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의혹, 왜 분노하는걸까?

21.05.16 / 신예원

by 와이파이


불거진 드라마 역사 왜곡 의혹. 사람들은 왜 분노하는걸까?

드라마 <조선 구마사>의 기본 배경은 조선 건국이 바티칸의 도움을 받는다는 설정으로, 방송 전 공개된 시놉시스로 인하여 적지 않은 우려가 존재했습니다. 이에 제작사는 수정 전 초기 시나리오일 뿐이라며 해명하였습니다. 제작사가 공개한 최종 시나리오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싸움을 그린 판타지 액션 사극이다. 또 북방 순찰을 돌던 이방원이 완벽한 몸을 취하고 인간 위에 군림하려는 기이한 존재를 발견하고 이를 처단했더라면, 이라는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였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시작된 첫 방송에서 태종은 환시와 환청으로 인해 백성들을 무참히 도륙하고, 충녕대군이 통사 마르코와 바티칸에서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 요한에게 중국의 과자 월병을 대접하는 등 역사 왜곡과 중국식 소품사용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큰 반감을 사게 됩니다.

yhqYVSi0hLcJTWk_QfgikiM0kEHCFe-FKJzm68gkEEi39mvoMhZRWxABNjdsSB18yiVSm71RwnQ2tW_Hdh_zgOBkU_tAnV599qEDkzg6UyuhllHX3OCzBIgMa5uiIBBSjmV3bXU ▲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 **구마사 >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하기 위해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

첫 방송인 3월 22일 이후에 올라온 청원은 시청자들이 느낀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드라마의 방영중지를 요청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심각한 역사 왜곡을 지적하며, 작품 속 허구적인 사건들이 실제 역사 속 인물이 실제로 행한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한 것을 비판했습니다. 아래는 청원 내용의 일부입니다.

‘물론, 방송을 시작하면서 자막을 통해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넣었으나,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습니까?

처음부터 판타지로 풀어내려면, 모든 등장인물을 새롭게 창조했어야지요. 역사적 인물이 그대로 나오는데, 특히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이걸 보고 ' 아, 저 때 저 사람이 저랬구나 '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까요?’

청원은 얼마 되지 않아 24만 명에 돌파했고, 드라마의 폐지까지 이어졌습니다.

TV는 대중매체입니다. 대중매체는 말 그대로 대중에게 동일한 정보를 대량으로 동시에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대중문화의 형성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대중 매체 속에서 대중은 정보를 수동적, 또는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잘못된 정보 전달이 우리 대중문화 속에서 굳혀지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은 인간이 얼마나 주체적이고 선별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하고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를 주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선별하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버킹엄,

2003; Croteau, Hoynes, & Milan, 2012). 성인들에 비해 현실 세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미디어에 노출이 되고 있다 (스트라스버거·윌슨, 2006)



정보 전달의 문제는 특히 아동에게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자라나는 과정 중에 있으며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놓여있습니다. 그렇기에 왜곡되거나 유해한 정보를 접했을 때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왜곡된 정보로 인해 건전한 대중문화의 저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에 방영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는 2화 방영 시에만 해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 남자>라는 타이틀을 사용했습니다. 허나 한 시청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드라마 제목이 한글을 파괴한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논란이 일자 국립국어원이 제목 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에 제작진은 국민의 올바른 국어 사용이 공영방송의 일차적 책무라는 결론 하에 제목을 변경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디어가 주는 영향을 생각지 않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단순히 제작자들의 영역으로 맡겨두기보다는 적절한 규제나 제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청원을 통해 드라마가 폐지된 것이 우리나라의 좋은 방송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제작자는 제작자대로, 시청자들은 시청자대로 바른 시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올바른 대중문화를 주도해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깨어있는 역사의식을 통해서 민족의 역사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비상학습백과 중학교 사회 ① 대중 매체, 배상률, 이재연. (2012).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문화배양효과 연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 8-17, [오마이뉴스] '창작 정신은 어디에?' <차칸남자>, 결국 제목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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