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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녀작가 Jun 30. 2024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

딸작가

 얼마 전 올린 엄마의 푸바오 글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고양이 사진 더 보고 싶어요"

 그 댓글에 괜히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그래 푸바오가 귀엽긴 귀엽지. 그래서 이 참에 우리 집의 귀여운 동물 가족들을 대놓고 자랑해 보려고 한다.  이름하여 본격 내 식구 자랑 글!


 내겐 사람 동생보다 더 똑똑한 견 동생이 있다. 눈치 9단에 애교가 필살기인 김국희. 영어 이름은 쿠키인 파티 포메라니안이다. 나이는 8살. 웬만한 인간 말은 다 알아듣는다. 특히 먹는 것과 산책에 관련된 말은 우리말이 아닌 영어 일본어 외계어까지 다 알아듣고 반응한다. 말보다는 분위기와 우리 행동을 보고 먼저 웃으면서 다가온다.

 

 쿠키는 엄마 대신 사람 동생인 막내에게 잔소리도 잘한다. 동생이 늦은 시간 외출할 때와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면 엄마보다 먼저 쏜살같이 달려가서 짖으면서 잔소리한다. 웃긴 건 엄마가 집에 없으면 절대 짖지를 않는다.

 

 어릴 땐 내가 집에 가면 너무 좋아 뱅글뱅글 돌면서 오줌을 쌌다. 지금은 뱅글뱅글 돌면서 뽀뽀 세례를 퍼붓는다. 쿠키는 우리 집 귀염둥이 애교쟁이이다.               

 쿠키 동생은 고양이 레오이다. 레오는 길에서 살다가 우리 집으로 왔다. 엄마가 쿠키를 산책시키다가 만난 냥이다. 수컷답게 듬직하게 생겼다. 레오는 김종국처럼 근육질 몸에 목소리는 모기처럼 가냘프다. 순하긴 또 어찌나 순한지 쿠키가 아무리 성질을 부려도 반응하지 않고 피하거나 엎드린다.


 예전에 길에서 살 때 레오는 쿠키 짖는 소리를 제일 좋아하고 반가워했다. 쿠키는 작은 덩치에 우렁찬 목소리를 가졌다. 그런 쿠키의 우렁찬 소리를 레오는 아주 좋아했다. 길에서 쿠키 소리가 들리면 레오는 저 멀리서도 반갑게 달려왔다. 마치 밥차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 같다고나 할까. 쿠키와 산책하러 나갈 때마다 레오에게 밥과 간식을 주었기 때문이다. 쿠키와 레오는 그렇게 서로 알고 지냈기에 우리 집으로 왔을 때도 서로가 빨리 적응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남동생 집에 사는 귀염둥이 푸바오는 촌수로 따지면 조카이다. 강아지 고양이 동생도 있는데 고양이 조카도 있을 수 있지. 푸바오는 개냥이이다. 처음 만났던 날이 생각난다. 나를 보자마자 애교를 부리면서 간식이 있는 서랍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내 다리에 머리를 비비고는 서랍에 머리를 비비고 해서 금방 알아차렸다. 누구라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울음소리와 행동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낯가리지도 않고 내 품에서 애교를 부리는 푸바오는 귀여움 그 자체였다.

                 

 우리는 이렇게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한 마리의 강아지와 가족이 되었다. 이 아이들은 어느 땐 사람보다 더 잘 우리 마음을 알아차리고 사랑을 표현한다. 사람이 아닌 다른 생명도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쿠키, 레오, 푸바오 고마워.


#강아지 #고양이 #반려견 #반려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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