부 장관은 제1항과 제2항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동물 운송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권장할 수 있다.
제10조(동물의 도살 방법)
① 모든 동물은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되어서는 아니 되며, 도살 과정에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 스트레스를 주어서는 아니 된다.
② 「축산물 위생관리법」 또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는 가스법ㆍ전 살법(電殺法) 등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고통을 최소화하여야 하며,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매몰을 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경우 외에도 동물을 불가피하게 죽여야 하는 경우에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따라야 한다.
제16조(신고 등)
①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동물을 발견한 때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동물보호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1. 제8조에서 금지한 학대를 받는 동물
2. 유실ㆍ유기동물
36조(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영업자(법인인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포함한다)와 그 종사자는 다음 각 호에 관하여 농림축산식품 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
동물의 사육ㆍ관리에 관한 사항
(생략)
어째서 위와 같이 구체적이고, 대부분 사람들이 동의할 만큼 보편적이며, 효용성 (제대로만 지켜진다면) 있는 조항들을 가지는 법이 있는데도 공장식 농장들이 지금처럼 버젓이 운영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도중 법을 잠깐 공부했다던 채식인 친구가 떠올라 도움을 청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물론 법 자체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 게 맞다. 그러나 법에 허점이-자체적인 문제가-있어서 그 틈을 타 농장들이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대놓고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관리가 잘 안 되는 것도 있고, 관심이 없는 것도 있다. 농장의 면적을 마리수로 나누어 한 마리 당 몇 평의 공간을 쓸 수 있는지 등등 규정은 잘 나와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단가를 맞추기 위해 지켜지지 않는 것도 있고… 도살할 때도 반드시 전기충격을 가하거나 하는 식으로 기절시켜 감각이 없는 상태로 죽여야 하는데, 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유(시간과 비용이 추가적으로 듬)로 살아있는 동물의 목을 끊는다던지, 배를 가른다던지. 제대로 죽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사실상 산채로 몸이 찢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런 식으로 도살하는 것은 대다수의 농장들이 해당이다. (농장의 가축들은 척추동물이기 때문에 고통을 그대로 느끼고, 동물권에서 제일 수호하는 것이 동물의 고통받지 않을 권리임에도) 법은 이미 많은 부분을 규정하고 있지만 처벌도 그렇게 강하지 않고, 벌금 얼마만 내면 되는 정도다, 차라리 불법으로 돈 적게 내서 키우고 비싸게 파는 게 훨씬 이득인 케이스가 많다.”
벌금 몇십에서 몇백만 원만 내면 그만인 식의 지금의 솜방망이 제도로는 공장식 농장들을 저지하기에 한계가 뚜렷하다고 해요. 게다가 다수의 사람들이 축산업계의 현실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니 상황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본격적 동물권 운동은 여태껏 반려동물, 강아지나 고양이 같이 ‘귀여운’ 종에만 그쳐왔습니다. 돼지나 닭, 소 등은 동물권 단체들과 사람들의 주목을 그만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축과 반려동물은 다르다는 시각이 퍼져있습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채식은 소외된 농장동물의 권리까지 지키는 선택으로써, 그 의미의 일률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무튼, 현재의 채식은 앞서 언급한 비인도적 (공장식) 방식으로 농장동물들을 사육해 만든 고기를 섭취하지 않는 데에 윤리적 의의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쌍해서 먹을 수 없다’ 거나, ’ 폭력에 동조할 수 없다’ 등 당장 개개인의 가치에 의거할 뿐 아니라, 다수의 소비자가 연대를 이루어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입니다. 왜냐하면, 채식 인구가 늘어나며 이는 실제로 식품업계에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장은 ‘윤리적 채식’이 불러올 앞으로의 축산업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동물권이나 농장동물의 보호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증가하는 와중으로 보입니다.
https://www.law.go.kr/법령/동물보호법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901261751001
지금까지 채식의-특히나 가파른 추세를 보이는 근 몇 년의 채식 인구 증가의-배경과 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채식인)들의 동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사회/환경, 각자의 윤리, 농장동물의 권리, 건강/웰빙 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유를 가지고 채식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여기에 완강한 의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벼운 흥미를 느낄지 모릅니다. 설령 이미 채식을 하고 있더라도, 도움에 대한 필요를 느낄지 모릅니다. 그래서 기사의 끝에는 비슷한 입장의 사람들과 열정을 나눌 수 있도록, 현재 채식을 하는 중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강조하건대 채식을 하라고 말하는 것도, 또 그것만이 옳다고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되려 글이 읽는 입장에게 어떤 부담도 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채식이라는 주제뿐 아닌 모든 경우에, 생각에 대한 존중과 구체적 이해 그리고 그 배경에 대한 공감을 위한 노력은 그 어떤 행동보다도 우선적으로 착수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주제에 있어 사회적 갈등이 이러한 모습의 부재에서 심화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오직 실행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이질감을 느끼기보다, 입장을 공유하여 생각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글 전반에 걸쳐 채식의 배경과 ‘동기’를 알아보는 데에 집중했던 것 또한 바로 이 때문입니다.
채식인들이 직접 밝히는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 스스로의 가치와 경험, 채식을 위한 팁 등이 포함된 인터뷰 <채식인에게 물었다>입니다. 시간 내어 인터뷰/공유를 허락해준 채식인 재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인터뷰 내용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라건대 읽는 입장에서도 이들의 진심에 귀 기울여 공감할 수 있었으면, 그렇게 해 채식문화의 의미를 한결 생생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채식인에게 물었다
1.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그때 가졌던 목적은 무엇인가요? 지금 그 목적에 변화가 있다면 어떻게 달라졌으며 왜 달라졌나요?
김재서 : 나는 어릴 적부터 스스로 동물을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 동물에는 돼지나 소, 닭은 포함이 되어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 동물들을 마트에서 고기 형태로만 봐왔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나는 식용으로 길러지는 동물은 동물이 아닌 그저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머리에 박혀있었던 듯싶다. 이런 생각을 하며 살다가 중학교 1학년 가을쯤에 언니의 추천으로 온 가족이 함께 ‘earthlings’라는 동물권 다큐를 보게 되었다. 그 다큐에서는 인간을 위해서 희생되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자세하게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난 이날 다큐를 보면서 숨이 가빠질 정도로 오래, 정말 많이 울었다. 동물들은 거꾸로 매달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비명을 지르며 목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울며 영상들을 보는 그 시간 동안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혐오가 굉장히 많이 생겼던 것 같다. 저렇게 나의 한 끼를 위해 동물들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을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오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기 섭취를 그만두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목적은 단순히 이것이었다.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을 시작하는 것. 그러나 채식을 시작한 지 3년 정도가 된 지금의 나는 인간이 보지 못하고 있는 동물들에게 일어나는 고통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동물권과 관련된 여러 부분을 공부하여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은 부분이 그때와의 차이점인 것 같다.
이정겸 : 저는 원래 ‘고기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육류를 좋아하고, 자주 먹던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방학 과제였던 ‘Let us be heroes’라는 영상을 보며 처음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채식을 시도했지만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실패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저의 동기는 그저 동물들에 대한 ‘연민’이었던 것 같아요. 불쌍함과 같은 ‘감정’ 때문에 고기를 먹지 ‘못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늘 그랬듯 쉽게 사라졌고 저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채식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학 후 저는 동물권 동아리에 들어가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논리’적인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Earthlings’라는 동영상을 시청한 날을 기점으로 하여 육류로 소비되는 동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채식을 시작했다기보다, 윤리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한 것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고통’을 느끼는 살아있는 동물이, 오직 인간의 짧은 쾌락을 위해 평생을 더럽고 좁은 케이지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또 그 안에서 무수한 학대를 당하고 도살당하는 순간까지 끔찍한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을 더 이상 눈감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권에 대한 지식이 늘고, 또 동물권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등 제3자의 시선으로 본 채식의 필요성에 대해 알게 되면서 채식이라는 도전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현재는 동물권과 윤리적 부분도 물론 제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에 분명히 포함되어 있지만, 초반기와 비교해서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채식을 바라보고 이루어 나가려 노력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강건영 : 작년 하반기 들어서 친해진 사람들 몇 명이 채식인이었다. 어느 날 문득 그 친구들에게 채식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들은 생각만큼 대단한 동물 애호가도 아니었고 지구와 동물을 구하기 위한 엄청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당연한 문제의식이며 채식이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내가 당장 채식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합당하게 여겨졌다. why not이었다. 그래서 그날부로 채식을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조희원 : 하나의 큰 사건이 있었다기보다 순간순간들이 모여 어느 날 먹을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윤리적이지 않은 유통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왔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공장식 축산업 등에 대한 게시물이 뜰 때마다 자꾸만 외면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채식을 하는 주변 지인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공유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때, 육식을 자제해야지, 라는 결심이 아니라 그냥 더 이상 고기가 먹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목적은 없었어요. 지금 채식을 한지 짧은 시간이지만 약 8개월이 지났는데 처음 시작할 때와 달라진 목적이 있다면 요즘 들어서는 나 외의 사람들로 채식의 확장에 대해 생각합니다.
2.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겠어요? (동물권, 환경 등)
김재서 : 공장식 축산에서는 고기가 되기 위해 태어난 생명들에게 어릴 적부터 신체 훼손이 일어난다. 병아리의 부리를 자르고, 아기 돼지의 꼬리를 자르며 거세도 한다. 또한 부드러운 고기를 원하는 인간을 위해 송아지를 거의 움직일 수 없는 공간에서 기른다. 그리고 암컷 동물들에게는 고기와 우유를 위해 강제 교배를 시켜 끊임없이 임신시킨다. 사실 지금 얘기한 것 이외에도 동물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대기오염, 숲 파괴, 물 부족 등 환경 파괴에 공장식 축산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축산업은 전 세계 농업 용지 8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고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곡물과 물이 쓰인다. 이로 인해서 굶주리는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 축산업 동물들의 사료가 되어 기아의 비율도 급증하는 중이다.
이정겸 : 신분제가 사라지고, 여성의 지위가 올라가고, 인종차별 문제가 점점 줄어드는 등 인권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확장되었습니다. 이렇듯 당연하다고 여겨져 온 것들이 변화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물권 수호 운동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으로 소비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그저 다른 생명체로써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다른 종의 동물을 강제로 억압하고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던 인간이 앞으로 이루어 나가야 할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채식 또한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일로서 동물권 신장과 실제적인 육류 소비 절감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동물권과 관계 짓지 않고 채식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주제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육식은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이산화질소 등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이는 지구온난화 원인의 51%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또한 새로운 목장을 만들기 위해 이미 아마존 삼림의 70%가 사라졌으며 이러한 방목을 위한 벌목은 대기 문제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는 ‘기아 문제’와도 연관 지을 수 있는데, 현재 전 세계 곡물의 55%와 콩의 80%가 가축의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이는 사람 20억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9~10억 명가량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는 가운데, 채식이 식량 증산 없이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건영 : 동물을 인간의 편의에 맞추어 사육, 도살하며 그들을 상품으로만 인식하는 것. 동물 생명에 대한 모독을 넘어서서, 보편적 생명윤리를 존중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은 인간 그 자체로서 존엄하다’라는 주장의 신빙성을 낮추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동물권을 인정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권 또한 존중받기 위해서 채식을 해야 한다.
채식은 최고의 환경 보호 방안이기도 하다.
조희원 : 마침! 제가 듣는 과목에서 동물권에 대해 조사할 일이 있었는데요 채식을 하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 중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100g의 단백질 생산을 위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두부 1.6kg 인 것에 반해 소고기는 30kg이 배출된다고 합니다. 환경문제도 무척 중요하지만 제가 채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윤리적인 문제가 커요. 유튜브에 검색을 조금만 해봐도 열악한 사육환경, 잔인한 도축, 절단되는 부위, 등 너무 비윤리적인 부분을 담은 영상이 많습니다. 수평아리는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상품으로의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갈려 죽고 살아남은 닭들은 부리와 발톱이 잘립니다. 종이 한 장 크기의 케이지에 닭들이 빽빽하게 들어가 생애를 보내고 닭의 평균 수명은 10년이지만 식용 닭의 경우 40일 정도면 도축됩니다. 다른 동물들의 상황도 공장식 축산업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식용을 목적으로 길러지는 동물들이라도 그 동물들의 생애는 살아있다고 보기 힘든데 저는 이런 비윤리적인 생산과정들이 채식이 필요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채식을 시작하는 데에 실천적인 부분, 마음가짐에 대한 팁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재서 : 나는 채식을 하며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냥 동물성 식품을 보면 내가 봐왔던 축산업의 영상들이 떠올라서 가까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래도 얘기를 하자면 대체 식품 섭취와 직접 해보는 요리가 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채식을 하는 친구들 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하는 친구들을 몇 봤었는데 그런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길을 걸어보면 대부분이 고깃집이고 요리에도 동물성 식품이 많이 첨가되니 말이다. 그러나 스스로 여러 가지 채식 식품도 먹어보고 평소 좋아했던 요리를 채식으로 변형시켜서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채식 레시피를 많이 찾아보고 시도해보는 편인데 채식해도 먹을 것이 많다는 걸 항상 얘기하고 싶었다.
이정겸 : 팁은 오히려 제가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ㅎㅎ... 그렇지만 같이 채식을 하는 친구들이나 아니면 채식을 시도해보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두 가지가 있어요. 우선 첫 번째는 실패한다고 자책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먹고 싶은 걸 눈 앞에 두고 먹지 않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해요. 저도 참지 못하고 먹어버린 적도 있고요. 그렇지만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아예 채식이라는 것 자체를 내려놓고 없는 셈 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다음 날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면 되고, 결국엔 그 노력들이 모여서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나 하나쯤이야’ 같은 마음은 절대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뻔한 말일 수 있겠지만 그 한 명 한 명의 ‘나’가 모여서 ‘우리’가 되더라고요. ‘우리’는 ‘변화’를 일으키고요. 본인이 하고 있는 행동에 믿음과 기대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채식을 하면서 포기할까 고민이 될 때 꼭 내 작은 실천이 어딘가에 있는 동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들이 회의적인 순간들을 맞닥뜨릴 때마다 굉장히 도움이 되었고요.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말고, 그러나 자신이 미칠 좋은 영향을 생각하면서 꾸준히 유지하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건영 : 채식은 먹는 음식의 종류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다이어트와 같다. 다이어트 기간 중 하루의 치팅데이를 가진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한번 고기를 섭취했다고 해서 채식을 끝낼 것처럼 굴지 말자. 완벽한 채식도 아닌데 ‘그런다고 뭐가 바뀌냐’고? 지구 상에 존재하는 닭, 돼지, 소를 한 마리라도 덜 죽인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는 아직 스스로 무엇을 먹을지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에 가끔은 어른이 권하는 고기를 먹어야 하는 등 피치 못할 일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내 주변에서는 ‘스스로 돈을 내고 사 먹는 외식 시에는 반드시 채식을 한다’는 원칙을 오래도록 지켜나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한 끼니 채식을 먹음으로써 한 생명이라도 덜 죽이는 데에 가치를 두자.
조희원 : 제가 채식을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채식을 하기 전에도 고기를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었고, 가족들도 고기를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채식을 함에 있어서 주변 환경이 많은 영향을 끼치고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시작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비건인 래퍼 슬릭이 얼마 전에 하루 한 끼 채식이라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이런 것처럼 의도적으로 육식의 비율을 줄여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현시점 비건 식품(외 채식 식품, 식단)에의 접근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하고 싶은 브랜드나 식품이 있나요?
김재서 : 현재 비건 식품의 다양성이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리아, 서브웨이 같은 프랜차이즈와 cj 같은 대기업에서도 비건 식품을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마트 같은 곳에서 비채식인들도 채식 식품을 쉽게 접할 만큼 다양하게는 나와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는 정말 많은 비건 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헬로네이처라는 앱을 자주 사용하는데 그 앱에는 따로 비건 카테고리가 있다. 거기서 추천 식품으로는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 비욘드 미트, 템페, 채황, 귀리 음료 등이 있다.
이정겸 : 한국에서 비건 레스토랑을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수의 비건 레스토랑이 생기고 있고, 채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건 베이커리나 비건 카페 등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식당뿐만 아니라 비건 식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는데, 그 예로 대체육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BEYOND MEAT’라는 브랜드가 대표적인데요, 대체육뿐만 아니라 다른 비건 식품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초창기 비건 식품과 비교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인 것 같습니다. 식품류뿐만 아니라 비건 화장품 브랜드(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 회사 등), 의류나 침구류도 동물의 털을 사용하지 않은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강건영 : 보통 비건이라는 단어는 유제품, 난류, 해산물을 소비하지 않는 완전 채식 지향인을 뜻하고 채식인, 채식주의자는 일상에서 육류를 한 번이라도 덜 소비하려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그래서 완전한 비건이 되기에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채식을 ‘지향’하는 정도는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물론 비건 식품에 대한 접근성은 일반 식품에 비해 현저히 낮다. 라면 하나에도 고기가 안 들어가는 제품이 몇 없다. 하지만 거창한 음식만이 채식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가게마다, 식품마다 성분표를 잘 살펴보고 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맛있는 비건 음식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서브웨이에서 베지 샌드위치에 화이트 빵을 고르면 비건이다. (소스는 성분표를 보고 유의해서 고르자.) 카페에서는 라떼에 들어가는 우유를 두유로 변경한다. 마라탕은 기본 국물이 채수인 곳을 찾으면 은근 많다. 고기추가 없이 먹으면 채식이다. 서브웨이, 소이라떼, 마라탕 세 가지는 채식을 의식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 지금도 자주 먹는 메뉴이다.
조희원 : 채식 식품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채식도 맛있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채식인들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에 채식 식품을 시도하고 이것저것 요리를 해보고 있는데 요리 실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아직까지 채식요리에서는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에 롯데리아 어스 어썸 버거 (대체육 버거)를 먹어보았는데 정말 놀랐던 게 일반 패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비슷하고 맛있었습니다. 버거를 좋아하는 분들 시도를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다양한 채식요리에 대해 배우고, 식품을 알아보는 중이라 추천을 받고 싶네요!
<채식인에게 물었다>의 3, 4번 문항에서와 같이 채식인 입장에서 줄 수 있는 다양한 팁들을 설문조사 [내가 채식하는 이유]의 3번 문항 ‘채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의 팁은?’의 응답을 통해 더 다양하게 알아보려고 합니다. 응답은 수정 없이 첨부합니다.
다양한 조언을 주셨지만, 대부분 응답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목적의 뚜렷함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껏 삶의 당연한 일부였던 ‘고기’와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 채식은 주로 큰 노력과 의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만큼 ‘왜’ 채식을 해야 하는지, 내가 이것으로 무엇을 얻고 취할 수 있는지, 혹은 뭘 바꿀 수 있는지, 혹은 해서는 안 될 일이 무엇인지 등의 생각을 명확하게 해 두고 항상 목적의식을 다지는 것이 오래 채식을 지속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연대에 대한 강조, 그러니까 혼자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채식 인구가 늘어나며 주변에서 마음과 생각이 서로 맞는 사람들을 찾기가 전보다 쉬워졌고, 각자의 열정과 가진 정보를 나누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설문의 2번 문항에서도 주변인의 영향 등이 계기가 되어 채식을 시작한 경우가 다수였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식 커뮤니티도 이제는 찾으려면 주위에 얼마든 있습니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의지하며 지속하는 채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절대로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응답에서 공통적으로 조언하듯이, 한 순간에 식습관을 전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도리어 쉽게 포기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번, 일주일에 한 번, 외식할 때만, 혹은 덩어리 고기를 피하는 식 등 자기 나름의 규칙으로 고기를 조금씩 제한하며 채식을 지향해도 좋고, 실천하는 와중에 못 참고 실패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노력하면 됩니다. 이와 관련해, 채식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보통 6~8단계 정도로 나누며, 여기서는 잘 알려진 7개 단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채식을 처음 시작한다면 아래를 참고하여 본인에게 맞도록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
채식은 하지만 가끔 육식을 겸하는 준채식주의자.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고기 혹은 덩어리 고기를 피하는 경우,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나름의 기준으로 육식을 제한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됨.
폴로 베지테리언 Pollo-vegetarian
채식을 하면서 우유나 달걀, 생선, 닭고기는 허용하는 준채식주의자.
페스코 베지테리언 Pesco-vegetarian
채식을 하면서 유제품과 가금류의 알, 어류는 허용하는 채식주의자.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Lacto-ovo-vegetarian
채식을 하면서 달걀이나 우유, 꿀처럼 동물에게서 나오는 음식은 허용하는 채식주의자.
락토 베지테리언 Lacto-vegetarian
육류와 어패류, 동물의 알(달걀 등)은 먹지 않고 우유, 유제품, 꿀은 허용하는 채식주의자.
비건 Vegan
완전 채식주의자로, 육식을 모두 거부, 육류와 생선은 물론 우유와 동물의 알, 꿀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일절 거부, 식물성 식품만 허용하는 완전한 채식주의자
프루테리언 Fruitarian
극단적 채식주의자로, 채식 중에서도 과일과 견과류만 허용, 식물의 뿌리와 잎은 먹지 않고 그 열매인 과일과 곡식만 섭취
‘채식’을 너무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좋아요. 고기를 먹으면서도 ‘채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채식 레시피와 식단,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 등이 있었습니다. 이 또한 꼼꼼히 읽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슬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온라인 등교를 시작했을 때 내 또래의 채식주의자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그 애가 멋지다고 생각돼서 하루에 한 끼는 고기를 거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무언가 바꾸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본인 외의 어느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곧 채식 지향이라는 말은 거창하지 않냐던 나를 격려하며 채식인 친구들이 학교 채식 지향 채팅방에 초대해줬습니다.
이때부터 내 염두에는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생각이 항상 있었는데, 세밑에 와서야 기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매 끼니 생선이나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필요한 경우 동물복지 고기만을 주로 소비하는 습관을 들여 플렉시테리언 식단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동안 채식의 당위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밀하게 들어볼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채식은 어디까지나 선택이라고 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반드시 비건일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무지는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다. 이전에 나 또한 삼림을 파괴하기 위해서, 동물들을 비인도적으로 학살하는 데 동조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고기를 먹었던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행동하려면 알아야 합니다. 나같이 일상적으로 들려오는 약간의 정보를 제외하면 사회적 실태에 무지한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이들은 잡식 가이지만, 동시에 잠재적 채식주의자이며 운동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의 현실과 세계적 환경지표, 식단의 변화가 불러올 영향을 온전히 알고 결정하는 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하던 대로 식사하는 것과는 또렷한 차이를 가집니다.
이번 기사가 필요한 정보를 최소한 제공할 수 있기 바랍니다.
김소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목표 SDG Goals의 13번은 기후행동(Climate Action), 15번은 육상생태계 보존(Life on Land)입니다. 채식의 환경적 의미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며,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채식이 필요함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2주 동안 온라인 등교 주간이었던 만큼 “혼자 먹는 점심 식사에 육류를 소비하지 말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식사'라는 일상적인 행위로도 기후위기를 막는 데에 동참할 수 있음을 알고, 이 기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채식에 대해 접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